풍계리 인근 북향민 64명, 피폭 검사 기준치 초과…“핵실험 관련성 불분명”

김병관 기자 2026. 7. 3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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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폭파되는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여섯 차례 핵실험을 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 지역 출신 북향민(북한이탈주민) 약 800명 가운데 214명을 대상으로 방사선 피폭 검사를 실시한 결과, 64명(29.9%)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검사는 의료 방사선이나 직업상 유해물질 노출, 흡연·음주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북한 핵실험에 따른 피폭 여부를 입증하는 결과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는 31일 한국원자력의학원과 함께 지난해 풍계리 인근 8개 시·군(길주군, 화대군, 김책시, 명간군, 명천군, 어랑군, 단천시, 백암군) 출신 북향민 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방사선 피폭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사는 혈액 림프구의 염색체 이상 정도를 측정해 방사선 피폭선량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출생 이후 평생 누적된 피폭선량을 가늠할 수 있는 ‘안정형 염색체 분석 검사’에서는 검사 대상 59명 중 26명이 기준치(0.25 Gy)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상적인 자연 방사선 수준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추가적인 방사선 노출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가운데 6명은 3~6개월 이내 피폭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불안정형 염색체 분석 검사’에서 기준치(0.1 Gy)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료방사선 등 국내 입국 이후 요인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한국원자력의학원은 해석했다. 기준치를 초과한 26명 가운데 방사선 피폭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알려진 암 발병자는 없었다.

연도별 북향민 방사선 피폭 검사 결과. 지난 5년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 지역 출신 북향민 약 800명 가운데 214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 결과, 64명(29.9%)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 제공

통일부가 지난 5년간 실시한 피폭 검사 결과를 종합하면 검사를 받은 풍계리 인근 지역 출신 북향민 214명 중 64명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다만 피폭선량을 추정하는 근거가 되는 염색체 이상은 의료 방사선이나 흡연·음주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이번 검사 결과로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방사선 피폭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염색체 이상의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려면 풍계리 인근 식수원, 음식물의 방사능 측정값 등 북한 거주 환경 정보가 필요하지만, 이를 취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도 한계다.

이번 검사를 수행한 조민수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은 “대상자들이 핵실험 인근 지역 출신이므로 핵실험 피폭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안정형 염색체 검사는 평생 누적된 모든 방사선 노출을 반영하는 검사여서 (요인이) 핵실험인지 의료 방사선인지 자연 방사선인지 구분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실제로 이상소견을 보인 분들은 대부분의 경우 고령,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의료 방사선 노출 이력, 흡연·음주, 직업적 유해물질 노출 등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교란변수가 확인됐다”며 “핵실험과의 관련성을 수치로 특정해서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병관 기자 bg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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