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완전히 회복 안 됐다” 조봉암 선생 서훈 촉구 한목소리
폭염도 막지 못한 추모 발길… 조봉암 선생 67주기
간첩뉴명 무죄 14년인데 서훈은 여전히 보류
박찬대 인천시장 “상훈법 개정되면 서훈 가능”
유족 “미래 세대가 삶과 정신 잇도록 노력”

인천 강화도 출신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인인 죽산 조봉암 선생의 67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추모식에 참가한 각계 인사들은 그에 대한 독립유공자 서훈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31일 오전 11시께 서울 중랑구 망우리 공원 묘역에서 죽산 조봉암(1899~1959) 선생의 67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낮 최고 기온이 34°C에 달하는 폭염에도 각계 인사들과 인천시민들은 조봉암 선생을 기억하고 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추모식에 참여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이모세 죽산조봉암선생기념사업회 회장과 조봉암 선생의 유족, 김교흥·이훈기 국회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 박찬대 인천시장,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박종혁 인천시의회 의장, 박남춘 전 인천시장,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 문정은 정의당 부대표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조봉암 선생에 대한 명예를 회복하고 그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선 독립유공자 서훈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국회의원 시절 발의한 상훈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조봉암 선생에 대한 서훈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시장이 지난해 12월 국회의원 당시 발의한 상훈법 개정안은 서훈 추천이 적절한지 평가하는 ‘공적심사위원회’의 심사 회의록과 서훈 기준을 공개하도록 정했다. 현재 공적심사위원회의 심사 과정은 모두 비공개로 진행된다. 해당 발의안은 소관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의 심사를 거치고 있다.
2011년 대법원이 조봉암 선생에게 무죄를 선고한 이후, 유족들은 세 차례 국가보훈처(현 국가보훈부)에 독립유공사 서훈을 신청했으나, 서훈은 보류됐다. 일제강점기인 1941년 12월23일자 ‘매일신보’에 실린 ‘국방성금 150원 헌납’ 기사에 그가 ‘휼병금(전장 병사 위로금) 150원을 냈다’는 내용이 있어 친일 행적이 의심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반세기가 지나 비로소 무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선생님께서 마땅히 누리셔야 할 명예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며 “공정해야 할 서훈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해 민족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로서 정당한 평가를 온전히 받지 못했다. 이것이 상훈법 개정안을 발의한 이유”라고 했다.
조봉암 선생은 스무 살 때 강화에서 3·1 운동을 이끌고, 모스크바와 상하이 등 국외에서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을 주도했다. 이로 인해 신의주형무소에서 7년 동안 옥고를 치렀다. 해방 이후에는 당시 경기도 인천시 을수(현재 부평·계양·서해·검단구)에서 제헌 국회의원을 지냈다. 초대 농림부 장관으로서 농지개혁을 단행해 대한민국의 기틀을 다지기도 했다.
조봉암 선생이 이승만 전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위협하는 정치적 라이벌로 떠오르자, 이승만 정권은 ‘진보당 사건’을 이유로 그에게 간첩 누명을 씌웠다. 1959년 조봉암 선생은 간첩 등 혐의로 사형됐다.
이모세 회장은 조봉암 선생의 업적을 널리 알리기 위한 선양 사업을 늘려가겠다고 했다. 죽산조봉암선생기념사업회는 2024년부터 음악으로 조봉암 선생을 기억하는 문화제를 열고 있다. 올해는 10월 10일 부평아트센터 해누리 극장에서 조봉암 문화제가 열린다. 새얼문화재단은 조봉암 선생의 석상을 인천대공원에 설치하기로 했다.
조봉암 선생의 외손녀 이성란씨는 “할아버지는 해방 이후 혼란스러운 시대에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켰고 평화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다”며 “할아버지의 뜻이 올바르게 기억되고, 미래 세대가 할아버지의 삶과 정신을 배우고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정선아 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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