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군공항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초속도전’…착공 조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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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군공항 일대에 들어 설 '호남권 반도체 첨단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었다. 반도체 팹(공장)이 들어설 광주 군 공항 부지가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신속하게 지정되고, 통상 8~9년 걸리는 국가산단 지정·착공 절차가 정부의 인·허가 승인 패트스트랙 도입 등으로 파격적으로 진행되면서다.
3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29일 광주 군공항 일원 약 826만㎡(250만평)를 호남권 반도체 국가산단 후보지로 지정했다.
국가산단 조성은 사실상 국토부가 주도하고, 특별시는 지역 인허가와 주민 민원 조정, 설명회와 지방의회 협의 등을 통해 사업 기간을 줄이는 역할을 맡게 돼 지자체가 서두른다고 마음대로 되는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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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9년 걸리는 국가산단 조성…4년 이내로 단축 추진
인·허가 승인 패트스트랙‘ 도입…‘군공항 이전’ 최대 변수
(시사저널=전남광주본부=정성환 기자)
광주 군공항 일대에 들어 설 '호남권 반도체 첨단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었다. 반도체 팹(공장)이 들어설 광주 군 공항 부지가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신속하게 지정되고, 통상 8~9년 걸리는 국가산단 지정·착공 절차가 정부의 인·허가 승인 패트스트랙 도입 등으로 파격적으로 진행되면서다.
이에 따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제시한 '연내 또는 내년 초 착공'과 '4년 이내 완공' 목표가 실현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사업의 성패는 군공항 이전을 통한 부지 확보와 주민의견 수렴, 재원 마련, 핵심 인허가 절차를 얼마나 신속하면서도 적법하게 완료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

8~9년 행정절차 1년 남짓으로…'동시다발 행정' 진행
3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29일 광주 군공항 일원 약 826만㎡(250만평)를 호남권 반도체 국가산단 후보지로 지정했다. 후보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초기 생산공장 수요를 반영한 규모다. 정부는 협력기업과 연구시설, 정주 기능 등을 수용하기 위한 추가 확장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번 후보지 지정은 국가산단 조성의 출발점으로, 실제 착공까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와 개발 계획 수립, 국가산단 최종 지정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정부는 국가산업단지 조성에 필요한 단계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이른바 인·허가 승인 패트스트랙을 도입한다. 국토부의 그린벨트(GB) 해제와 개발계획 수립을 같은 시기에 착수하고, 뒤이은 실시계획 수립과 승인도 곧바로 이어 붙인다는 구상이다.
기존에는 국토부의 GB 해제와 사업시행자의 개발계획 수립이 사실상 순차적으로 진행됐지만, 호남권 반도체 첨단 국가산단은 두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통상 8~9년 걸리는 국가산단 지정·착공 절차를 최대한 압축하겠다는 것이다.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이미 중앙부처의 기본구상 및 타당성 검토가 선행된 만큼 중복되는 절차를 과감히 생략하고, 실시계획 등 후속 작업도 선제적으로 준비해 이르면 2026년 말, 늦어도 2027년 초에는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LH, 국가산단 설계 착수…유례없는 속도전
이날 국가산단 예비사업 시행자로 공식 지정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곧바로 산단 조성을 위한 조사 및 설계용역 발주 작업에 돌입했다. 특히 100일 넘게 걸리던 기존 용역 업체 선정 기간을 두 달 이내(58일)로 절반가량 단축하는 파격적인 일정을 내놨다. 8월 중 입찰과 심사를 거쳐 9월 하순께 최종 사업자를 확정 짓고, 10월 첫째 주부터는 곧바로 밑그림을 그리는 설계 작업에 착수한다는 것이다.
통상 국가산단은 기본구상용역부터 예비타당성조사, 후보지 지정, 그린벨트 해제, 개발계획 수립, 국가산단 지정, 토지보상, 이주단지 조성, 실시계획 수립·승인, 공사 착공에 이르는 11단계를 밟는다. 이에 따른 소요 기간 또한 만만치 않다. 각 단계 소요기간을 단순 합산하면 부지 착공까지 100개월 안팎이 걸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령 예비타당성조사와 GB 해제, 개발계획 수립에 각각 18~24개월이 필요하다. 토지보상은 12~24개월, 부지조성은 36~60개월이 걸린다.
산단 완공까지는 8~9년이 걸린다. 함평 빛그린 국가산단은 2005년 개발구상 착수에서 2014년 10월 부지 착공까지 9년이 소요됐다. 나주 에너지 국가산단도 2018년 8월 후보지 지정 이후 2027년 6월 착공을 목표로 해 9년 일정이 잡혀 있다. 반면,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은 예타 면제와 절차 병행을 통해 후보지 지정 뒤 4년 안에 착공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광주 군공항 산단은 용인보다 더 빠른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속도전은 전방위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계자들은 최근 군공항 부지를 찾아 팹 배치 가능 구역과 부지 규모, 전력·용수 공급 여건, 교통망 등을 살피고 민형배 시장과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도 특별시와 광산구·장성군, 한국전력공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하는 전력공급 실무협의체를 가동했다. 협의체는 345㎸ 신장성·신광주 송전선로에서 산단까지 전력을 공급하고 2029년 말까지 1단계 공급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초속도전' 못 따라가는 지자체…환경평가 인력 달랑 '1명'
그러나 본격적인 부지 조성공사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사업시행자 지정과 사업성 검토, 산업단지계획 수립·승인 등 절차가 남아 있다. 국토부가 LH나 지방공기업 등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하면 시행자는 입주 수요와 사업비, 조성원가를 검토하고 기초조사와 설계에 착수한다.
이후 팹과 협력기업 배치, 전력·용수·도로 계획을 담은 산업단지계획을 수립해 환경·교통·재해 평가와 관계기관 협의,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토부의 국가산단 지정과 산업단지계획 승인·고시가 이뤄져야 본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
국가 전략사업의 시급성을 고려해 예타 면제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까지 면제 여부와 재원 조달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연내 사업시행자를 정하고 기초조사·설계나 일부 선행공사에 들어갈 수는 있지만 산업단지계획 승인까지 마치고 대규모 부지 조성공사를 시작하기에는 일정이 촉박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가산단 조성은 사실상 국토부가 주도하고, 특별시는 지역 인허가와 주민 민원 조정, 설명회와 지방의회 협의 등을 통해 사업 기간을 줄이는 역할을 맡게 돼 지자체가 서두른다고 마음대로 되는 일도 아니다. 인·허가 권한은 부지가 위치한 광산구에 있다. 전남광주시는 광산구와 합동 TF를 구성해 정기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부지 조성에 필수적인 전력·용수·기반시설 확보는 중앙정부가 주도한다.
환경영향평가도 넘어야 산이다. 현행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르면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완료되기 전에는 본격적인 공사를 진행할 수 없으며, 계절별 생태조사 등을 포함하면 통상 1년 이상이 소요된다. 정부는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 등을 활용해 관계기관 협의를 병행하고 통합심의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기존 환경자료를 적극 활용하고 관계기관 간 사전 협의를 강화할 경우 행정 절차를 단축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조사기간 단축 여부는 환경부 등 관계기관의 협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올해 7월부터 특별시장이 직접 환경영향평가 협의와 검토를 진행할 수 있게 되면서, 인허가 기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국가 전략사업이라는 이유로 환경 규제가 완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환경영향평가 등 법정 절차는 생략 대상이 아니며, 신속한 인허가는 절차를 건너뛰는 것이 아니라 관계기관 협의를 효율화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올해 7월부터 환경영향평가 권한을 통째로 이양 받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청사가 정식 전담 조직도 없이 담당자 1명이 환경영향평가 협의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자칫 단지 조성 자체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공장은 엄청난 양의 공업용수 확보와 유해 물질이 포함된 폐수 처리, 초고압 전력을 송전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쟁점들을 초기에 조율하지 않으면, 나중에 용역서가 접수된 이후에 무수한 보완 요구와 반려가 반복되며 사업이 수년간 표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우 환경 협의 과정에서 인근 지자체와의 갈등으로 수년 동안 첫 삽도 뜨지 못했던 대표적 사례다.

최대 변수는 '군 공항 이전'…'무안의 벽' 넘을까
무엇보다 가장 큰 변수는 국가산단이 들어설 토지 확보다. 산단 예정지 대부분이 군사시설로 사용되고 있어 이전 부지와 방식, 사업비 분담, 기존 부지 인도 시점이 정해지지 않으면 팹 부지와 기반시설의 본격적인 조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최대 난관은 군공항 이전이다. 군공항 부지를 언제, 얼마나 기업에 넘길지 정해지지 않으면 산단 착공과 팹 건설 일정도 확정하기 어렵다. 당장 군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인 무안군이 3대 선결조건 이행을 이유로 군공항 이전에 소극적이어서 무안군을 설득하는 것은 큰 벽이다. 여기에 이전부지 확정과 주민투표, 공군 기능 재배치, 대체시설 조성, 주한미군 시설 이전을 위한 한미·SOFA 협의가 남아 있다.
또 반도체 경기와 기업 투자 여건 등 기업의 최종 투자 방식 결정도 중요한 요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개 팹 규모와 착공·가동 시기, 단계별 전력·용수 수요가 확정돼야 산단 설계와 기반시설 투자 규모도 구체화할 수 있다. 결국 목표 실현을 위해서는 정부가 사업시행자 선정과 예타 처리, 기업 투자 결정, 군공항 이전, 전력·용수 공급을 아우르는 통합 로드맵을 조기에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광주특별시, 통합 로드맵 제시해야"
최근 조국혁신당 전남광주통합시당이 군공항 이전과 단계별 부지 인도, 산단 착공, 팹 준공을 묶은 통합 로드맵 공개를 요구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조국혁신당 전남광주통합시당은 30일 입장문을 내어 "세계에서 가장 빠른 팹의 첫 조건은 군공항 이전"이라며 "이전 부지 확정부터 단계별 부지 인도, 산단 착공과 팹 준공을 하나로 묶은 로드맵을 특별시가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남광주시 반도체 지원단 관계자는 "호남 반도체 산단을 준비하는 과정에 협조 요청이 들어오면 곧바로 대응할 수 있게 채비를 갖춰뒀다"며 "전남광주시는 신속한 행정지원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는 국가균형발전과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향후 용수와 전력계통 확보는 물론 신속한 행정절차 진행과 환경영향평가, 군 공항 이전 등 핵심 법적 절차가 원칙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가 사업 성패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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