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기록 삭제에 조작까지 치아보험 뻥 뚫렸다…22억 꿀꺽한 보험사기[세상&]

전새날 2026. 7. 3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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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설계사 46명·환자 200여명 가담 보험사기
설계사가 환자 유치하면 치과는 허위서류 발급
범행 관여한 병원 실장, 보험설계사 등 재판行
치아보험 사기 범행 구조도 [서울남부지검 제공]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치아보험 약관의 허점을 악용해 허위 진료기록을 작성하고 보험금을 타 낸 치과 관계자와 보험설계사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기노성)는 보험사기방지법 위반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병원 실장 2명과 보험설계사 1명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치과 의사 2명과 상담실장 1명, 보험설계사 11명 등 14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20년 8월부터 2024년 4월까지 환자들에게 복수의 치아보험에 가입하도록 유도한 뒤 허위 진료확인서를 발급해 보험금을 부정하게 청구하는 방식으로 범행했다. 이런 식으로 나간 부당 보험금은 약 22억원에 달한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보험설계사 46명과 치과 관계자 6명, 환자 200여명이 역할을 나눠 가담한 조직적 보험사기라고 판단했다.

범행은 보험설계사가 환자를 모집해 치과에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치과 측은 보험금 청구에 유리하도록 환자의 진료기록부를 조작하거나 허위 치료확인서를 발급했다. 환자들은 이를 이용해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일부 치과는 보험 가입 전 치료 사실을 숨기기 위해 진료기록부의 초진일을 삭제하거나 실제 치료한 치아 개수를 부풀려 기재했다. 구강 파노라마 촬영 사진을 임의로 삭제하는 등 보험금 지급 심사를 피하기 위한 조작까지 서슴지 않았다.

환자들은 여러 치아보험에 가입한 뒤 허위 서류로 보험금을 받았다. 이 중 일부는 치료비 명목으로 치과에 냈다. 문제의 치과들은 편취한 보험금 가운데 약 30%를 보험설계사에게 ‘페이백’ 명목으로 지급했다.

치아보험 약관에는 레진·인레이 등 보존치료는 치료 대상인 치아 개수별 보장 한도가 명시돼 있지 않다. 일당은 이런 허점을 노려 범행을 설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보완 수사로 범행 실체 규명
초진 일이 조작된 진료기록부(왼쪽)와 보험설계사F,간호조무사 A대화 내역 [서울남부지검 제공]

이번 사건은 경찰 단계에서 일부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던 사건을 검찰이 재수사해 범행 전모를 밝혀낸 사례다. 당초 경찰은 병원 관계자 A씨와 의사 B씨 등 78명이 보험설계사 F씨와 공모해 진료기록부를 조작하고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로 사건을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이 혐의 입증 자료 보완과 범죄사실 특정 등을 요구하자 경찰은 별도 보완 수사 없이 증거 부족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불송치된 피의자 전원을 송치하도록 요구하고 본인·차명 계좌 분석과 휴대전화 포렌식, 녹취록 확보, 피의자 재조사 등을 통해 보완 수사를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A·B씨가 보험설계사들과 공모해 허위 진료기록을 작성하고 보험금 일부를 설계사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으로 범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범행을 주도한 A씨와 F씨를 직접 구속했다.

또 다른 치과 사건에서는 경찰이 병원장으로 판단한 의사 C씨가 실제 운영자가 아닌 봉직의에 불과하고 상담실장 D씨가 비의료인임에도 병원을 개설·운영한 이른바 ‘실장 병원’이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런 추가 수사를 바탕으로 의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D씨를 직구속했다.

검찰은 범행을 최초 설계한 보험설계사 F씨가 경찰 수사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숨기고 공범들에게 진술 번복과 진술 담합을 요구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불법 의료행위 범행을 명확히 규명함으로써 추가 범죄와 피해를 예방했다”며 “보험사기와 국민 안전·보건에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는 의료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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