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무인기 비행, 한국군 사전 승인 없었다…군 내부 ‘보고체계’ 문제?

강연주 기자 2026. 7. 3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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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 접경지역에서 지난 30일 미확인 무인기가 식별돼 인근 철원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이북 마을 이장들에게 대피 문자가 안내됐다. 연합뉴스

한국 군 당국이 전방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일대에서 미군 무인기를 북한 무인기로 오인하고 격추할 뻔한 상황이 발생했다. 미군은 무인기 비행계획을 한국군에 사전 통보했다는 입장이지만, 한국군은 해당 무인기의 비행 사실을 몰랐고 비행 자체를 승인한 사실도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합동참모본부는 한·미 군 당국 사이에 소통 오류가 발생한 배경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은 31일 육군 1군단이 전날 경기 북부 일반전초(GOP) 이남 지역에서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KMEP) 중이던 미군 무인기를 북한 무인기로 오인하게 된 배경에 대해 전반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군 당국은 전날 오후 접경지역 일대를 비행하던 무인기를 포착한 뒤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의 승인을 받아 북한 무인기 대남 침투 대응 태세인 ‘두루미’를 발령했다. 방공 전력을 동원해 격추 가능성까지 대비했다. 그러나 추적·감시 과정에서 해당 비행체가 한국과 미국 해병대의 연합훈련에 투입된 미군 정찰자산으로 확인되면서 상황이 일단락됐다.

한국군은 문제가 된 미군 무인기의 비행계획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해당 비행계획 자체를 사전 승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접경 지역에서 무인기를 날리려면 한국군 관할 부대에 비행계획을 미리 통보해야 한다. 이후 해당 관할 부대가 비행체의 고도에 따라 육군 지작사나 공군작전사령부(공작사)에 비행계획을 전달해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실상 이러한 승인 절차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군 무인기 비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미군 측은 육군 1군단에 비행계획을 사전 통보하고 절차대로 무인기를 띄웠다는 입장이다. 당시 훈련 지역인 파주의 관할 부대는 육군 1군단으로, 미군과 상급 사령부 간 소통을 담당하는 위치였다. 일각에서는 미군과 1군단 실무자 선에서 비행계획에 대한 소통이 이뤄졌고, 해당 내용이 지작사나 공작사를 비롯한 군 지휘부에 제대로 전파되지 않은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합참은 이번 무인기 사태와 관련해 미군의 통보가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게 맞는지, 1군단에 비행계획을 사전 통보한 사실이 맞는다면 왜 지작사나 공작사까지 보고되지 않았는지 등 전반을 조사할 방침이다.

주한미군은 이날 “현재 (무인기 비행 승인을 위한) 협조 절차와 비행 당시 상황과 경위를 확인 중”이라며 “자체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한국군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육군 1군단은 최근 최전방 경계 작전 시 공용화기에 실탄을 장착하지 않도록 지침을 바꾼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지작사는 전날 전방 GP(최전방 소초)·GOP 부대의 공용화기 거치탄을 삽탄 상태로 유지하는 내용의 단편명령을 하달했다. 경계지침 변경에 이어 이번 미군 무인기 사건까지 겹치면서 군 기강 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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