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미약품, 송영숙 회장 일가 ‘사금고’로 전락하나 

이석 기자 2026. 7. 3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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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일가가 회사 자산을 사유화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 같은 사실은 송 회장 일가와 비서실이 202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쓴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하지만 송 회장은 2021년 3억5000만원이 넘는 벤틀리 뉴플라잉스퍼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를 각각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법인 명의로 구매하거나 렌트했다.

오랜 기간 한미약품에 몸담았다는 한 전직 임원은 "선대회장은 1999년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경제정의기업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청렴한 생활을 했다. 오로지 기술 혁신을 통한 제약보국을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면서 "송영숙 회장 일가가 좀 더 엄중한 잣대로 스스로 자중하는 노력을 보여야 선대회장의 뜻을 더 받들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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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송 회장 일가·비서실 법인카드 사용 내역 전수 조사
항노화 병원·명품관 결제 수천만원…한미약품 측 “문제 없다”

(시사저널=이석 기자)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일가가 회사 자산을 사유화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법인카드로 백화점 명품관이나 최고급 호텔 이용은 기본이다. 한 번 시술할 때마다 수백만원이 드는 항노화 전문병원에서 수천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송 회장 일가와 비서실이 202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쓴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송 회장은 2023년 2월과 3월 롯데에비뉴엘월드타워점과 현대백화점에서 각각 3536만원과 3823만원을 결제했다. 이듬해 8월 한화갤러리아명품관에서도 1000만원을 결제했다. 카드 소유자는 비서실 직원 H씨로, 송 회장 대신 대금을 결제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건물 ⓒ시사저널 사진자료

국세청 세무조사 이후에도 문제 여전

이뿐만이 아니다. 송 회장은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항노화 전문병원에서 여러 차례 시술을 받았다. 이 병원은 안티에이징 검진과 줄기세포를 이용한 노화 치료로 강남 부유층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곳이다. 한 번 시술받는 데만 수백만원이 소요된다. 송 회장은 2023년 1월부터 12차례에 걸쳐 3000여만원을 결제했다. 비서실 소속 직원 명의로도 대거 결제가 이뤄졌다. 이 금액까지 더하면 지난 3년간 모두 29차례에 걸쳐 6900만원이 사용됐다.

한미약품 측은 "사적 사용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룹 관계자는 "송영숙 회장은 매년 구정과 추석을 전후해 100여 명의 그룹 임원과 중요 고객들에게 백화점과 명품점 등에서 판매하는 선물세트를 구입해 전달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카드명세서에 적혀 있는 '명품관' 등의 단어로 자신을 위한 명품 구입에 사용한 것 아니냐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항노화 전문병원을 이용한 것 역시 "직급에 따라 차등을 둔 프리미엄 서비스의 일환"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송영숙 회장은 임성기 선대회장과 함께 한미그룹 설립을 함께한 창업주다. 그에 걸맞은 회사 차원의 예우가 제공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송 회장은 고질적인 무릎관절 치료를 위해 해당 병원에서 정기적인 치료를 받은 것으로, 노화 치료 목적과는 거리가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일일이 확인해 보면 이 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송 회장 일가가 법인카드를 통해 지출한 병원비와 약국 비용만 이미 2000만원을 상회하기 때문이다.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는 일반 백화점이나 온라인 쇼핑몰뿐 아니라 미용실, 화장품 판매점, 가구 판매점, 액세서리점 등에서도 수억원을 결제했다. 더군다나 송 회장은 2024년 5월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 자리에서 해임됐다. 그럼에도 해외출장과 함께 명품관 쇼핑에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법인카드로 결제한 금액이 대부분 복리후생비로 처리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지난해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업무와 무관한 사용액을 복리후생비로 계상했다가 거액의 세금을 추징당했다"면서 "회사를 자문하는 세무법인이 법인카드 사용 규정 강화를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송 회장 일가가 회사 자산을 사적으로 사용한 정황은 다른 곳에서도 포착된다. 임성기 선대회장의 경우 2020년 타계 전까지 EQ900을 업무용 차로 이용했다. 하지만 송 회장은 2021년 3억5000만원이 넘는 벤틀리 뉴플라잉스퍼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를 각각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법인 명의로 구매하거나 렌트했다. 2023년에는 월 렌트료만 400만원이 넘는 G90 프레스티지를 추가로 렌트했다.

회사 소유의 골프 회원권과 콘도 회원권도 송 회장 일가가 대거 보유하고 있다. 시사저널이 입수한 한미약품 내부 문건에 따르면, 한미약품과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는 현재 19개 골프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송 회장과 그의 딸인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 아들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 등은 제주 테디밸리와 핀크스, 춘천 휘슬링락, 김포 씨사이드, 용인 88, 성남 남서울, 광주 뉴서울, 평창 휘닉스파크CC 등 8개 골프장의 정회원이다.

2024년 5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참석하는 송영숙 회장 ⓒ연합뉴스

콘도 회원권은 송 회장 일가 전용?

콘도 회원권 소유 상황은 더하다.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는 현재 17개 콘도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다. 무기명을 제외할 경우 기명 회원권은 대부분 송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와이 등 전 세계 70개국에서 이용이 가능한 힐튼호텔그룹이나 반얀트리클럽&스파, 176~328평 규모 카스카디아의 경우 송 회장 일가만 정회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이들 회원권은 구입가격이 최고 20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회사 자산 사유화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랜 기간 한미약품에 몸담았다는 한 전직 임원은 "선대회장은 1999년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경제정의기업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청렴한 생활을 했다. 오로지 기술 혁신을 통한 제약보국을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면서 "송영숙 회장 일가가 좀 더 엄중한 잣대로 스스로 자중하는 노력을 보여야 선대회장의 뜻을 더 받들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서도 한미약품 관계자는 "계열사 CEO나 임원의 경우 교체될 때마다 회원권 소유 상황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한다"면서 "오너의 경우 변동이 없기 때문에 이름이 유지되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법인차량을 제외한 대부분의 회원권 사용은 임성기 선대회장 시절부터 유지돼 오던 예우들"이라면서 "특정인을 모욕하기 위한 특정 세력의 주장이 우려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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