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도 없고, 의사도 없다… 출생아 5명중 1명 ‘위험 노출’

노지운 기자 2026. 7. 3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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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세종·충북·충남·전남·경북
소아중환자실 병상 1곳도 없고
신생아중환자실 전국평균 미달
소청과 충원 최저 “소송 부담탓”

전국 출생아 5명 중 1명은 소아중환자실(PICU) 및 신생아중환자실(NICU) 등 고위험 소아 의료시설이 열악한 ‘소아의료 이중사막’에서 태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충원율이 전체 진료과 중 최저를 기록하며 소아의료의 사막화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31일 문화일보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PICU 병상이 한 곳도 없으면서 NICU 밀도(출생 1000명당 병상 수)가 전국 평균(7.4개)에 미치지 못하는 ‘이중사막’은 울산·세종·충북·충남·전남·경북 6곳이었다. 지난해 이 지역 출생아는 4만6183명으로 전국(25만4457명)의 18.2%에 달한다. 신생아 5명 중 1명은 출생 중 위기 상황이 발생해도 제때 치료받기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상급종합병원 PICU 병상의 ‘서울 쏠림’도 심각하다. 전국 172병상 중 112병상(65%)이 서울에 몰려있고, 부산·울산·경북 등 7개 시·도는 병상이 전무했다. 이로 인해 상당수 소아 중환자는 성인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대한소아중환자의학회에 따르면 소아 중환자의 55%가 PICU가 아닌 성인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는데, 이 경우 사망 위험은 PICU보다 1.6배 높다.

정부는 소아중환자실 처치행위에 50% 가산하는 우대 수가 정책을 내놨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조중범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는 “소아 진료는 시간·인력·비용이 2~3배 이상 들어 병원 입장에서는 여전히 소아 1명보다 성인 2명을 보는 게 이익”이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적은 병상을 지킬 인력도 사법리스크 등을 이유로 줄고 있다. 올해 상반기 소청과 전공의 충원율은 20.6%로 전체 진료과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문화일보가 입수한 소청과 전공의 정책연구모임 ‘NGP(NextGen Pediatrics)’에서 소청과 전공의 60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원율 회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사법리스크 완화 및 법적 보호장치 마련’을 꼽은 응답이 76.2%로 가장 많았다. ‘실질적 보상체계 개편’(64.4%)을 꼽은 응답보다 많은 것이다.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에 대한 의료진의 형사책임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의료분쟁조정법이 오는 2027년 5월부터 시행되지만, ‘반쪽짜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서연 NGP 대표는 “과거엔 의료 소송이 한두 번 있던 일이지만 이제는 대부분 의국마다 송사가 하나씩 있다”며 “현안대로라면 보호자가 원할 경우 타당성 조사 없이 곧바로 조정이 개시돼 ‘밑져야 본전’식 신청이 폭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지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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