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도 실용으로…달라지는 노동정책 [이슈&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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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노동정책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노동권 확대라는 큰 방향은 유지하면서도 국가전략산업의 경쟁력과 기업의 경영 여건을 함께 고려하는 쪽으로 정책 조정에 나서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를 노동권 확대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성장과 산업경쟁력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균형점을 모색하는 신호로 해석한다. 노란봉투법으로 확대된 노동권은 존중하되 산업 현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국가전략산업에는 제한적인 노동 유연성을 부여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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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시간 예외등 메가특구 특례 검토
‘노동권 확대’ 기조는 유지하면서도
기업 경쟁력 함께 고려해 제도 조정
“메가특구서라도 노동시간 유연 필요
관련 입법 국회서 반드시 제정돼야”


이재명 정부의 노동정책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노동권 확대라는 큰 방향은 유지하면서도 국가전략산업의 경쟁력과 기업의 경영 여건을 함께 고려하는 쪽으로 정책 조정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연내 제정을 추진 중인 메가특구특별법에 연구개발(R&D) 인력 근로시간 특례와 파견 대상 업무 확대,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 연장 등 노동특례를 담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논란이 커진 노동쟁의 대상 기준도 정비에 들어갔다. 관련 입법이 국회에서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련기사 3면
31일 정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정부는 첨단산업 투자와 지역균형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한 메가특구특별법에 노동 분야 특례를 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국가전략산업의 투자 속도를 높이기 위해 노동규제를 일부 유연화하는 것이 골자다.
검토 대상에는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근로시간 특례와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확대, 파견 대상 업무 확대,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 연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득 연구개발 인력에 대해 근로시간 규제를 일부 적용하지 않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도 논의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연장하는 방안은 근로자 동의를 전제로 하고 계약 종료 시 일정 수준의 보상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파견 확대 역시 메가특구 내 첨단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한적 적용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그동안 근로시간 규제 완화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지만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무조정실이 추진하는 메가특구특별법 협의 과정에서 관련 특례를 함께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부처 간 협의를 거쳐 연내 법 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동관계법 운영 방향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노동부는 성과급이나 공장 신설·이전 등 기업의 경영상 판단이 노동쟁의 대상으로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노동쟁의 대상이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까지 확대되면서 현장에서 교섭 범위를 둘러싼 혼선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 노조는 광주 반도체 공장 신설을 교섭 대상으로 요구했고, 일부 대기업 노조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이른바 ‘N% 성과급’ 요구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1일 삼성전자 노조의 광주 공장 관련 요구에 대해 “그런 것까지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느냐”며 “정부가 쟁의 기준을 정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부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시행령 개정과 행정지침 보완 등을 포함한 후속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를 노동권 확대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성장과 산업경쟁력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균형점을 모색하는 신호로 해석한다. 노란봉투법으로 확대된 노동권은 존중하되 산업 현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국가전략산업에는 제한적인 노동 유연성을 부여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국회에서도 노동 유연성을 둘러싼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여당은 메가특구특별법을 통해 연구개발 인력 근로시간 특례와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 등을 추진하는 반면, 야당은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 단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고동진 의원은 최근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에 대해 일정 요건 아래 주52시간제를 적용하지 않는 내용의 반도체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근로시간 유연화는 국가전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시대적 과제”라며 “반도체 메가특구에서라도 우선적으로 유연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메가특구 노동특례와 노란봉투법 후속 기준 마련 모두 노동계와 재계의 이해가 첨예하게 맞서는 사안인 만큼 향후 입법과 제도화 과정에서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기후환노위) 소속의 한 민주당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메가특구특별법 자체가 메가특구 투자를 잘 실현하기 위해서 만드는 법이기 때문에 그와 관련해서 기업들이 요청하고 있는 사항들을 정부가 제도 개선 요청이 있으니 이런 내용들을 검토해야 된다 이런 취지로 보고를 한 것”이라면서 “(정부 보고와 관련) 당장 긍정적이다 부정적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기는 좀 이른 상황이고, 노조와의 협의 등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검토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후환노위 소속으로 국민의힘의 5선 중진인 김기현 의원은 “주 52시간제 예외 추진 등은 잘한 일이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그것이 필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국민들에게 필요하지 않다고 거짓말한 측면에 대해서는 (이재명 정부와 여당이) 사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훈·김해솔·윤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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