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린 아이폰보다 무서운 D램값…팀 쿡 "9월 메모리값 더 오를 것"

윤현성 기자 2026. 7. 3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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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메모리 비용 전분기보다 급등…9월 이후 시장가격 추가 상승 전망
기존 재고·비메모리 부품 원가 절감으로 방어했지만 효과 점차 감소
아이폰·맥 호조로 매출 16%·영업익 27%↑…D램 공급처 다변화도 검토
[뉴욕=AP/뉴시스]2011년 12월7일 미국 뉴욕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 근처에 있는 애플 로고. 2011.12.0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애플이 아이폰과 맥의 판매 호조로 역대 최대 6월 분기(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냈지만 향후 실적의 최대 변수로 메모리 가격을 지목했다.

6월 분기에는 전분기보다 훨씬 비싼 값에 메모리를 조달했고, 9월 분기(회계연도 4분기)에는 비용이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비교적 낮은 가격에 확보한 재고가 충격을 줄여왔지만 이 효과마저 점차 약해질 전망이다.

애플은 30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3분기 매출이 1094억17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6.4%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356억9500만달러로 26.6%, 순이익은 297억8900만달러로 27.1% 늘었다.

호실적은 하드웨어가 이끌었다. 아이폰 매출은 542억5200만달러로 21.7% 늘었고 맥은 103억5200만달러로 28.7% 증가했다. 두 제품 모두 6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아이패드 매출은 전년 신제품 출시의 기저효과로 5.9% 줄었지만 제품 전체 매출은 18.1% 증가했다. 서비스 매출도 12.1% 늘어난 307억3900만달러로 6월 분기 최고치를 새로 썼다.

그러나 실적 발표 뒤 이어진 컨퍼런스콜의 관심은 잘 팔린 아이폰보다 메모리 가격에 쏠렸다.

"9월엔 메모리 비용 더 오른다"…애플, 기존 재고 방패도 한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6월 분기에는 3월 분기(회계연도 2분기)보다 메모리에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했다"며 "9월 분기에는 더 높은 메모리 비용을 지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지금까지 과거에 확보한 재고를 투입해 메모리 가격 상승분을 일부 상쇄했다. 9월 분기에도 이 같은 재고 효과가 이어지지만 이후에는 완충 효과가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봤다.

쿡 CEO는 "9월 이후에도 메모리 시장가격이 계속 상승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며 "이를 계속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당장 9월 분기에 그치지 않고 그 이후에도 애플의 원가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고다.

메모리값은 이미 애플의 수익성을 직접 깎고 있다. 케반 파레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관세 환급 효과를 제외한 매출총이익률이 3월 분기 49.3%에서 6월 분기 48.1%로 낮아진 데 대해 "하락 폭의 100% 이상이 메모리 비용 변화로 설명된다"고 밝혔다.

환율과 다른 원가 요인도 있었지만 재고 활용과 비메모리 부품 가격 하락, 제품 구성 개선 등이 이를 일부 상쇄했다. 이런 방어 요인이 없었다면 메모리값 상승에 따른 수익성 하락 폭이 더 컸다는 의미다.

총마진 46.5%까지 하락…가격 인상·원가 절감으로 방어

애플, 중국업체로 공급처 넓힐까…美 정계 압박·첨단칩 부족은 변수

[쿠퍼티노=AP/뉴시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8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애플파크)에서 열린 연례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 참석해 기조 연설하고 있다. 오는 9월 퇴임하는 쿡은 이날 마지막으로 WWDC 기조 연설 무대에 섰다. 2026.06.09.
9월 분기에는 상황이 더 나빠질 전망이다. 애플은 매출총이익률을 47~48%로 예상했는데, 약 1%포인트의 관세 환급 효과를 제외하면 중간값은 46.5% 수준이다.

파레크 CFO는 6월 분기와 비교한 1.6%포인트의 하락 폭을 웃도는 수준이 메모리 비용 증가로 설명된다고 강조했다. 환율보다 메모리 가격이 애플의 단기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된 셈이다.

애플은 일부 비메모리 부품의 원가 하락과 유리한 제품 구성 등을 통해 메모리 가격 상승의 영향을 일부 상쇄하고 있다. 메모리 가격 급등을 이유로 맥과 아이패드 가격도 인상했다.

쿡 CEO는 제품 가격을 결정할 때 판매량과 매출, 이익률을 함께 살펴본다며 "90일 단위의 단기 실적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적 판단을 내린다"고 말했다.

원가를 모두 제품 가격에 전가하면 수요가 줄고, 자체 흡수하면 이익률이 떨어지는 만큼 세 가지 지표 사이에서 균형을 찾겠다는 설명이다.
애플은 공급처 확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쿡 CEO는 "D램 시장은 주로 3개 공급사로 구성돼 있다"며 공급사가 늘면 물량 확보에 도움이 되고 가격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D램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외에 추가 조달처를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외신에서는 애플이 중국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를 추가 공급처로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CXMT가 미 국방부의 중국 군사기업 명단에 포함된 만큼 미 의회 일각의 반발도 변수다.

이에 따라 애플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더라도 당장은 기존 메모리 3사 중심의 조달 구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쿡 CEO도 공급사가 늘면 물량 확보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실제 가격 인하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선을 그었다.

메모리 외에 첨단 공정 시스템온칩(SoC) 공급도 빠듯하다. 애플은 예상보다 강한 아이폰과 맥 수요로 6월 분기에 공급 제약을 겪었으며, 9월 분기에는 그 영향이 아이폰·맥·아이패드 전반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9월 분기 매출 증가율 전망도 시장 기대보다 낮은 9~11%로 제시했다. 쿡 CEO는 공급망의 유연성이 평소보다 떨어진 상황에서 부품을 앞당겨 확보해왔지만 "어느 시점에는 한계가 있다"며 9월 분기에는 공급 측면에서 물량 확보에 매달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출시한 소비자용 기기 리스 '애플 업그레이드' 역시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한 카드다. 쿡 CEO는 애플 제품의 높은 중고 잔존가를 활용하면 소비자가 비교적 부담 가능한 월 비용으로 제품을 이용하고 일정 주기에 맞춰 교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번 실적은 애플 제품의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과 함께 메모리 가격 급등을 더는 재고만으로 막기 어렵다는 점을 동시에 보여줬다. 가을 신제품에서도 가격 인상과 부품 원가 절감, 공급처 다변화로 소비자 수요와 이익률을 함께 지킬 수 있을지가 애플의 다음 시험대가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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