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그래미, "BTS 보이콧" 하루만에 백기투항…납작 엎드린 CEO, 외신도 지지[SC이슈]

백지은 2026. 7. 3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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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이 '화이트 그래미'의 콧대를 꺾었다.

방탄소년단은 29일 "저희는 올해 그래미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기로 했다.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래미는 6월 아시안 팝 전용 부문을 신설, K팝 J팝 C팝 등 하나 이상의 아시아 언어를 의미있게 사용한 작품들만 따로 모아 수상자를 가리겠다고 했다. 이는 방탄소년단의 본상 진입을 막으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왔다.

방탄소년단은 정규 5집 '아리랑'으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과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을 동시 점령한 것은 물론, 영국 오피셜 차트, 스포티파이 등 주요 차트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냈다. 또 대규모 월드투어를 성공적으로 진행 중인 가운데 '2026 FIFA 월드컵' 하프타임 공연 무대에 섰을 정도로 글로벌한 영향력을 입증했다.

이러한 방탄소년단의 본상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그래미가 아시아 팝 전용 부문을 신설한 것은 방탄소년단을 지역의 굴레에 가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그래미는 해당 부문 심사 기준을 '언어'로 삼았다. 일부 문구나 단어로만 아시아 언어를 사용하거나, 전체 영어로 쓴 가사는 제외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방탄소년단의 신곡 '스윔'은 전체 영어 가사로 된 곡이다. 그나마 '노멀' 한국어 버전이 있긴 하지만 타이틀곡이 아닌 수록곡인 만큼 화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미는 이 지점을 공략, 방탄소년단의 화제성과 인기에는 편승하되 아시아 가수에게 상을 주지 않으려는 꼼수를 부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매년 백인 우월주의로 지적받고, 유색 인종 아티스트들의 보이콧으로 얼룩진 '화이트 그래미'의 추악한 민낯이 보여진 셈이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참지 않았다. 보이콧 선언으로 K팝 프레임과 지역적 차별을 정면 거부했고, "우리가 그래미의 시스템을 거부하겠다"며 그래미의 권위보다 음악의 본질과 주체성을 우선시하는 주도권 전환을 보여줬다.

이에 그래미는 납작 엎드렸다. 방탄소년단의 보이콧 선언 하루만에 하비 메이슨 주니어 그래미 CEO가 직접 "방탄소년단이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슬펐다. 아시안팝 부문은 아시아에서 나오고 있는 팝 예술의 깊이와 다양성, 탁월성을 가리기 위해 신설됐다. 중요한 아티스트들을 특별히 조명하기 위한 것일 뿐 구분 지으려는 것이 아니다. 장르 카테고리에 음악을 출품한다고 해서 본상 부문에서 제외되는 것이 아니다. 아티스트는 얼마든 두 부문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고 해명했다.

사진출처=빅히트뮤직

이는 방탄소년단의 출품 거부로 그래미가 보수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시상식이란 프레임에 갇히는 것을 방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그래미의 신뢰도나 영향력이 하락하는 걸 막고자 하는 백기투항이었다.

이에 외신도 방탄소년단을 지지하고 나섰다.

영국 가디언은 "부드럽지만 강렬한 비판"이라고, 미국 코스모폴리탄은 "방탄소년단이 아시아 팝 부문 상을 거부한 건 옳았다"고, 빌보드는 "그래미 어워즈는 탄탄한 시청자 층을 잃게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방탄소년단 없는 제69회 그래미 어워즈는 내년 2월 7일 열린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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