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는 다리 잃었는데 피의자는 조사도 없이 출국했다 [취재후]

정상빈 2026. 7. 3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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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하던 지게차에 치여 70대 노동자가 한쪽 다리를 잃었습니다.

그런데 사고를 낸 외국인 운전자는 경찰 조사도 받지 않은 채 베트남으로 출국했습니다.

중상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경찰은 왜 피의자를 조사하지 못했고, 출국도 막지 못했는지가 핵심이었습니다.

국제 공조를 통한 피의자 검거와 함께, 경찰이 왜 사고 초기 피의자를 조사하지 못했고, 출국을 막지 못했는지를 규명하는 일도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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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하던 지게차에 치여 70대 노동자가 한쪽 다리를 잃었습니다.

그런데 사고를 낸 외국인 운전자는 경찰 조사도 받지 않은 채 베트남으로 출국했습니다.

이 사건의 취재를 시작한 이유는 단순히 피의자가 출국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중상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경찰은 왜 피의자를 조사하지 못했고, 출국도 막지 못했는지가 핵심이었습니다.

지게차 사고로 크게 다친 김영옥 씨가 구급대원의 응급조치를 받고 있다(2026.5.25)


■ "피해자가 운전했다"는 경찰…피해자 "외국인이 운전"

사고는 지난 5월 25일 강원도 원주시의 한 사업장에서 발생했습니다.

73살 김영옥 씨는 후진하던 지게차에 치여 왼쪽 다리를 무릎 위까지 절단하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사고 직후 경찰은 가족에게 " 김 씨가 직접 지게차를 운전하다 사고가 났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장에 " CCTV도 없다"라고 했습니다.

피해자 가족- 경찰 통화 주요 내용(사고 발생 이틀 뒤(2026.05.27))

경찰
"혼자 개인적으로 자체적으로 혼자 사고 났었다고... 제가 아버님이 운전했다고 들었는데"

피해자 가족
"아버님이 운전을 했다고요? 아버지 지게차 자격증도 없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

경찰
"없으시면 무면허 운전이죠."

피해자 가족
"공장을 그 옆 자재 창고를 비추는 CCTV가 다 달려 있어요. 제가 최소 확인한 게 8대 이상이거든요."

경찰
"출동한 직원에 의하면 (CCTV) 없다고 돼 있었어요."

사고 피해자 김영옥 씨가 당시 상황을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촬영기자 최진호)

하지만 사고 사흘 뒤 의식을 회복한 김 씨는 " 지게차를 운전한 사람은 외국인 노동자였다"라고 가족에게 말했습니다.

■ CCTV 있었지만... 나흘 뒤에야 확인

가족의 요청으로 경찰이 CCTV를 확인한 것은 사고 발생 나흘 뒤였습니다.

영상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지게차를 운전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가족들은 경찰에 운전자의 이름과 연락처를 전달하고, 불법체류 가능성도 경찰에 전달했습니다.

■ 조사 없이 도주한 피의자… 뒤늦게 수사 중지 통보

하지만 경찰은 운전자를 조사하지도,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운전자는 경찰 조사 한 번 받지 않은 채 지난달 5일 베트남으로 출국했습니다.

경찰은 출국 사실도 20여 일이 지나서야 알리고, 수사도 중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피해자 가족은 초기에 CCTV만 확인했더라면 피의자를 조사하고 출국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피해자 가족- 경찰 통화 주요 내용(피의자 출국 뒤(2026.6.26))

경찰
"인적 사항을 파악하려고 공문을 보냈더니 이미 얘는 6월 5일에 출국한 거예요. 자기가 아마 공항 가서 자진 신고를 해서 자기가 직접 강제 퇴거를 당한 것 같아요."

피해자 가족
"수사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요?"

경찰
"이제는 수사 중지죠. 가해자가 이미 없기 때문에 중지를 해 놓고"

피해자 가족
" 저희가 그 내용(출국 당시 상황)을 어쨌든 나중에 알아볼 수 있는 거죠?

경찰
"이거는 수사 목적으로 받은 거라 저희가 보여드릴 수는 없어요."

강원도 원주경찰서

경찰은 피해자가 구급대원에게 자신이 운전했다고 진술했고, 업체 대표가 알려준 연락처도 정확하지 않아 신원 확인이 늦어졌다고 해명했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해외 도피' 피의자 검거 착수

KBS 보도 이후 경찰은 초기 수사 과정 재점검에 나섰습니다.

우선 출국한 운전자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 수배, 즉 국제 수배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또 운전자와 업체 대표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경찰은 업체 대표가 사고 당시 CCTV가 없다고 설명하고 운전자 연락처를 사실과 다르게 알려 수사에 혼선을 줬는지, 불법 고용 여부 등도 조사할 계획입니다.

또 피해자인 김영옥 씨를 다시 조사해 사고 초기 진술 경위를 확인하고, 수사 절차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지도 함께 살펴볼 방침입니다.

강원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상 이상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사고조사팀이 즉시 현장을 확인하도록 지시했습니다.

■피해자 "원주 경찰 신뢰 못 해"… 진상 규명 과제

하지만 피해자 측은 피의자를 놓친 원주경찰서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원주경찰서가 아닌 경찰청과 강원경찰청 차원의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가족은 담당 경찰관과 팀장을 상대로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경찰 내부에서도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피의자는 여전히 해외에 있습니다.

국제 공조를 통한 피의자 검거와 함께, 경찰이 왜 사고 초기 피의자를 조사하지 못했고, 출국을 막지 못했는지를 규명하는 일도 남았습니다.

그래픽 : 오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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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빈 기자 (normalbe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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