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밀어 올린 美 금리…환율·물가·이자 부담 다시 커진다 [Pick코노미]

한동훈 기자 2026. 7. 3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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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왼쪽)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동결에도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한 배경에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서 시장 전반에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달 들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유가가 오를 때마다 시차를 두고 미 장기금리도 상승했다.

문제는 미국 금리 상승이 국내 금융시장에 ‘3고(고환율·고물가·고금리)’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이미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에서 미 국채금리 급등은 국내 시장금리를 끌어올려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을 키울 수 있다.

30일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31%포인트 오른 3.831%에 마감했고, 10년물과 30년물도 각각 0.054%포인트, 0.022%포인트 상승한 4.311%, 4.537%를 기록했다. 전날 증시 급락으로 크게 떨어졌던 금리가 하루 만에 반등한 것이다.

미 국채금리 상승 영향이 컸다. 29일(현지 시간)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11%포인트 오른 5.21%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10년물 금리도 4.67%까지 올랐다.

가계 부담은 이미 커지고 있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연초 3.497%에서 7월 말 4.361%로 0.86%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가계부채 잔액은 1993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늘어난 만큼 금리 상승이 이어질 경우 취약차주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기업 자금 조달 여건도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회사채 시장 위축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을 중심으로 자금 조달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외환시장도 안심할 수 없다. 최근 SK하이닉스발 달러 공급으로 원화 강세 흐름이 나타났지만, 미 장기금리 상승은 다시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한미 금리 차가 확대돼 달러 선호가 강화되고,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과 국내 위험자산 회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남진 원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미국 장기금리 상승은 한국과 미국의 시장금리 격차 확대로 이어져 원화 자산 매도를 부추길 수 있다”며 “환율 상승 압력과 함께 국내 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가 역시 변수다. 6월에는 중동 긴장 완화로 수입물가가 크게 떨어졌지만, 환율이 다시 오르면 수입물가를 통해 물가 압력이 재확대될 수 있다.

특히 한은의 긴축 기조와 미 금리 상승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국내 금리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국고채 금리 상승은 정부의 이자 부담과 재정 운용에도 부담 요인이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미 국채금리 급등까지 겹치면 국내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내년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재정 부담도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기자 hooni@sedaily.com김혜란 기자 kh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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