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대도 ‘명장’된다…베일 벗은 ‘기특한 명장’ [인공지능 시대, 명장의 기로⑤]

이연우 기자 2026. 7. 3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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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청소년·청년에도 ‘기특한 명장’...기술인재 조기 발굴해 ‘성장 지원’
명장 노하우·AI 디지털 기술 융합...기술 전수 선순환으로 미래제조 혁신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를 통해 제작된 일러스트. 경기일보 AI 뉴스 이미지


대한민국 숙련기술의 맥을 잇고, 얼어붙은 일자리 시장의 돌파구를 열기 위해 정부가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청소년·청년 기술인재를 조기에 발견해 숙련 기술인으로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기특한 명장(기술인재 특별한 대한민국명장)’ 제도다.

거칠고 위험한 3D 업종으로 인식돼 외면 받았던 제조·뿌리산업 현장에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이 융합하기 시작하면서 정부가 미래 제조 혁신의 주역으로 젊은층을 키우겠다며 내세운 정책이라 산업계 관심이 모인다.

3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12월 ‘기특한 명장’을 처음으로 선발했다. 고령화가 진행 중인 기존 명장 체계를 보완하고, 청년을 숙련 기술 인재로 체계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국내 산업현장에선 대한민국명장의 평균 연령이 53.4세에 달할 만큼 뿌리 깊은 고령화와 그로 인한 ‘기술 전수 절벽’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돼왔다. 특히 기존 대한민국명장의 필수 신청 요건이 ‘동일 직무 15년 이상 현장 경력’이다 보니, 열정과 재능이 있는 청년 기술인들에게는 도달하기 힘든 진입 장벽이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젊은 기술인이 차세대 대한민국명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사다리를 놓아주기 위해 이번 기특한 명장 제도를 신설한 것이다.

최근 전국마이스터고등학교장협의회와 국가품질명장협회는 ‘AI시대 상생협력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남진 국가품질명장협회 회장(좌측 네번째). 국가품질명장협회 제공


기특한 명장은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 경력자를 선발하는 만 34세 이하 ‘기술회원’과 전국기능경기대회 우수 입상자, 국가기술자격 취득 우수자, 기술 분야 특허·발명 보유자 등 직업계 고등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생회원’으로 나뉜다. 연간 선발 규모는 각각 50명, 20명이다. 노동부는 이 제도가 직업교육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이번 제도는 ‘디지털 암묵지’를 다룰 주체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청년들이 단순 반복 작업이 가득한 낡은 현장으로 들어가는 대신, 명장의 노하우 데이터가 주입된 AI와 로봇을 컨트롤하는 ‘현장 관리자’이자 ‘기술 크리에이터’로 진입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출 수 있어서다.

다만 노동계 일각에선 우려를 더한다. 청년 인력을 유입시키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수십년간 땀 흘려 쌓아 올린 ‘숙련의 가치’를 단기 대회 입상 성적이나 자격증 몇 개로 대체하려는 시도는 자칫 명장의 본질과 위상을 훼손할 수 있다는 목소리다.

결국 ‘기특한 명장’ 제도가 낡은 3D 업종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청년 기술인들에게 실질적인 성장의 사다리가 되기 위해서는 현장의 우려를 보완할 정교한 현장 안착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와 관련 한국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AI 발전 등은 기존 전통 명장들의 영역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고령화로 굳어가는 현장에 디지털 역량을 갖춘 청년들을 매칭해 기술 전수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는 상생 카드”라며 “정부와 함께 공단과 유관기관 등도 젊은층의 고숙련기술인 양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 인터뷰 한남진 국가품질명장협회 회장
한남진 국가품질명장협회 회장. 본인 제공

“숙련기술인 육성을 위한 여러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AI 디지털 전환 시대에 대응하기엔 부족한 게 현실이었기에 새로운 정책을 환영합니다.”

한남진 국가품질명장협회 회장은 숙련 노동과 AI가 ‘공생 관계’라고 봤다. 그는 “명장은 현장의 감각이나 돌발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과 종합적인 판단을 통한 의사결정의 능력이 강한 반면, AI는 데이터분석 및 이상패턴 감지, 반복작업의 자동화 등에 강점이 있다”면서 “AI가 숙련자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숙련자의 능력을 최대한 적용 시켜주는, 즉 대체가 아닌 협업 중심이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입을 뗐다.

숙련기술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닌 현장 감각 기술의 축적이라는 게 그의 시선이다. 따라서 ‘경험’에 의존하던 것도 명장 개인이 퇴직하면 사라지기 때문에 ‘디지털 자산화’하는 것이 도리어 명장의 역할을 코치이자 판단자로 확장시켜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제도적으로 명장을 육성하려는 방안은 많지만 산업자원부가 수여하는 ‘국가품질명장’과 고용노동부가 수여하는 ‘대한민국명장’ 등 개개인이 모두 동일한 처우를 받진 않는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평등한 현실’을 위한 시스템 개선도 요구된다.

구체적으로 한 회장은 ▲직군 및 임금체계 개선, 명장 예우 강화 등 ‘숙련기술인의 사회적 보상 강화’ ▲AI 활용능력·데이터분석능력·스마트제조 공장 등 ‘미래형 디지털 숙련기술인의 중점 양성’ ▲명장 기술 아카이브 구축 및 제조 노하우 데이터화, 산업별 기술 전승 플랫폼 조성 등 ‘암묵지의 형식화 및 디지털화를 위한 범국가적 프로젝트 추진’이 필요하다고 봤다.

끝으로 그는 “우리나라에 숙련기술인을 육성하기 위한 여러 제도가 있으나 기존 제도로는 부족한 부분도 있었기에, 단순한 기능과 기술 전수가 아닌 AI와 결합한 새로운 숙련인재 양성의 정책이 필요하다”며 “특히 가장 중요한 과제로는 숙련기술인의 사회적 가치 회복과 암묵지 기술의 디지털화, 청년명장 육성과 사람 중심의 스마트 제조공정을 구축하는 것을 꼽는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사람만이 가능한 1㎜의 기술, 다시 뜨는 명장의 손끝 [인공지능 시대, 명장의 기로①]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709580332

“AI는 숙련기술의 끝 아닌 새로운 시작” [인공지능 시대, 명장의 기로②]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709580334

명장 노하우, AI와 접목…숙련기술 디지털화 본격 착수 [인공지능 시대, 명장의 기로③]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723580430

베테랑 ‘손맛’ 학습하는 AI…위기의 뿌리산업 깨운다 [인공지능 시대, 명장의 기로④]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723580433

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김소현 기자 sovivid@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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