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흔든 비행체, 알고보니 미군 드론… 관할부대 정보공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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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북부 철원 휴전선 인근에서 미확인 비행체가 발견돼 군이 북한의 무인기 침투에 대비한 '두루미'를 발령하고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해당 비행체는 한국 해병대와 연합훈련 중이던 미 해병대 정찰 무인기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날 오후 1군단 소속 장병들이 열상감시장비(TOD) 등 감시장비로 미확인 비행체를 포착했고, 지상작전사령부는 북한 무인기 침투 등에 대응하기 위한 대공작전 태세인 두루미를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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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무인기 침투태세 ‘두루미’ 발령
철원 일대 주민들 긴급대피 소동
美 해병대, 한국군에 훈련계획 통보… 육군 예하부대엔 전달 안돼 논란

● 軍 ‘北 무인기 대응’ 두루미 발령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30일 “경기 북부 일반전초(GOP) 이남 지역에서 미확인 비행체가 식별돼 작전 수행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조치가 이뤄졌다”며 “확인 결과 훈련 중인 미 측 무인기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1군단 소속 장병들이 열상감시장비(TOD) 등 감시장비로 미확인 비행체를 포착했고, 지상작전사령부는 북한 무인기 침투 등에 대응하기 위한 대공작전 태세인 두루미를 발령했다. 북한 무인기 침투에 대비한 작전체계인 두루미가 발령되면 언제라도 무인기를 격추할 수 있도록 방공포 등 인근 방공 전력이 가동된다.
다만 장병들은 비행체를 추적한 뒤 현장에서 미군 무인기임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무인기의 정확한 항적과 기종, 당시 비행 고도 및 승인 주체 등을 확인하고 있다.
무인기가 식별된 곳은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 이남으로, 무인기 운용에 사전 승인이 필요한 공역 안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유엔군사령부가 접경지역에 설정한 비행통제구역인 P-518에 해당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무인기가 저고도로 비행했는지 등에 따라 공작사나 지상작전사령부, 군단 등 승인 주체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군 당국은 어느 단계에서 승인 또는 정보 전파가 누락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이날 “해당 기체는 미군 무인기로, 미 해병대와 한국 해병대 제1사단 간 연합훈련 과정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며 “미 해병대 관계자들이 경위를 파악하고 있으며 한국 해병대 및 지역 당국과 계속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무인기는 주한미군 무인기가 아니라 한국에 전개해 훈련 중이던 미 해병대 무인기로 파악됐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미 해병대는 연합훈련 계획을 한국 해병대에 공유했고, 주한미군 해병대사령부와 한미연합사령부, 유엔사령부 등에도 보고해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관련 내용이 공군작전사령부나 지작사, 1군단 및 예하 부대까지 전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비행 승인 이후 해당 지역의 감시·대응 임무를 맡은 부대로 관련 정보가 전파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른 비행금지구역은 현재 효력이 정지된 상태여서 이번 비행의 적법성을 판단하는 직접적인 기준은 아니라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남북은 2018년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동부 15km, 서부 10km 이내에서 무인기 비행을 금지했다. 윤석열 정부가 2023년 11월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응해 관련 조항의 효력을 정지하자 북한은 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했고, 정부는 2024년 6월 합의 전체의 효력을 정지했다.
이재명 정부는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복원되지는 않았다. 미국은 대북 감시 태세가 약화될 수 있다며 접경지역 비행금지구역 재설정에 동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리 군은 현재도 MDL 10km 이내에서는 무인기 비행이나 훈련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 남북 무인기 긴장 고조 속 오인 소동
이번 소동은 무인기 사건으로 북한이 대응을 예고하는 등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발생했다. 무인기 사건은 30대 대학원생 등 3명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4차례에 걸쳐 무인기를 북한에 침투시킨 사건으로 북한이 1월 비난 성명을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이날 강원 철원 일대 주민들에게는 ‘무인기가 식별돼 긴급히 인근 대피호 또는 통제소 밖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문자가 전달되기도 했다. 휴가 중이던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미확인 비행체 식별 보고를 받고 급히 복귀해 상황을 점검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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