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꾸라진 증시, 오르는 집값…李정부 ‘경제 쌍끌이 리스크’ 시험대

박성의 기자 2026. 7. 31.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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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이틀간 16% 넘게 급락…30일 반등 시도도 끝내 실패
서울 아파트값 0.25% 상승…경기·전세시장까지 오름세 확산
NBS “부동산 정책 잘못한다” 56%…대출 규제 완화 요구도 55%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일시적인 조정일까, 경제정책에 들어온 적신호일까. 이재명 정부가 자산시장의 두 축인 증권과 부동산에서 동시에 경고음을 맞았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락세를 보이는 사이 서울 집값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그동안 여권의 든든한 방패였던 '증시 효과'마저 약해지는 모습이다. 출범 초 고공행진하던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도 최근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이재명 정부의 경제정책이 집권 초반 중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주식 꺾인 사이, 서울 집값 연일 오름세

정권 초 증시 활황과 수출 호조는 여당에 유리한 경제 환경으로 작용했다. 지방선거 전후로는 코스피가 5000을 넘어 9000선에 빠르게 근접하면서 야당인 국민의힘이 제기한 '경제 실정론'의 설득력이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주가 상승이 모든 국민의 체감경기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여권에는 경제 정책의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 선명한 숫자였다.

지난달 19일 정청래 당시 민주당 대표는 코스피 9000 돌파를 앞세워 "이재명 정부 출범 1년만에 한국 자본시장에 새 역사를 썼다"고 자축했다. 민주당은 6·3 지방선거에서도 코스피 상승세를 정부의 공으로 연일 부각했다. 정청래 전 대표는 사전투표 첫날인 5월29일 "코스피가 상승해서 주식 계좌에서 이익을 보시거나 주식계좌를 보면서 마음이 흐뭇하신 분들이 계신다면 민주당 기호 1번에게 투표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의 경제 성과를 상징했던 증시가 최근 가파르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3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9.68포인트(1.23%) 내린 5593.56에 거래를 마쳤다. 앞선 이틀간 16% 넘게 밀린 뒤 장중 5976.82까지 오르며 반등을 시도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다시 하락 마감했다. 개인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309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1조342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코스닥지수도 17.90포인트(2.70%) 떨어진 644.78에 장을 마쳤다. 인공지능(AI)·반도체 관련주를 둘러싼 고평가 우려와 실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습이다.

문제는 주식시장뿐 아니라 부동산시장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는 점이다. 증시가 꺾이는 사이 부동산시장의 오름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30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7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5% 올랐다. 상승 폭은 전주의 0.27%보다 소폭 줄었지만 오름세 자체는 계속됐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도 0.08%, 전세가격은 0.10% 상승했다.

월간 지표에서는 수도권으로 상승세가 번지는 흐름이 더욱 뚜렷하다. KB부동산의 7월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달 새 1.05% 올랐고 경기 지역은 0.87%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도 1.34% 뛰었다. 정부의 규제가 서울 핵심 지역의 거래를 억제하는 동안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경기·비규제 지역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시장 참가자들의 집값 상승 기대도 되살아났다. 한국은행의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는 전달보다 7포인트 오른 127을 기록했다. 202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될수록 무주택자의 추격 매수와 전세 수요가 늘어 정부 정책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월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민심도 적신호…"부동산 정책 잘못" 56%

정부·여당으로서는 증시와 부동산의 흐름이 동시에 부담스럽다. 증시 하락은 글로벌 AI 산업의 조정과 대외 변수에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지만, 정권 초기 주가 상승을 정부 정책의 성과로 적극 홍보했던 만큼 하락 국면에서만 외부 요인을 강조하기도 쉽지 않다. 여기에 집값과 전월세 가격까지 오르면 자산이 없는 청년층과 서민을 중심으로 정책 불신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민심의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30일 공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6%로, "잘하고 있다"는 응답 33%를 크게 웃돌았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응답도 55%에 달한 반면 현행 유지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21%,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15%였다. 서울 거주자의 51%는 향후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정책이 흔들리면서 이 대통령을 향한 지지도 하락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53%로 나타났는데, 취임 직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전주와 비교해 2%포인트(p) 하락했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전주보다 3%p 오른 37%로 집계됐다. 모름 또는 무응답은 10%였다.

이번 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활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15.8%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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