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국회와 권력분립 사이…'親대통령 의장' 명암

이태훈, 서다빈 2026. 7. 31. 00: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 의장, 靑 정무특보 출신…李 최측근 평가
"견제 기능 상실" vs "빠른 지원 가능" 첨예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 발언이 적잖은 파장을 불러오면서, 친(親)대통령 성향 인사의 입법부 수장직 수행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8일 청와대에서 열린 4부 요인 회동에서 조 의장과 인사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국회=이태훈·서다빈 기자]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 발언이 적잖은 파장을 불러오면서, 친(親)대통령 성향 인사의 입법부 수장직 수행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정부 정책 지원을 위한 원활한 상호 협조는 장점이라는 주장과 국회의 행정부 견제 기능이 사실상 무력화된다는 지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 발언은 현재까지도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앞서 조 의장은 지난 28일 국회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현직 대통령 연임을 위한 개헌에 대해 "주권자 국민의 선택 문제"라고 말했는데, 조 의장이 연임 개헌의 현실화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오면서 파장이 일었다.

조 의장의 발언이 청와대와의 교감을 통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 제기에 청와대와 조 의장은 적극 수습에 나섰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현행 헌법에 (따르면) 현직 대통령의 연임을 포함한 개헌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일각에서 음모론처럼, (조 의장이) 청와대 측과 교감했다고 하는데 전혀(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번 논란은 '친대통령 입법부 수장이 적절한가'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제40조(입법권)와 제66조 제4항(행정권), 제101조 제1항(사법권)을 통해 삼권분립을 규정하고 있다. 삼권분립의 의의는 국가 권력의 오남용 방지와 권력기관 간 상호 견제에 있다.

그런데 친대통령 성향의 인사가 국회의장을 맡게 되면서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 기능이 사실상 무력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조 의장은 국민의 반대 여론이 크고 여야 이견이 뚜렷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이날 별다른 제동 없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형소법 개정안은 정부가 찬성하는 법이기도 하다.

친대통령 성향의 인사가 국회의장을 맡게 되면서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 기능이 사실상 무력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은 조정식 국회의장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제3차 본회의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조 의장은 여권 내 친이재명(친명)계 좌장으로, 지난 5월까지 이재명 대통령의 정무특보로 활동해 왔다. 앞서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에선 '이재명 정부를 가장 잘 지원할 수 있는 후보'로 의원과 당원 표심을 소구했다. 조 의장의 발언이 청와대와의 교감을 통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 제기도 이 대통령과 조 의장의 밀접한 관계에 기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대철 헌정회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지금 정치는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하지 못하고 사법부를 흔드는 모양새"라며 "삼권분립이 무너질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통화에서 "국민적 우려가 큰 법과 여야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법에 대해선 아무리 의장이 여당 출신이어도 제동을 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 기능이 상실됐다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국회의장은 무당직이다. 일단 기계적으로라도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가 반영돼 있는 것"이라며 "조 의장이 민주당을 위해 국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대통령 연임 개헌' 발언으로 (입법부와 행정부 간 관계에 대해) 오해를 불렀다"고 말했다.

다만 국회의 역할에 입법을 통한 정부 정책 지원의 성격이 있는 것을 감안했을 때, 친대통령 성향 국회의장의 장점 또한 간과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입법부와 행정부 상호 협조 극대화로 민생·경제를 더 촘촘히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박상철 전 국회 입법조사처장은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국회 다수당이 야당일 시 견제 기능이 강화되고, 여당일 경우 (행정부와의) 협조 기능이 부각된다"며 "미국은 다수당 대표가 하원의장을 맡는다. 우리나라 국회의장도 다수당에서 선출되는데, 여당 출신 의장이 행정부와 긴밀히 협조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xo9568@tf.co.kr

bongouss@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Copyright © 더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