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훈련 중인 美 무인기, 자칫 격추시킬 뻔했다… '두루미' 발령

구현모 2026. 7. 3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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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미 무인기 北 전력 오인
격추 태세 '두루미'까지 발령
美 "계획 공유" 韓 "미승인"
30일 경기 북부 접경지역에서 미확인 무인기가 식별돼 인근 철원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이북 마을 이장들에게 대피 문자가 안내됐다. 사진은 연합뉴스가 입수한 메시지 내용. 연합뉴스

한국군이 미군 무인기를 격추할 뻔한 사건이 30일 벌어졌다.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해 접경지역을 비행 중이던 미군 무인기를 북한 무인기 등 위협 세력으로 오인한 탓이다. 한미 군 당국 간 훈련 계획에 관한 기본적인 소통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인 'KMEP' 훈련에 참가 중인 미 해병대는 이날 오후 경기 파주 전방 지역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미 해병대는 이 지역에서 고정익 정찰 무인기를 띄웠는데 우리 군 당국이 이를 사전에 알지 못한 것이다.

우리 군 전방 부대는 열상감시장비(TOD)·레이더 등의 감시 장비를 통해 미군 무인기를 '미확인 비행체'로 식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육군 지상작전사령부는 해당 무인기를 공중 위협으로 판단해 적 무인기 대응 방공작전 태세인 '두루미'를 발령했다. 두루미가 발령되면 언제라도 해당 무인기를 격추할 수 있도록 방공포 등 인근 방공 전력이 총동원된다. 자칫 한국군이 미군 무인기를 격추시키는 아찔한 일이 벌어질 뻔한 셈이다.

한미 군 당국 간 불통이 이번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주한미군은 해당 무인기가 미군 전력임을 확인하면서 비행계획을 한국군과 공유했다는 입장이다. 휴전선 부근에서 무인기가 비행하려면 육군지상작전사령부나 공군작전사령부 측에 비행계획을 사전에 통보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 군 당국은 이를 승인한 적이 없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주한미군이 무인기 비행계획을 일방 통보했음에도 한국군이 이를 전달받지 못했거나 주한미군이 우리 군의 승인 없이 비행했다는 얘기다. 한미 군 당국 간 정보 공유를 둘러싼 난맥상이 드러났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강원 철원 일대에선 민간인출입통제선 이북 지역에서 무인기가 식별됐다는 주민 대피 문자가 발송돼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대피문자가 발송된 지 1시간이 지나서야 우리 군 당국이 '미군 무인기'라고 확인한 대목도 우리 군이 미군 측 비행계획을 알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주한미군은 이번 일을 '사고(incident)'라고 표현하며 "미 해병대는 사고를 둘러싼 경위를 평가하고 있고 한국 해병대 및 관련 지역 당국과 지속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이번 비행계획 전파 과정상의 문제를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구현모 기자 nine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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