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주한 미대사 부임 ‘기대 반, 우려 반’

김원진 기자 2026. 7. 3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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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동맹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
한국계지만 ‘미 우선주의’는 부담


미셸 스틸 신임 주한 미국대사(사진)가 30일 부임하며 “한·미 동맹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한국계로 양국 간 가교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울 것이란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스틸 대사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동맹은 전쟁 속에서 형성됐고,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어깨를 나란히 했던 이들의 피로 굳건해졌다”며 “철통같은 동맹이 역내 평화와 안보의 핵심축으로 계속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국과 협력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틸 대사는 “지난해 경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은 동맹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한·미 동맹에 대한 비전을 더 강력하고, 더 안전하며, 더 번영하도록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첫인사를 한국말로 “저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을 대표해 이 자리에 섰다. 이 자리에 다시 서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했다. 스틸 대사는 2분가량 준비한 성명문을 읽은 뒤 기자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스틸 대사는 일본을 거쳐 1975년 미국에 이민했다. 2011~2014년 성 김 전 대사에 이은 두 번째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다. 스틸 대사의 부임으로 1년6개월 넘게 이어지던 주한 미대사 공백도 해소됐다. 스틸 대사는 조만간 신임장 사본을 외교부 의전장에 제출한 뒤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안팎에선 스틸 대사 부임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외교당국은 한국계 대사인 그가 한국 내 정서와 분위기를 미국 측에 전달하며 소통 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스틸 대사, 쿠팡 문제·대미 투자 등 견해도 주목

정부 당국자는 “정당과 지역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의원일 때와 달리 외교 사절이기에 한·미 동맹에 방점을 두고 가교 역할에 충실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공화당 하원의원을 지낸 스틸 대사가 미 의회·행정부와 한국 정부를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스틸 대사는 2020~2024년 두 차례 미 공화당 하원의원이었다.

반면 스틸 대사가 미국 우선주의와 중국·북한에 강경 노선을 고수하면 정부에 압박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스틸 대사는 하원의원 시절 “중국 공산당의 위협에 초당적 대응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했는데, 그가 한국 정부에 중국 견제 동참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그가 2021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에 반대하는 등 북한에 강경 입장을 취해온 점도 북한과 평화공존 정책을 추진하는 현 정부로선 부담이다.

특히 한·미 간 이견이 표출된 쿠팡 문제나 대미투자 등에서 스틸 대사가 어떤 견해를 보여줄지가 관심사다. 스틸 대사는 지난 5월21일(현지시간) 열린 미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한국은) 미국 기업이 차별받아선 안 되며 불필요한 장벽도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제가 인준되면 그 부분을 분명히 챙기겠다”고 했다.

이날 시민단체 회원 수십명은 인천공항에서 스틸 대사의 임명에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공항에서 스틸 대사가 나간 뒤 ‘쿠팡 비호 미셸 스틸 나가라!’ ‘내정간섭 미셸 스틸 나가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미국의 전광훈 물라가라”를 외쳤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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