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되려고 ‘꿈’ 안고 왔는데”…공연 대신 성적 행위?

이유민,이도윤 2026. 7. 30.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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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30일)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 인신매매 반대의 날입니다.

한국에 아직도 인신매매가 있을까 싶지만, 현실입니다.

가수를 꿈꾸거나, 공연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여성들이 유흥업소에서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유민, 이도윤 기자가 연이어 보도합니다.

[리포트]

동두천 미군기지 인근, 밤이 깊어지자 짧은 옷차림을 한 여성들이 호객을 이어갑니다.

클럽 안으로 들어가니 적극적으로 술을 권합니다.

[업소 근무자/음성변조 : "데킬라. (데킬라?) 저요, 저요."]

한 여성은 취재진에게 'VIP'를 언급하며 특정 업소를 안내합니다.

업계에서 '성매매'를 암시하는 표현입니다.

[업소 근무자/음성변조 : "VIP는 저 클럽으로 가야 합니다."]

이 외국인 여성들, 공연 비자로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업소 관계자 : "E-6 비자라고요. 불법 애들은 쓰지를 않아요."]

정식 명칭은 E-6-2 비자, 호텔과 외국인 전용 업소 등에서 공연하기 위한 용도로만 발급됩니다.

하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3년 전 이 비자로 입국한 필리핀 20대 여성들,

[우정희/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상담소 부소장 : "꿈을 안고 오는 거죠. 기대를 안고…."]

비자 발급을 위해 본국에서 연습생 생활도 했지만, 한국 땅을 밟는 순간 오랜 꿈은 물거품이 됐습니다.

업주는 공연은커녕 '야한 옷을 입고 손님에게 다가가라'거나 '행동으로 유혹하라'고 강요했습니다.

기본급은 약속한 돈의 반도 되지 않았고, 나머지 급여를 채우려면 손님에게 술을 팔아야 했습니다.

[우정희/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상담소 부소장 : "서비스라는 명목의 성 착취와 성희롱을 당해야 하는…."]

업소에선 CCTV로, 숙소에선 함께 거주하며 감시받았습니다.

[우정희/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상담소 부소장 : "'도망을 하게 된다'고 하면 '너의 가족에게 돈을 받겠다.'"]

성평등부는 2년 전 이들을 인신매매 피해자로 인정했습니다.

[김종철/변호사·공익법센터 어필 선임연구원 : "돈을 주고 팔아서 넘기는 것만 인신매매가 아니라, 성매매를 강요하면서 이런 것도 인신매매의 지표…."]

피해자 근무 업소 중 한 곳은 여전히 영업을 이어가는 상황.

성평등부는 인신매매법에 업주 처벌 규정을 담는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리포트]

'공연 비자'로 입국 허가를 받았지만, 전혀 다른 일을 해야 했던 여성들.

지난 10년 동안 이 비자로 7,800명이 입국했습니다.

KBS가 공연 비자 신청 자료를 전수 분석해 봤습니다.

5천 757건.

이들은 호텔과 유흥 시설 등에서 공연 활동을 할 수 있는데, 85%가 외국인 전용 유흥업소로 보내졌습니다.

국적은 대다수가 필리핀.

현지와 유흥업소를 이어주는 건 공연 기획사입니다.

필리핀 현지에서 가수 공고를 내 여성을 모집한 뒤, 비자를 신청하고 한국으로 데려오는 겁니다.

노란색으로 표시된 공연 기획사 230여 곳이 유흥업소 370여 곳에 여성을 알선했는데요.

기획사 상위 서른 곳이 그중 반 이상을 알선했습니다.

소수의 기획사가 반복적으로 여성을 공급하는 구조입니다.

특히 이 중 12곳은 인신매매나 성매매 알선 등을 하는 불법 업소에 여성들을 중개했습니다.

취재진이 그중 한 곳을 찾아가 봤습니다.

이곳에서 여성들을 유흥 업소에 알선한 것만 130여 차례에 달합니다.

[○○ 기획사 사장/음성변조 : "실질적인 피해는 회사예요. 다 도망가서 그 친구가 없어져 버리니까. 나라에서 비자를 줘서 다 정리해서 일을 했는데."]

유흥 업소들도 법망을 피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상습 추행과 성매매 알선으로 유죄 판결 받은 업소가 있던 곳.

간판을 바꿔 단 채 성업 중입니다.

한국을 꿈꿔온 이들에게 비자를 내주는 건 법무부와 외교부, 문체부.

하지만 정작 이들이 일하고 있는 업소 점검은 1년에 단 한 차례, 그마저도 업소에 미리 통보하고 나가 보여 주기 식에 그칩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서원철 정준희 류현수/영상편집:조완기 최정연/그래픽:박미주 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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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민 기자 (toyou@kbs.co.kr)

이도윤 기자 (dob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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