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4 폭풍성장하나.. 2028년까지 '부족'

정용진 2026. 7. 3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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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AI 서버 폭증에 HBM4 수요 급증…삼성 생산 확대
D램과 HBM 균형 전략으로 반도체 경쟁력 강화 추진
에이전틱 AI 확산 속 HBM 공급 부족 장기화 전망
기술력·수율·공급망 확보가 삼성 미래 성패 좌우

[지데일리] 인공지능 산업의 판도가 바뀌면서 반도체 시장의 중심축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과거 데이터 저장을 담당하던 메모리 반도체 경쟁이 이제는 AI 연산 능력을 좌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확보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HBM4 시장에서 본격적인 성장 신호를 내놓으면서 글로벌 AI 반도체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HBM 공급 능력과 기술 경쟁력이 향후 반도체 기업의 성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D램과 HBM을 균형 있게 성장시키는 전략을 앞세워 시장 지배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HBM4 매출이 전 분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진행된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HBM4 매출 비중이 전체 HBM 매출의 60%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차세대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응해 HBM 생산과 공급 역량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높인 고성능 메모리 제품이다. 생성형 AI 모델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사용되며, AI 서버 시장 성장과 함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 등 글로벌 AI 가속기 기업들이 고성능 HBM 확보에 집중하면서 메모리 업체 간 기술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HBM 전략 핵심은 D램과 HBM을 함께 성장시키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축이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전체 D램 시장 점유율과 비슷한 수준의 HBM 시장 점유율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메모리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AI 시대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1c 나노급 D램 생산능력 확대와 수율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1c D램은 차세대 미세 공정 기술로, 동일한 생산 공간에서 더 높은 효율과 성능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는다. HBM 생산 과정에서도 D램 생산 경쟁력이 중요한 만큼, 미세 공정 안정화는 향후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요소로 꼽힌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AI 서버 수요 증가로 인해 HBM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데이터센터 투자가 일반 서버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고성능 연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에이전틱 AI는 사용자의 명령을 받아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형태의 인공지능으로, 기존 AI보다 훨씬 많은 연산량과 데이터를 요구한다.

삼성전자는 AI 서비스 확산에 따라 토큰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AI 서버와 일반 컴퓨팅 서버 수요가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HBM 시장의 공급 부족 현상이 2028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속 확대되면서 HBM 수요는 장기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은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 운영을 위해 대규모 GPU 서버를 구축하고 있으며, GPU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고성능 HBM 탑재가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안정적인 수요 확보를 위해 다년 공급계약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경기 변화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큰 분야지만, AI 관련 메모리는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판매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고객사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HBM 생산 확대와 시장 대응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다만 HBM 시장은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지만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글로벌 고객사 확보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생산 확대뿐 아니라 품질 안정성과 고객 인증 과정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또한 반도체 산업 특성상 공급 확대 이후 시장 상황이 변화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AI 투자 열기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나 기업들의 투자 조정이 발생하면 메모리 수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높은 생산 비용과 설비 투자 부담 역시 기업들이 관리해야 할 위험 요인이다.

그럼에도 AI 중심 산업 구조 변화는 삼성전자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HBM4는 기존 메모리 시장의 경쟁 방식을 바꾸는 핵심 제품으로 평가받으며, 앞으로 반도체 기업의 기술력과 시장 위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HBM4 공급 확대와 D램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AI 반도체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AI 시대의 핵심 자원으로 떠오른 고성능 메모리 경쟁에서 승자가 누가 될지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지형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