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뒤에 안 숨는다고?”…‘겨울왕국’ 올라프가 규칙을 깬 이유

이윤정 2026. 7. 30.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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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눈사람…인형 속 연기 어려워
녹아내리는 장면까지 표현해야
배우 표정·눈빛까지 보여주는 방식 택해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퍼펫(인형) 역할인데 배우 얼굴이 보인다?”

뮤지컬에서 퍼펫 배우는 보통 자신의 존재를 감춘다. 인형 뒤에 몸을 숨긴 채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퍼펫 연기의 오랜 공식이다. 하지만 내달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국내 초연하는 뮤지컬 ‘겨울왕국’의 눈사람 올라프는 이 공식을 깨뜨린다. 배우는 얼굴과 몸을 그대로 드러낸 채 올라프와 나란히 무대에 올라 하나의 캐릭터를 완성한다.

뮤지컬 ‘겨울왕국’에서 올라프 역을 맡은 배우과 퍼펫과 함께 연기하는 모습(사진=에스앤코).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작의 뮤지컬 ‘겨울왕국’은 엘사와 안나 자매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작품. 무대를 가득 채우는 화려한 영상과 특수효과는 물론, 캐릭터마다 다른 퍼펫 연기 방식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

올라프가 배우를 숨기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키가 작은 눈사람인 만큼 배우가 인형 안에 들어가 연기하기 어렵고, 극 후반 몸이 녹아내리는 장면도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배우의 표정과 눈빛까지 함께 보여주는 방식을 택해 올라프 특유의 천진난만한 매력을 더욱 살렸다.

반대로 순록 스벤은 정교하게 제작된 대형 퍼펫 속으로 배우가 완전히 들어간다. 걸음걸이와 고개를 갸웃하는 작은 움직임까지 실제 동물처럼 구현해 관객이 살아 있는 순록을 만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아담 젭슨 협력 피지컬 무브먼트 코디네이터는 “순록인 스벤을 연기하는 것은 매일 마라톤을 뛰는 것과 같다”며 “올라프는 퍼펫을 조종하는 배우의 얼굴이 관객에게 그대로 보이기 때문에 배우에게 또 다른 도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작품 속에서도 캐릭터에 따라 퍼펫을 다루는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한쪽은 배우를 과감하게 드러내고, 다른 한쪽은 배우를 완벽하게 감춘다. ‘겨울왕국’은 이 상반된 무대 장치를 통해 디즈니 캐릭터들을 더욱 생생하게 현실로 불러낸다.

뮤지컬 ‘겨울왕국’은 통산 18차례 토니상을 받은 창작진이 힘을 합쳐 만든 작품이다. 2018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웨스트엔드와 일본, 호주, 독일, 싱가포르 등 세계 주요 무대에서 공연됐다. 국내 초연에서는 정선아·정유지·민경아가 엘사 역을, 박진주·홍금비·최지혜가 안나 역을 맡는다. 공연은 오는 8월 13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순록 '스벤' 퍼펫(사진=에스앤코).

이윤정 (younsim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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