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흠 있어도 이만한 알뜰소비 없죠”

이하은 2026. 7. 30.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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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리퍼브 매장 가보니 단순 변심·박스 훼손으로 반품된 상품 최대 70~80% 할인… 실속형 소비처로

“흠집이 조금 있다는 이유만으로 반값이니 이만한 알뜰 소비가 없죠.”

창원의 한 리퍼브 매장에서 만난 한 손님은 이렇게 말했다. 고물가가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새것 같은 반품 상품’으로 향하고 있다. 단순 변심이나 박스 훼손, 미세한 흠집으로 되돌아온 가전·생활용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리퍼브 매장이 실속형 소비처로 떠오르고 있다.
30일 도내 한 리퍼브 매장에 다양한 종류의 신발이 진열돼 있다. /이하은 기자/

30일 도내 한 리퍼브 매장에 다양한 종류의 신발이 진열돼 있다. /이하은 기자/

30일 찾은 창원의 한 리퍼브 매장. 가전을 비롯한 생활용품이 빼곡히 진열돼 있었고, 곳곳에 붙은 ‘추가 할인’ 스티커가 눈에 띄었다. 단순 변심으로 반품됐거나, 배송 과정에서 생긴 미세한 스크래치, 박스 훼손 등의 이유로 되돌아온 상품들이 재검수를 거쳐 이곳에 다시 진열된다. 실제로 매장을 둘러보면 사용에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단순 변심 반품품이나 전시·개봉 상품 등을 재검수해 다시 판매하는 것을 ‘리퍼브(Refurbished)’ 제품이라 한다. 기능상 문제가 없는데도 정가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점에서 최근 실속형 소비층 사이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 매장에는 반창고부터 세탁기까지 없는 게 없다. 3000원짜리 티셔츠, 1만5000원짜리 수영복, 12만 원대 냉장고까지 품목도 가격대도 다양했다. 이곳 대표는 “주말이면 손님들이 정말 많이 찾는다”며 “지금은 물건이 많이 빠진 상태지만, 8월 초 새 물량이 들어오면 더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장에서 만난 김선미(53) 씨는 “올 때마다 처음 보는 제품들이 꽤 보여 ‘보물찾기’를 하는 재미가 있다”며 “필요한 물건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만, 그 과정을 즐기는 것이 이곳만의 매력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알뜰한 소비를 할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동남지방데이터청이 발표한 ‘2026년 6월 경상남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도내 소비자물가지수는 120.55로 전년동월대비 3.6% 상승했다.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4.1% 올라 총지수보다 상승 폭이 더 컸다. 냉장고·세탁기 등이 포함된 ‘내구재’ 지수는 전년동월대비 2.8% 올랐고, 가전제품수리비(7.2%)·침대(4.9%) 등의 가격이 오르며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수도 2.6% 상승했다.

이 같은 인기는 전국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리퍼브 전문 업체인 올랜드아울렛과 킹콩백화점은 이미 전국에 30여 개 지점을 운영하며, 중고 제품이 아닌 ‘정품 리퍼브’ 시장을 대표하는 유통 채널로 자리 잡았다. 전국 주요 도시에서 오프라인 리퍼브 매장이 늘고 있으며, 온라인몰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김상덕 경남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새 제품을 소유하는 것보다 가격 대비 효율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이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하은 기자 eundori@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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