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폭염·산불 '3중고' 유럽…기록적 저수위, 원전도 멈춰(종합)

김동호 2026. 7. 3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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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헝가리서 원자로 일부 가동 중단
서유럽 이어 그리스·튀르키예도 산불 확산
기록적 저수위 기록한 다뉴브강 너머 헝가리 팍스 원전 [EPA=연합뉴스. 재배포 및 DB 금지]

(로마·이스탄불=연합뉴스) 민경락 김동호 특파원 = 기록적 폭염에 산불, 가뭄까지 가세하면서 유럽 전역이 시름하고 있다.

프랑스·스페인에 이어 그리스에서도 산불이 확산하고 있고 극심한 가뭄에 강물 수위가 낮아지면서 루마니아·헝가리에서는 원전 가동이 잇따라 중단됐다.

30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 최대 하천 중 하나인 다뉴브강 수위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선박 운항과 원전 가동이 차질을 빚고 있다.

다뉴브강은 독일 남서부에서 흑해로 빠져나갈 때까지 10개국을 관통하는데 계속된 가뭄으로 대부분 구간에서 역대급 저수위가 관측됐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수자원 당국은 이날 오전 기준 다뉴브강 수위가 23㎝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종전 최저치인 2018년 33㎝보다 10㎝나 낮은 것이다. 당분간 비 없이 기온이 38도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뉴브강 수위는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말라붙은 다뉴브강은 강물을 냉각수로 사용하는 원전에 직격탄이 됐다.

헝가리 국영 전력회사 MVM은 전날 오후부터 팍스 원전의 원자로 4기 중 1기 가동을 중단했다. 헝가리 유일 원전인 팍스는 헝가리 소비 전력의 절반을 생산한다.

팍스 원전은 과거에도 가뭄이나 폭염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발전 출력을 줄인 적은 있지만 원자로 가동을 중단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도 원자로 1기 가동을 중단하고 추가 가동 중단을 예고했다. 이 지역 다뉴브강 유량이 7월 평균의 약 3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든 탓이다.

다뉴브강이 루마니아와 국경을 이루는 불가리아에서는 항구도시 비딘 인근에서 저수위로 유람선이 좌초해 관광객 186명이 대피했다.

그리스 크레타섬 산불 [신화=연합뉴스. 재배포 및 DB 금지]

역대급 피해가 속출하는 산불은 프랑스·스페인에 이어 그리스·튀르키예에서도 확산세다.

지난 28일 밤 그리스 서부 지역에서 시작된 산불은 남쪽 파로스섬에 이어 크레타섬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역 당국은 주민 8천명에 대피 명령을 내렸다.

크레타섬 레팀노 지역에서 산불을 진압하던 소방관 3명이 사망한 데 이어 펠로폰네소스 지역에서도 소방관 1명이 숨졌다. 산불 현장에는 소방관 200여명과 소방차 53대, 헬기 4대가 투입됐다. 레팀노 지역의 산불 길이는 15㎞를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스 당국은 아테네 광역권, 펠로폰네소스 동부, 에게해 대부분 섬 지역에 최고 수준에 가까운 산불 경보를 발령했다.

튀르키예 농림부는 전날 안탈리아, 발르케시르, 메르신, 가지안테프 등 지역에서 총 115건의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고 아나돌루 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안탈리아, 알라니아 등 남서부 지역에서는 한 때 시속 84㎞의 강풍이 불어 화재 진압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올해 들어 프랑스 전역에서 11만6천85ha(헥타르), 스페인에서 15만3천㏊가 산불로 소실됐다. 최근 불길 확산세는 잦아들었지만 폭염이 겹치면서 당국은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ro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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