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고발, 경찰 방문... YTN "당 공식 입장인가? 깊은 유감"

최승영 기자 2026. 7. 3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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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YTN "내부 감사 이유로 대표이사 직대·이사회 의장 형사 입건"
'10년치 기사삭제 조사' 결과공개... 노조 "유진체제 보도참사 눈감아"
방미통위 시정명령 기한 임박, 노사 사추위 평행선 여전

더불어민주당 국민소통위원회 산하 조직인 ‘민주파출소’가 이사회 산하 조직인 저널리즘책무위원회의 ‘과거 10년 간 YTN의 기사 삭제 사례 전수조사’ 관련 활동을 고발하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데 대해 YTN 이사회가 유감과 우려를 표명했다. 앞선 전수조사의 최종결과 보고서가 최근 공개되며 내부 반발이 재점화한 상황도 벌어졌다. 7월31일까지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시정명령 시한이 임박했지만 YTN 노사 이견은 여전히 큰 상태다.

◇YTN 이사회 “민주파출소·경찰, 무리한 고발과 수사”

YTN 이사회는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발 대상이 된) 해당 감사는 (중략) 뉴스룸의 독립성과 절차적 통제를 제도적으로 보완하기 위한 정당한 자정 활동”이라며 “민주파출소가 YTN 대표이사 직무대행과 이사회 의장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경찰이 이에 따라 두 사람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에 착수한 데 대하여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오창익 YTN 사외이사(이사회 대변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도 개선을 목적으로 한 내부 감사를 민주파출소에서 방송편성 간섭으로 해석해서 형사고발을 했다”며 “언론 자율성과 독립성은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만큼 관련 사안은 사실 관계와 법적 근거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바탕으로 다뤄져야 한다. 더욱이 민주 파출소를 운영하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소통위원회는 허위조작 정보 등 언론과 미디어 소통 관련 업무를 다루는, 언론의 자유와 방송의 독립을 무겁게 인식해야 하는 조직”이라고 했다.

YTN 이사회는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재훈 YTN 대표이사 직무대행(왼쪽)과 오창익 YTN 사외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YTN 제공

이어 그는 “최근에도 국민소통위원회 위원장인 김현 민주당 의원이 강수영 변호사를 고발한 사건이 있었는데, 유사 사건이 반복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대목”이라며 “경찰의 대응도 납득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충분한 확인이나 정식 자료 제출 절차도 없이 언론사 사옥을 방문해서 대표이사 권한대행과 의사회 의장에 대한 조사를 시도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YTN 이사회는 이날 결의문에서 “이번 사안이 특정 정당의 공식 입장인지” 설명 요구와 함께 “무리한 고발과 수사”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민주당 관련 허위조작정보 제보를 받고 후속 대응 등을 해온 민주파출소는 앞서 5월8일 주간브리핑에서 “법적 대응 보고”라며 “YTN 사내이사, 대표이사 직무대행의 방송편성 간섭과 관련하여 방송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이날 공개된 고발장에 따르면 고발인인 김현 민주당 국민소통위원회 위원장은 피고발인 양상우 YTN 이사회 의장과 정재훈 YTN 대표이사 직무대행에 대해 방송편성에 대한 간섭(방송법) 혐의로 고발했다.

올해 3~4월 양 의장이 이사회 산하 저널리즘책무위원회를 신설한 뒤 ‘과거 10년간 YTN이 삭제한 기사 사례 전수조사’를 요청하고, 이에 정 직무대행이 응해 감사가 이뤄져 ‘부당 개입으로 인한 삭제가 의심되는 21건’ 중간결과를 내부 공개한 게 구성원들에게 “향후 동일·유사 보도의 처리에 영향을 미치는 위축효과를 발생시켜, 방송편성의 자유롭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이고 “방송편성에 ‘간섭’하였다”는 게 고발 사유다.

이후 7월7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경찰서 소속 경찰 2인이 사전 조율이나 공식적인 자료 제출 요구 절차 없이 사옥을 방문해 수사를 시도했다는 게 YTN 측 설명이다. 경찰들은 기사삭제 조사 건 관련 실무 담당인 감사팀장을 만나 상황을 파악하고 자료를 받으려 한다고 했으나 성사되지 않았고 경영지원팀장으로부터 회사 입장을 듣고 약 30분 만에 돌아갔다고도 했다. YTN은 9일 경찰청에 수사 착수 경위와 법적 근거를 묻는 항의 공문을 발송했으나 경찰청이 아닌 서울 마포경찰서가 정식 공문이 아닌 ‘회신서’를 통해 고발장이 접수되어 수사에 착수했을 뿐이라는 답변을 21일 내놨다고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부연했다.

이날 YTN 이사회가 공개한 고발장. /YTN 제공

민주파출소의 고발 취지는 그간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가 ‘전수조사’나 ‘거버넌스위원회’ 활동, 이사회에 대해 문제제기 해온 부분과 다르지 않다. 4월9일 김현 의원과 공동 주최한 국회 기자회견에서 YTN지부는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이사회가 “보도 영역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방송법과 YTN 사규 및 단체협약에 명시된 보도 경영 분리 원칙과 방송의 독립성 보장 규정을 깡그리 무시한 채 YTN을 직접 통제하겠다는 ‘이사회의 경영권 장악’ 선언”이라 밝힌 바 있다.

다만 노조에서도 이번 경찰의 행보에 대해선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민주당의 고발 자체를 사측의 기자회견 개최 소식을 통해 알게 됐고, 전수조사와 관련해 구성원 반발이 컸던 4~5월을 두 달 가량 지난 시점 갑자기 경찰 방문이 이뤄져서다. 언론사에 대한 수사기관의 직접 방문은 공권력의 언론 위축 등 우려로 통상적이지 않다. 경찰 측은 피고발인에게 고발내용을 전하는 등 연락을 해야 하는데 누구에게 할지 알 수 없어 직접 찾아갔다는 비공식적 설명을 했고, 앞서 YTN 제보전화 등을 통해서도 연락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전수조사’ 결과 보고서...노조 “유진 체제 보도참사 눈감아”
이런 상황에서 앞선 전수조사(‘YTN 보도자율성 침해 의혹 관련 감사결과 보고서’)의 결과 요약본이 29일 구성원을 대상으로 내부 공개됐다. 감사실에서 2개월 간 진행한 조사는 “특정인 처벌이 목적이 아니라 편집권 독립을 제도적으로 보호하고 재발 방지 체계를 수립하는 데 최종 목적을 둔다”는 방향을 내세웠지만 YTN지부는 ‘부당삭제’로 자의적인 규정을 하는 행위가 방송법상 방송편성에 대한 간섭에 해당할 수 있고, 내부 윤리강령 위반이자 공정방송위원회 권한을 침해한 단체협약 위반 행위란 사유 등을 들어 비판해왔다.

보고서에서 감사실은 ‘2024년 4월 김백 전 사장의 대국민 사과방송’에 대해 “사과방송을 경영자가 개별 보도 과정에 개입한 행위로 보기 어려우나 결과적 적절성 여부와 별개로 내부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식 기록을 남기는 결정 과정은 제도적으로 보완되어야 한다”고 했다. ‘2025년 9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남 음주운전 관련 기사 삭제’에 대해선 “외부 압력→절차 미준수→자기검열 의심의 복합적 보도자율성 침해 사례로 판단한다. 다만 명문화된 삭제 절차 규정이 없었고, 조사 결과 대가성 청탁도 확인되지 않아 중대 규정 위반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전국언론노조 YTN지부 등은 4월9일 국회 소통관에서 YTN 이사회의 경영권 장악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언론노조 제공

‘최근 10년간 YTN 기사 삭제 전수 조사’와 관련해선 최종 9건을 부적절한 기사 삭제 사례로 판단했다. 해당 사례들은 ‘유력 국회의원실 요청에 비공개 처리된 풍자형 콘텐츠’,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무더기 삭제된 지역 협동조합 비판 보도’, ‘외부요청 이후 특정 플랫폼에서만 삭제된 대통령 영상’, ‘최초 작성 기자의 반대에도 전면 삭제된 공적 인물 관련 기사’, ‘공익성 있는 노동 관련 기사의 절차 미준수 삭제’, ‘최고경영자의 삭제 지시 정황이 의심되는 대통령 관련 기사’, ‘사업자 민원으로 게재 14개월 경과 후 삭제된 기사’, ‘팩트 오류로 삭제한 뒤 대기업 핵심 표현만 제목서 변경’, ‘제목 불균형을 이유로 방송 3일 후 삭제된 정치 현안 기사’ 등이었다.

감사실은 이에 대해 “특정 경영진이나 특정 시기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명확한 기준과 절차의 부재, 외부 압력에 대한 대응 및 차단 체계의 미흡, 내부 통제 체계의 불완전성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판단한다”며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YTN지부는 30일 성명에서 김백 전 사장 대국민 사과에 대한 감사실의 평가 등에 대해 “정치 권력과 자본 권력에 대한 굴종”이라며 비판했다. 앞서 김 전 사장은 2024년 4월3일 사과방송을 통해 자사의 20대 대선 당시 김건희 씨 보도, 뉴스타파 ‘윤석열 수사무마 의혹’ 인용보도,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 내곡동 땅 의혹 보도 등을 편파·불공정 보도로 언급한 바 있다.

YTN지부는 “2024년 4월3일은 30년 역사에서 가장 치욕적인 날로 기록된다. (중략) 그날 이후 YTN에는 ‘용산 방송’이라는 참담한 낙인이 찍혔다”며 “10년 치 YTN 보도를 검증하겠다고 나섰던 양상우 사단이 감사실을 동원해 ‘조사’라는 쇼를 벌이더니, 결국 ‘김백 사과’에 면죄부를 주는 망동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YTN지부는 “대표이사의 대표권 행사 범위 내로 볼 수 있다”는 감사실 평가에 대해 “정당한 데스킹을 거쳐 출고된 기사들을 부관참시하고 구성원 의견 수렴조차 거치지 않은 ‘김백 사과극’의 해악을, 단지 ‘절차적 미비’와 '기록 관리 미흡‘이라는 한가한 소리로 축소·은폐한 것”이라고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5월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사옥 내에서 양상우 이사회 의장, 정재훈 사장 대행을 규탄하는 출근길 피케팅을 진행했다. /언론노조 YTN지부 제공

‘현대차 기사 삭제’에 대해서도 YTN지부는 감사실이 “외부 압력과 절차 미준수” 등이라 규정하면서도 당시 관련자인 정재훈 직대 등에 대해 징계 권고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타 언론사들이 대표이사 사퇴, 국장 견책, 경고 등 엄중 처벌을 내릴 때, YTN 감사실은 ‘명문화된 규정이 없었다’ 등 핑계로 오히려 방패막이가 되어 주었다”고 했다. ‘10년 치 기사 삭제 전수 조사’와 관련해선 ‘돌발영상 윤석열 검열 삭제’, ‘김건희 동영상 사용금지’, ‘김건희 명품백 목사 녹취 삭제’ 같은 사례, 특정 정치인을 장기간 방송에서 배제한 사례 등이 아예 언급조차 없다며 YTN지부는 “유진강점기에 벌어진 ‘보도 참사’에는 눈 감고, 자신들 입맛에 맞는 사안만 골라낸 철저한 ‘편파·부실 감사’”라고 비판했다.

◇방미통위 시정명령 기한 임박 사추위 이견 여전
7월31일을 기한으로 방미통위가 시정명령을 내리며 사추위를 구성하라고 했지만 노사의 평행선은 여전한 상태다. 차후 방미통위가 광고중단 등 제재 처분을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정재훈 대표이사 직대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YTN은 원만한 타협을 위해서 사측 추천권을 독점하지 않는 노사 동수 구성이라는 중대한 양보안을 제시했고, 사측과 노측이 서로 통제 없이 자율적으로 위임을 위원을 구성하자는 합리적인 대안을 냈다”며 “그러나 전국언론노조 YTN지부는 2024년 3월에 이미 폐지된 과거 규정, 즉 상위 3개 주주사별 1인 추천 등의 내용이 담긴 과거안에 무조건적인 원상 복구만을 최종안으로 고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YTN은 최대주주가 39.17%의 지분을 보유한 민영 상장 회사다. 지분율과 책임이 현저히 다른 주주들에게 과거 공기업 시절처럼 1사 1인의 추천권을 기계적으로 배분하는 것은 책임 경영 원칙에 어긋나며 정관 변경을 위한 주주총회 특별 결의 통과를 담보할 수 없어서 시간의 지연만을 가져올 수도 있는 실행 불가능한 방안”이라며 “과거 규정만을 고집하는 노조와의 협상 교착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방미통위 차원의 적극적인 의견 제시와 지도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YTN지부는 29일 성명에서 “회사는 최종안으로 제시한 노사동수 구성 방안이 마치 엄청난 양보인 것처럼 내세우고 있다”며 “노사 동수는 양보가 아니다”라고 했다. YTN지부는 “사추위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방송법과 단체협약에 마련된 제도다. 그런 취지에서 방송법은 교섭대표노조와의 ‘합의’로 사추위를 구성하도록 했다”며 “노사 동수 구성은 이러한 규정 취지에서 자연히 도출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YTN 이사회는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재훈 YTN 대표이사 직무대행(왼쪽)과 오창익 YTN 사외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YTN지부는 또 “최대주주(유진그룹) 지분율을 초과하는 추천권을 행사하려는 것이야말로 특권이며 방송법 취지에도 어긋난다”면서 “유진의 지분율은 YTN 발생주식총수의 과반에 미치치 못하므로, 유진이 사측 추천위원 중 과반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은 회사가 강조해 온 ‘지분율 비례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유진에게 지분율 이상의 특권을 부여하는 건 오히려 상법상 주주평등 원칙에 반할 소지가 크다”고 반박했다.

최근 방미통위가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처분을 취소하란 1심 법원 판결에 대한 후속조치를 논의하는 가운데 방미통위의 직권취소 결정 등이 이뤄졌을 때 최대주주인 유진그룹의 후속대응에 대한 답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정재훈 직대는 “이뤄지지 않은 일을 예단해서 말씀드리긴 쉽지 않지만 승인 취소 등 의결이 이뤄졌을 경우에 가처분 등 여러가지 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오창익 사외이사는 “대행 말씀대로 발생하지 않은 일에 대해 언급하는 게 부적절하다”면서도 “저흰 아직 1심 결론밖에 안 난 상태에서 중요한 국가기관인 방미통위가 무리한 결정을 할 거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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