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신간돋보기] 달구비·여우비…다양한 비 이름 外
# 달구비·여우비…다양한 비 이름
오늘은 빗방울 축제- 박아림 글·그림 /나는나 /1만8000원

우리 조상들은 비가 얼마나 많이 오는지, 얼마나 오래 오는지, 언제 오는지, 무엇을 살려 주는지, 자세히 살펴 비마다 이름을 붙였다. 먼지만 가라앉힐 정도로 아주 조금 내리는 먼지잼. 빗줄기가 매우 가늘어서 안개처럼 부옇게 보이는 안개비. 달구로 땅을 내리찍듯 굵고 무겁고 세차게 쏟아지는 달구비. 실처럼 가늘고 길게 내리는 실비. 해가 떠 있는데 잠깐 내리다 그치는 여우비. 꼭 필요할 때 내리는 단비. 모내기를 위한 목비. 더운 여름을 식혀 주는 잠비. 우리말 고운 이름의 비들을 알려 주는 그림책.
# ‘국가 폭력’ 장편소설로 고발
죽도록 맞으며 살아왔다- 박형서 지음 /문학과지성사 /1만9800원

거침없는 필치와 능수능란한 전개로 독자와 평단을 매료해 온 박형서가 8년 만의 신작이자 13년 만의 장편을 내놓았다. 소설 속 인물 ‘박복대’의 삶은 폭행 속에 있었다. 6·25전쟁, 형제복지원, 삼청교육대, 민주화 항쟁, 빈민을 보호하지 않은 권력에 늘 맞았다.
그 모든 폭행을 겪고서도 살아남았지만, 그가 겪어온 구타 속에는 수백만의 죽음이 있었다. 박복대라는 인물은 국가에, 그리고 서로에게 죽도록 맞으며 ‘불구가 되어버린’ 근현대 한국인의 초상이다. 이 작품은 해방 직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 근현대사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 반려견 생애주기별 돌봄 가이드
수의사 설채현의 강아지 성장수업- 설채현 지음 /시미씨 그림 /김영사 /2만8000원

대한민국 반려견 인구 1000만 명 시대이다. 반려견 문화 변화에 큰 방향성을 제시해 온 동물행동 전문가 설채현 수의사가 현장에서 접한 보호자들의 고민과 궁금증에 해답을 준다. 강아지를 만나기 전 준비해야 할 것부터 개춘기 노년기를 거쳐 이별의 시간까지, 보호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행동학 의학 교육 지식을 들려준다. 생애주기별로 입양, 사회화, 교육, 건강관리, 질병, 노화, 펫로스 등 보호자들이 실제로 마주하는 문제를 쉽고 따뜻하게 설명한다. 강아지를 가족 일원으로 존중하는 마음과 태도를 담았다.
# 소아청소년 비만 처방전
소아청소년 비만 가족혁명- 송경철 지음 /북하우스 /2만 원

소아내분비과 전문의 송경철 교수가 소아청소년 비만의 원인과 진단, 치료 방법을 한 가족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풀어낸 대중 실용서. 소아청소년 비만은 호르몬 균형을 흔들고, 수면을 방해하며, 성장 속도를 왜곡한다. 집중력 자신감 자존감에도 영향을 미친다. 상당수는 결국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며, 당뇨병, 고혈압, 지방간 질환, 심혈관 질환, 우울증의 출발점이 된다.
최근에는 소아청소년 비만·과체중 유병률이 25%에 육박했다. 이 책은 소아 비만의 원인, 진단, 식단, 운동, 검사, 약물 치료(위고비), 수술까지 진료 흐름을 소개한다.
# 정글 같은 공직사회 생존법
초식공무원 생존기- 김인태 지음 /부키 /1만8000원

군산시청 5급 사무관부터 시작해 외교부 일등서기관, 주 뉴욕총영사관 동포 영사, 정읍시 및 전주시 부시장 등을 지내며 30년간 공직에서 일해 온 김인태의 고백록. 저자는 공직 사회라는 정글에서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은 화려한 갈기를 세우고 호령하는 ‘수사자’(권력자)들이지만, 묵묵히 행정을 책임지는 진짜 주인공은 소임을 다하는 다수의 ‘초식 공무원’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조직 사회의 생태와 문화 속에서 공무원 및 직장인이 소신과 원칙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생존하고 균형을 찾아갈 방법을 제시한다.
# 재판 사례와 연관된 책 소개
죄와 책- 박주영 지음 /모로 /2만2000원

‘어떤 양형 이유’ 등을 쓴 박주영 판사가 이번에는 직간접으로 겪은 재판 사례와 연관된 책을 소개한다. 차가워야 할 법의 언어에 문학적 온기를 더하며 쓴 저자의 판결문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의 판결문과 당부사항을 듣는 재판 당사자들과 방청객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린다. 인간 쟁투의 기록이 담긴 그 판결문이 곧 문학이어서다. 저자는 “법이 인간 삶의 한 국면만 다룬다면, 문학은 인간이라는 조각의 시작과 끝을 다룬다”고 말한다. 책을 읽는 문해력이 곧 사람을 이해하는 인해력(人解力)이라고 강조한다.
# 윤동주·릴케 등 37명 詩 95편
세계 시인선 시화집- 호라티우스 외 지음 /세계시인선 편집부 엮음 /파울 클레 그림 /민음사 /1만7000원

민음사 창립 6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된 세계시 선집. 아직 시가 낯선 독자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시를 선별했다. 세계시 독자들에게 많이 알려진 셰익스피어, 보들레르, 에밀리 디킨슨, 랭보, 릴케. 국내에는 시인으로서 위상이 잘 알려지지 않은 에밀리 브론테, 카프카, 페소아. 한국 시 독자들이 사랑하는 정지용, 백석, 윤동주 등. ‘세계시인선’ 대표 작가 37명의 시 95편이다. 시의 음악성을 돌아보는 의미에서 음악적인 리듬을 색채로 표현한 파울 클레의 그림 45점도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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