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나서는 경남 대표 선수들

주성희 기자 2026. 7. 3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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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회 금상 수상자
점역교정 조정숙·바리스타 김재현 선수
“점자는 자립의 시작” “커피로 사람들 웃게 만들고파”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한국폴리텍7대학 창원캠퍼스 등 창원 일대에서 열린 경상남도 장애인기능경기대회 모습.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경남지부

9월에 있을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를 앞두고 경남 대표 선수들이 준비에 한창이다.

장애인기능경기대회는 지역에 우수한 기능 장애인을 발굴·육성해 기능수준 향상, 고용 촉진과 더불어 안정된 직업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사회적으로 장애인의 기능을 존중하는 인식을 퍼트리고자 한다. 무엇보다 전 장애인계가 참여해 지역 장애인 화합과 축제를 여는 데도 목적을 둔다.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주관한다. 우리 지역에서는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경상남도지부가 대회를 총괄한다.

기능경기는 25개 직종이 있다. 정규 17개 직종은 시각장애 중증장애인만 참가할 수 있는 점역교정부터 가구 제작, 귀금속공예, 나전칠기, 목공예, 시각디자인, 양복, 양장, 워드프로세서, 웹마스터, 전산응용기계제도, 전자출판, 컴퓨터수리, 컴퓨터프로그래밍, 컴퓨터활용능력, 한복, 화훼장식이다.

시범 5개 직종은 자전거조립, 제과제빵, 안마, 바리스타, 워드프로세서가 있다. 레저·생활기술경기 3개 직종은 그림, 네일미용, 이스포츠다.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한국폴리텍Ⅶ대학 창원캠퍼스 등 창원 일대에서 열렸다. 같은 시기에 전국 16개 시도에서 지방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진행됐다.

올해 경남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는 22개 직종에 158명이 참가했다. 이 가운데 57명이 입상했다. 9월에 있을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 경남 대표로 참여할 선수는 금상을 받은 20명이다.

박성호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경남지부장은 "장애인 기능경기는 장애인 기능인의 자립과 사회참여를 확대하는 중요한 기반"이라며 "앞으로도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기술을 연마하고 자신의 역량을 펼치도록 예산 확보와 훈련환경을 개선하고, 취업 연계 확대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남도민일보>는 22개 직종 중 점역교정, 바리스타에서 금상을 받아 전국 대회를 준비하는 선수들을 만나서 그들의 각오를 들어봤다.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한국폴리텍7대학 창원캠퍼스 등 창원 일대에서 열린 경상남도 장애인기능경기대회 모습.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경남지부
자립의 시작은 새로운 언어 '점자'
올해 6월에 열린 경남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점역교정 종목에서 금상을 받은 조정숙 선수가 사진을 찍고 있다. /주성희 기자

올해 경남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점역교정에서 1등을 한 조정숙(55·진주) 선수는 "장애인은 자립을 원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는 게 자립인데, 점자가 큰 역할을 한다"라면서 점자가 자립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점역은 점자정보단말기 또는 수기로 점자를 제작하는 것을 뜻한다. 대표적인 점자정보단말기는 브레일 한소네 등이 있다. 점역교정은 오기나 잘못된 점자를 고치는 작업이다. 기능경기대회에서는 점역과 교정 두 과목 시험을 치른다.

이번 대회에 처음 출전한 조 선수는 뜻하지 않게 금상을 받았다면서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는 고수들이 출전한다는데 걱정이다"라면서 웃어 보였다.

조 선수는 망막색소변성증이 있는데 학창 시절에는 야맹증으로만 알고 살았다. 43세가 되던 해인 2013년 1월에 시야가 좁아지는 순간을 경험한 후 병원에 갔더니 망막색소변성증 경증으로 장애진단을 받았다. 망막색소변성증은 점점 진행하는 질환이라 현재는 조 선수는 중증인 상태다.

조 선수는 "장애 진단을 받은 직후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들어 무척 힘들었는데, 점자를 익히면서 할 수 있는 일과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 선수는 점역교정을 알기 전에 2023년에 대전맹학교로 입학을 했다. 그때 한 달에 한 번씩 졸업한 선배들과 만남이 있었다. 점역교정 분야에서 전국장애인기능대회를 준비하는 선배 이야기를 들으면서 조 선수도 점역교정에 좀 더 관심을 기울였고, 대회까지 준비하게 됐다.

처음에는 점자로 된 한두 문장도 읽기 힘들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50대에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건 마음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는 조급함을 갖지 않고 '하루에 30분만 읽자'라는 목표로 공부했고 올해 3월에는 점역교정사 자격증 3급을 땄고, 경남 대회에서는 1등을 차지하기까지에 이르렀다.

앞으로 전국대회가 남았다. 기출문제를 보면서 열심히 준비 중이다. "점역교정사 자격증은 크게 쓰인 글자를 보고 점자를 제작하는데, 기능대회는 제시된 점자를 읽고 기억한 뒤, 점자로 제작해야 해서 더 어렵다. 점역교정사 자격증 시험을 전맹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조 선수는 올해 9월 부산에서 있을 전국대회를 출전한 이후에는 점역교정사 2급 자격증을 준비할 계획이다.
경남장애인기능대회 점역교정 부문을 응시하고 있는 조정숙 선수.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경남지부
바리스타로서 발전하다
창원시보호작업센터 카페 쉼표에서 일하고 있는 김재현 선수. /주성희 기자

지체장애와 자폐장애가 있는 김재현(31·창원) 선수는 8년 전 창원시보호작업센터에 오게 되면서 커피를 접했다. 평소 깔끔하기도 하고 한식 요리하기를 좋아하는 김 선수라 그런지 부엌에 있는 게 낯설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는 센터에 오고 나서 1년 뒤 바리스타 자격증 1·2급을 전부 땄다.

김 선수는 평일 오전 7시 30분에서 40분 사이에 집을 나선다. 30여 분 걸려 창원시보호작업센터 내 카페 쉼표로 출근한다. 본격적으로 일하기에 앞서 그도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신다. 그리고 청소하고 물과 재료 등을 준비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손님을 맞이한다. 그는 커피를 마신 뒤 보이는 손님의 미소를 볼 수 있어서 카페 쉼표에서 일하는 게 좋다고 했다.

그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분야는 아메리카노다. 신맛과 쓴맛이 교차하는 게 맛있는 아메리카노다. 특히 앞맛은 쓰지만 뒷맛에서는 신맛이 나야 한다. 이번 경남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는 아메리카노의 핵심이 되는 에스프레소 추출이 첫 과제였다. 이후에는 카페라테, 카푸치노, 카페 마키아토를 기준에 충족해서 만들어야 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실력을 끝까지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대회에서 2, 3등을 했지만 올해는 지도 선생님과 동료들의 응원을 받고 금상까지 얻게 됐다. 전국 대회에 경남 대표로서 당당하게 시험을 치러 1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자신만의 카페를 열고 싶다고 했다. 생각해둔 상호는 '모두의 카페'다.

창원시보호작업센터 카페를 담당하면서 커피 교육을 하고 있는 박상희 사회복지사는 "카페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대하고, 설거지·청소·커피 제조 등 여러 일을 해내면서 보람과 뿌듯함을 경험하게 된다"라면서 "경남장애인기능경기대회로 자기 분야에서 성취를 얻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여겨 센터에서도 해마다 1~2명은 꼭 출전시키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올해 6월에 열린 경남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바리스타 종목에서 금상을 받은 김재현 선수가 일터인 카페 쉼표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주성희 기자

/주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