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시인 김영승, 묘한 언어의 매력… 발음할수록 빠져드는 말 맛

김성호 2026. 7. 3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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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시인 김영승, 13년 만에 새 시집
2013년 ‘흐린 날 미사일’ 이후 신작 눈길
52년전 자화상 표지… 59편·산문 1편 수록

■ 파리 팔휘 토끼 톡휘 다리 달휘┃김영승 지음. 창비 펴냄. 152쪽. 1만3천원


인천 시인 김영승이 그의 시를 오래도록 기다려온 독자들에게 13년 만에 새 시집을 선물로 보내왔다.

김영승 시인의 새 시집에는 시 59편과 산문 1편이 실렸다. 수록된 첫 작품 제목은 ‘비가 오니’이며 마지막 작품 제목은 ‘호우와 반바지’다. 그리고 발문·해설·인사말을 겸한 산문 ‘반가사유상과 내가 사랑하는 것들과 오니기리와 회전 낙법과 피겨스케이팅과 바람과 별과 시와 꽃’ 1편이 함께 실렸다. 시집 표지는 52년 전인 1974년 김영승이 그린 ‘자화상’으로 꾸몄다.

김영승 시인의 가장 최근 시집은 2013년 발간된 ‘흐린 날 미사일’(나남 刊)이다.

시인은 13년 만에 시집을 낸 소감을 두 문장으로 ‘시인의 말’을 통해 밝혔다.

“나도 중학교 때부터 아무도 몰래 시를 써왔다. 새 시집을 내게 되어 기쁘다”(시집에 수록된 ‘시인의 말’)

짧지만, 짧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이번 시집 제목인 12글자 ‘파리 팔휘 토끼 톡휘 다리 달휘’이 적잖이 독특하다. 시집 100쪽 43번째 수록된 시 ‘팔휘’에서 가져온 표현이다.

“어릴 적부터 만만한 게 파리라/파리를 기중(基中) 가장 많이 잡았으니/팔휘//그냥/그렇게 한번 발음해본다//팔휘 하니까 어쩐지……/발음상 보석 같지 않은가 팔휘//쥐도/토끼도 마찬가지/…(후략)”(詩 ‘팔휘’ 일부 발췌)

시집에 수록된 산문에는 1부터 16까지 번호가 붙어있다. 그 가운데 ‘13’번은 이렇다.

“나는 2017년 인천시 주관 300만 인천 시민이 투표로 선정한 인천 대표 작가(장르를 통틀어)인데, 그 300만 인천 시민에게도 감사한다. 그런데 인천 시민들 중 나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아무리 겸손한 표현이라 해도 시인의 말에 동의할 이는 단 한 명도 없을 것 같다.

추천사에 박준 시인은 김영승 시인에 대해 “일찍부터 그는 나에게 천재였다. 그는 선현처럼 사유하지만 선현처럼 말하지 않으며 그마저도 말을 아껴 한번 들어본 적 없는 희한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낸다”며 “나는 그처럼 살거나 쓰지는 못하지만 읽을 수는 있다. 이것이면 됐다”고 썼다.

/김성호 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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