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나이키 신어요? 하나도 안 멋진데”…‘애국소비’ 꽂힌 中 MZ, 왜?

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 2026. 7. 3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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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에어포스1, 기사와 무관한 사진. EPA연합뉴스

한때 중국 시장을 평정했던 나이키가 현지 소비자들의 외면 속에 고전하고 있다. 중국 스포츠웨어 시장은 최근 5년간 50% 넘게 성장했지만 나이키 매출은 오히려 30% 감소했다. ‘궈차오(國潮·China Chic)’로 불리는 애국 소비와 현지화 경쟁에서 밀리면서 중국 토종 브랜드에 주도권을 내준 결과다.

2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나이키의 중국 사업 매출은 8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지난 5월 말 마감한 회계연도 중국 매출은 58억 달러(약 8조3900억 원)로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21회계연도 사상 최대였던 82억9000만 달러(약 12조 원)와 비교하면 30% 줄어든 규모다.

반면 시장 자체는 꾸준히 커졌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스포츠웨어 시장은 최근 5년간 51% 성장해 지난해 850억 달러(약 122조9000억 원) 규모로 확대됐다. 운동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포츠 관련 소비는 수십 년 만에 가장 활발한 수준이다. 과거 나이키의 최대 성장동력이던 중국은 이제 가장 작은 시장으로 전락하며 글로벌 실적 회복의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신장 강제노동’ 논란에 돌아서…그럼 무슨 신발 신을까

중국 스포츠 브랜드 안타의 신발. 안타 홈페이지 캡처
나이키의 부진은 단순한 경기 문제가 아니라 소비문화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분위기가 바뀐 계기는 2021년 3월이었다. 신장 위구르 지역 강제노동 의혹을 우려한 나이키의 과거 성명이 다시 확산되면서 중국에서는 불매운동이 번졌고, 운동화를 불태우는 영상까지 퍼졌다. 중국 유명 배우 왕이보는 나이키와의 광고 계약을 종료했고, 중국 스포츠 프랜드 ‘안타’와 ‘리닝’은 신장산 면화 사용을 내세우며 애국 마케팅을 강화했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해 온 ‘궈차오’ 운동에도 불을 붙였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자는 정책 기조 속에 알리바바 타오바오와 톈마오, 징둥 등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도 중국 브랜드 전용관을 운영하며 소비자 인식 변화에 힘을 보탰다.

컨설팅업체 차이나스키니의 트레이시 다이 운영이사는 CNBC에 “몇 년 전만 해도 고등학생들에게 어떤 운동화를 사고 싶냐고 물으면 나이키나 아디다스를 꼽았지만 지금은 안타와 리닝을 말한다”며 “나이키는 이제 그들에게 더 이상 멋있는 브랜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 스포츠 브랜드 안타의 신발. 해당 제품의 가격은 499위안(약 10만원)이다. 안타 홈페이지 캡처

소비 기준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해외 브랜드라는 점 자체가 프리미엄으로 통했지만 이제는 가격과 기술력, 제품 혁신이 더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됐다.

브랜드 컨설팅업체 컨듀잇아시아를 설립한 웨이 칸은 “나이키는 여전히 글로벌 범용 브랜드에 머물러 있고 제품 혁신 속도도 현지 경쟁사보다 느리다”며 “중국 소비자들은 5~10년 전보다 훨씬 까다로워졌고 브랜드보다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를 본다”고 지적했다.

아디다스는 살아났는데…나이키는 뒤늦게 현지화 승부수

외국 브랜드가 모두 고전하는 것은 아니다. 아디다스는 지난해 중국 매출이 13% 증가했고 룰루레몬의 기존점포 매출도 20% 늘었다. 아디다스는 제품 개발 권한을 현지 조직에 넘기고 중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상품을 선보이며 반등에 성공했다. 춘절을 맞아 출시한 ‘차이니즈 트랙 톱’ 재킷은 27분 만에 완판되며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반면 나이키는 본사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나이키 출신 컨설턴트 웨이 칸은 “디자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결정이 본사에서 이뤄져 현지 소비자에 맞는 제품을 만들 여지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나이키도 뒤늦게 변화에 나섰다. 올해 1월 캐시 스파크스를 중화권 총괄 부사장으로 선임한 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 시장 전용 제품을 담당하는 첫 현지 제품개발 부사장을 임명했다. 연말부터 중국에서 기획·생산한 제품을 선보이고 향후 18개월 동안 현지 개발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복잡해진 유통망도 손본다. 일부 온라인 판매 채널을 정리하고 정상가 판매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BNP파리바는 이 과정에서 중국 매출이 연간 최대 10억 달러, 전체 매출의 17%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스파크스 부사장은 “단기적인 매출 감소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강한 사업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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