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 국평 10억 돌파…울산·세종도 들썩
서울 전세상승률 작년比 5배 올라
성북·노원 등 매물 70% 이상 감소
올해 누적 울산 4%·세종 3.6% ↑
“보유세 인상땐 임차인에 전가 우려”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수도권을 넘어 지방 주요 도시로 확산하며 전월세난이 전국화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1년 새 전셋값이 수억 원 오른 계약이 잇따르고, 울산·세종·부산 등지에서는 입주 물량 감소와 매물 부족이 맞물리며 상승 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보유세 강화 등 세제 개편이 현실화하면 임대인들이 늘어난 세 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해 전월세 가격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넷째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25% 상승해 전주(0.27%)에 비해 오름폭이 다소 줄었다. 휴가철을 맞아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지만 서울의 전셋값은 올 들어서만 6.27% 올라 지난해(1.22%)보다 5배 이상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수도권의 전세가격 누적 상승률은 4.59%로 지난해 같은 기간(0.54%)의 8.5배 수준이다.
서울·수도권을 포함해 올 들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7월 넷째주(27일 기준)까지 2.91%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인 0.13%의 22배를 웃돈다. 수도권에 비해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방에서도 수요에 비해 매물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다. 울산은 올해 누적 4.09% 올라 지방 광역시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세종과 부산도 각각 3.64%, 2.62% 상승했다.

울산은 조선·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업황 회복과 기업 투자 확대로 임대 수요가 견조한 상황에서 전세 매물까지 크게 줄며 가격이 오르고 있다. 세종 역시 올해 입주 예정 물량이 42가구에 불과하고 내년에는 현재까지 확인된 신규 입주 물량도 없어 기존 전세 매물의 희소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에서는 실수요자 거주 비중이 높은 강북권을 중심으로 전셋값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성북구의 누적 상승률이 10.10%로 가장 높았고 노원구(9.28%), 성동구(8.49%), 광진구(7.82%), 도봉구(7.77%) 등이 뒤를 이었다. 성북구와 노원구, 도봉구 등은 전세 매물이 올해 초 보다 70% 이상 줄어든 상태다.
실제로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 전용 84㎡는 이달 23일 10억3000만 원에 신규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이달 2일에는 10억5000만 원에 거래돼 처음으로 전셋값이 1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7월 같은 주택형 신규 계약은 6억8000만~8억5000만 원 수준으로, 1년 새 가격이 2억~4억 원가량 올랐다. 지난달 4일 9억 원에 계약된 뒤 한 달 만에 10억 원대로 올라 상승 속도도 빨라졌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없어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전용 84㎡는 현재 남은 매물은 한 건뿐”이라고 전했다.
경기에서는 광명시 누적 전셋값 상승률이 10.35%로 가장 높았고 수원 영통구(8.00%), 용인 기흥구(7.95%), 하남시(7.39%) 등이 뒤를 이었다. 광명시 광명동 ‘푸르지오 포레나’ 74㎡는 최근 6억1000만 원에 신규 전세 계약이 이뤄지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5억 원에 계약됐던 주택형으로 1년 새 1억 원 이상 올랐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로 매매 수요가 임대차 시장에 머물면서 실수요층이 두터운 지역의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금융기관의 대출한도 축소로 거래는 둔화하고 있지만 매매와 전월세 매물이 모두 부족해 가격이 쉽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며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보유세 인상까지 이뤄지면 전월세 가격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한편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5% 올라 2주 연속 상승 폭이 줄었다. 세제 개편을 앞두고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3구와 용산구의 오름폭이 둔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중랑구와 노원구 등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북권은 오름폭이 확대됐다.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구리시 등 추가 규제지역도 상승세가 둔화됐다.
천민아 기자 mina@sedaily.com박지우 기자 ji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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