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전 총경 아들 사건 동료에게 문의한 경찰, 견책 정당”

전 상사였던 총경의 아들이 피의자로 입건되자 담당 수사관에게 연락해 상사의 부탁 등을 전달한 경찰관에 대한 견책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강재원)는 경정 A씨가 경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견책 및 징계부가금 취소 소송에서 지난 5월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2023년 3월 전 상사의 아들이 과거 자신이 함께 근무했던 동료 B씨에게 수사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사건 관련 얘기를 했다. A씨는 B씨에게 “(B씨가) 담당하고 있던 공동주거침입 혐의 피의자가 내 상사였던 총경의 아들”이라며 사건을 언급했다. 이에 B씨가 이 사건을 어떻게 알고 있냐고 묻자 “내가 그 분을 안다. 내가 모시던 계장이고, 내가 B씨한테 전화를 안 해야 하는데 일단은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상사가 아들 조사에 동석하기 싫어한다. 변호사 참여 하에 조사를 해도 되냐” 등 부탁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2022년 3월 관용차를 운전하던 경찰관에게 술에 취한 지인을 집까지 태워주라고 한 행동과 2021년 12월 관내 사업자로부터 14만9000원 상당의 머플러 등을 선물로 받은 것이 A씨의 징계 사유에 포함됐다.
A씨는 자신의 행동이 징계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A씨는 전 상사 아들의 사건을 동료에게 말한 것에 대해 “사건의 처리 방향에 개입하거나 압력을 가하는 등 청탁을 한 게 아니기에 징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른 징계 사유들 역시 경찰 동료에게 사적 이익을 요구하거나, 공무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등 청렴성을 의심받는 행위가 아니라며 징계가 취소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징계는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당시 맡고 있던 직책상 사건 문의 등이 금지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했다”며 “사건 문의가 실제 사건 수사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외견상 일반 국민의 관점에서 수사 절차의 공정성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할 지위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는 소속 경찰관들을 지휘·감독하는 지위에 있었고, 유관기관이나 관련자들로부터 철저히 독립해 성실의무, 청렴의무 등에 위반되지 않도록 행동할 의무가 있다”며 “그럼에도 A씨는 종전에 자신의 지휘·감독하에 있던 경찰관에게 사건 문의를 했고, 사적 목적으로 부당지시를 했다”고 질책했다. 관내 사업자로부터 머플러 등을 받은 점 역시 위법성이 가볍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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