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마저”…인구소멸 안전지대 전국 ‘0’
세종 소멸위험지수 1.4→0.9로 하락
광역시 부산·대구도 위험지역으로 진입
단순 재정지원 넘어 민간 참여확대 필요

지역별 인구감소 위험을 가늠하는 지방소멸위험지수에서 ‘안전지대’로 분류되던 마지막 광역자치단체 세종마저 최근 5년 새 위험권 문턱으로 밀려났다. 5년 전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지방소멸위험지수 1을 넘겼던 세종의 지수가 0.9대로 떨어지면서 모든 시도가 소멸위험 ‘주의 단계’ 이하로 내려앉은 것이다. 공멸을 막기 위해 지역재생, 지역 회복에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민간까지 경각심을 갖고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30일 국가데이터처 주민등록인구 현황을 바탕으로 2021년 6월과 2026년 6월 전국 17개 시도의 소멸위험지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 지수 1.0 이상인 ‘안전지대’는 5년 전 세종 한 곳에서 올해는 단 한 곳도 남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멸위험지수는 한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고령 인구로 나눈 값으로 1.5 이상이면 ‘소멸 위험 매우 낮음’, 1.0~1.5는 ‘보통’, 0.5~1.0은 ‘주의 단계’, 0.5 미만이면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2021년 유일하게 ‘보통’ 등급(1.380)을 유지했던 세종의 추락이다. 세종은 5년 새 지수가 0.926으로 떨어지며 ‘주의 단계’로 밀려났다. 신도시 조성 초기 유입됐던 젊은 인구가 정착하며 고령 인구도 함께 늘어난 반면 2030세대 여성 유입 속도는 상대적으로 둔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전국 평균지수는 2021년 6월 0.750에서 2026년 6월 0.525로 5년 만에 0.225 하락했다. 여전히 ‘주의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소멸 위험 지역 경계선인 0.5에 바짝 다가선 수치다.
이러한 위험 확산은 광역 시도 단위로 전방위로 번지고 있다. 이 기간 새롭게 소멸 위험 지역에 진입한 곳은 부산(0.606→0.416), 대구(0.699→0.469), 충북(0.603→0.420), 충남(0.555→0.400), 경남(0.589→0.363), 제주(0.732→0.493) 등 6곳에 달한다. 대도시로 꼽히는 부산과 대구까지 위험 지역에 이름을 올리면서 인구소멸이 더 이상 농어촌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기존에도 위험 지역이었던 강원·전북·전남·경북은 지수가 더 낮아지며 위험도가 한층 심화됐다. 이로써 2026년 6월 기준 17개 시도 가운데 10곳이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돼 2021년 4곳에서 두 배 이상 늘었다.
수도권도 예외는 아니었다. 서울의 지수는 0.939에서 0.715로, 경기는 0.973에서 0.652로 각각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젊은 인구가 몰리는 수도권조차 고령화 속도를 청년 여성 인구 유입이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저출산·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지역 간 인구 격차가 커지는 것은 물론 전국적인 동반 하락 추세도 뚜렷해지고 있다. 지방소멸대응기금 등 정부 대응책에도 불구하고 5년 사이 ‘안전지대’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점은 인구소멸 대응의 무게중심을 정부 재정 지원 일변도에서 민간 참여 확대 방향으로 옮겨야 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로 정부는 2021년 인구감소 지역 89곳을 지정하고 2022년부터 매년 1조 원 규모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10년간 투입하는 대책을 시행 중이지만 아직 지역 인구구조 악화를 되돌릴 만한 성과는 충분히 확인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등 민간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최예술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차원에서 지역 소멸 관련 지원 사업에 관심은 있지만 정작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상품 개발과 기획·마케팅·브랜딩 단계부터 기업들이 지역 청년·사업가들과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바꿔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석 기자 ryupr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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