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냉수샤워에 영양제까지"…우치동물원의 폭염 극복기
그늘·실내로 숨어 활동량 ‘뚝’
매일 물 뿌려주며 건강관리 도와
얼린 과일·채소 등 특식 제공도

"뿌우우우-."
30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우치동물원. 연일 가마솥더위에 굵은 물줄기가 쏟아지자 아시아코끼리 봉이(1998년생)가 긴 코를 하늘 높이 치켜들며 시원한 울음소리를 터뜨렸다. 곁에 있던 딸 우리(2010년생)도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냉수 샤워를 받았다. 물을 흠뻑 맞은 코끼리들은 이내 긴 코로 흙을 퍼 올려 온몸에 덮어 썼다. 뜨겁게 달아오른 피부를 식히기 위한 진흙목욕이었다.
불과 몇 걸음 떨어진 소(少)맹수사에서는 냉각 미스트가 쉼 없이 분사됐다. 라쿤과 붉은여우들은 잠시 물안개를 맞은 뒤 다시 그늘이나 실내로 몸을 피했다. 에어컨이 가동되는 동물사에는 대부분의 동물들이 한낮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관람객들은 "동물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아쉬워하면서도 "사람도 견디기 힘든 날씨인데 동물들은 얼마나 덥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폭염 앞에서는 사막에서 살아가던 낙타도 예외가 아니었다. 낙타 호두(2014년생)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오후 내내 그늘 아래 자리를 잡고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사육사가 물을 뿌려주자 고개를 든 채 온몸을 맡기며 열을 식힌 뒤 다시 그늘로 향했다.
남아메리카물개 딸랑이(2018년생)는 수차례 물속을 오가며 헤엄친 뒤 바위 위에서 쉬기를 반복했다. 더운 지방에서 서식하는 얼룩말과 미어캣 역시 대부분 그늘을 벗어나지 않았고, 호랑이 등 물을 좋아하는 동물들은 풀장과 물가를 떠나지 않았다. 예년보다 길어진 폭염은 동물들의 생활 패턴까지 바꾸고 있었다.
연일 폭염 경보가 발효되고 있는 가운데 동물원은 총력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코끼리에게는 하루 여러 차례 냉수 샤워를 실시하고 진흙목욕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물을 공급한다. 맹수사 등에서는 풀장을 활용해 체온을 낮추도록 하고, 냉각 미스트를 가동해 주변 온도를 낮추고 있다.
다음달 4일부터는 얼린 과일과 등을 활용한 여름철 특식과 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성창민 우치공원관리사무소장은 "동물들도 사람처럼 더위가 심해지면 활동량이 줄고 그늘이나 실내에서 휴식을 취하려는 행동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며 "종마다 생활환경이 다른 만큼 냉방시설과 영양소와 에너지 함량이 높은 특식 등 맞춤형 관리로 건강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폭염이 예년보다 길어지면서 여름철 동물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맞춰 동물들이 안전하게 여름을 날 수 있도록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태민 기자 ytm@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