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22년 만에 부산 역대급 폭염…피서객들은 땀 '줄줄'

부산CBS 정혜린 기자 2026. 7. 3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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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광안리해수욕장서 피서객들 더위 식혀
"이렇게 더울 줄 몰라…걷기만 해도 땀 줄줄"
부산 시민들도 역대급 더위에 "평생 제일 더워"
30일 부산 중부·서부 폭염중대경보…최고기온 38.3도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30일 오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다. 정혜린 기자


부산 낮 기온이 122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부산을 찾아온 관광객들은 상상하지 못한 무더위에 혀를 내두르며 바다나 실내에서 더위를 식히기 바빴다.

30일 오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는 평일임에도 휴가철을 맞은 피서객들로 붐볐다. 내리쬐는 뜨거운 햇빛 아래 남녀노소 피서객들은 시원한 바다로 뛰어들어 잠시 더위를 잊는 모습을 보였다. 백사장을 가득 채운 파라솔 아래에서 잠시 쉬는 피서객들의 얼굴에는 금세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바닷가에 위치해 통상 수도권이나 내륙지역에 비해 시원한 부산에서 예상치 못한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피서객들은 당황스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경남 밀양에서 친구들과 휴가를 온 이혜인(29·여)씨는 "정말 이렇게까지 더울 줄 몰랐다.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땀이 너무 많이 나서 빨리 물에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라며 "너무 더워서 힘들지만 이왕 왔으니까 열심히 놀아보려고 한다. 그래도 실내에서 못 느끼는 즐거움이 있으니 즐기면서 더위를 이겨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해수욕장 인근 카페와 식당에는 더위를 피해 실내로 들어온 피서객들로 가득 찼고, 거리에 설치된 쿨링포그(인공 안개 분사 장치) 아래서 더위를 식히기도 했다.

30일 오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백사장에 설치된 파라솔 아래에서 쉬고 있다. 정혜린 기자


관광객 뿐 아니라 부산 시민들도 평소 여름과 다른 무더위에 혀를 내둘렀다.

해수욕장에서 파라솔과 튜브 등을 대여해주는 직원들은 햇빛을 피하기 위해 모자와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도 땀으로 머리와 옷이 젖었다. 천승훈(40대·남)씨는 "지금 점점 더 더워지고 있는 것 같다. 내일이랑 또 주말에는 더 더울 것 같다"며 "휴가객들이 본격적으로 많아지고 있는데, 날씨가 이렇게 더워도 광안리를 많이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 김모(50대·여)씨는 "해마다 갈수록 더 더운 것 같은데 부산에서 산 50년 평생 오늘이 가장 더운 것 같다"며 "길거리에선 양산을 써도 더워서 얼른 실내로 들어가서 시원한 음료를 마시려고 한다"고 말하고 급히 발길을 옮겼다.

앞서 같은 날 오전 부산역 앞에서는 부산에 막 도착한 관광객들이 뜨거운 햇빛에 놀라는 모습도 보였다. 이들은 한 손에는 캐리어를 끌고 한 손에는 양산을 들고 목적지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휴가를 온 신윤지(31·여)씨는 "기차에서 내렸는데 역사부터 뜨거웠다. 오늘 낮엔 39도까지 올라가고 서울보다 훨씬 덥다고 해서 무섭다"며 "야외 활동을 하는 건 무리일 것 같아서 실내에서만 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30일 오전 부산역 앞에서 관광객과 시민들이 뜨거운 햇빛에 양산을 쓰고 지나가고 있다. 정혜린 기자


부산 중부와 서부 지역에는 이날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졌다. 이날 부산지역 낮 최고기온 38.3도까지 올랐으며, 지역별로는 부산 북구가 39도, 금정구는 38.9도까지 치솟기도 했다.

부산은 전날 오후 중구 대청동 대표지점 기준 38.8도를 기록하며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122년 만에 최고기온을 경신한 바 있다. 이날 부산에서는 하루 동안 70대 이상 고령자 4명을 포함해 모두 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올해 부산에 유독 극심한 폭염이 발생한 이유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겹친 이중 열돔에 더해, 서풍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태백산맥을 넘으며 더 뜨거워진 서풍이 부산으로 불어오며 더위가 한층 더 심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부산지역에 폭염이 이어질 전망이다. 일부 지역은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극단적인 더위가 예상된다"며 "한낮 야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물을 자주 마시는 등 온열질환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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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정혜린 기자 rinport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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