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콜 종합] 삼성전자, 시장 우려 단번에 지웠다…"LTA 요청 다 못 받을 정도"
파운드리 4년 만의 매출 증가…HBM4 베이스다이 견인
삼성전자가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또 갈아치운 데 이어, HBM을 비롯한 공급 과잉 우려에도 정면으로 답했다. 경영진이 직접 장기공급계약(LTA)에 대해 입을 열며 시장의 불안을 달랬고, DS부문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도 실적 회복 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이다.
30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매출 171.5조원, 영업이익 89.5조원의 2026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30%, 영업이익은 1814% 늘었고, 전 분기 대비로도 매출은 37.6조원(28%), 영업이익은 32.3조원(56%) 증가했다.
부문별로는 DS부문이 매출 127.5조원, 영업이익 89.2조원으로 1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반면 DX부문은 프리미엄·AI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은 늘었으나 부품 원가 상승에 영업이익이 뒷걸음쳤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매출 305.4조원, 영업이익 146.7조원으로 최고 기록을 썼다. 2025년 상반기 매출 153.7조원, 영업이익 11.4조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98.7%, 영업이익은 1186.8% 늘어난 수치다.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 효과도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전사 영업이익에 전 분기 대비 약 3.1조원 기여했다. 연구개발비는 16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계약은 5년을 기본으로 하며, 계약상 매년 협상을 통해 추가 1년을 덧붙여 나가는 롤링 형태로 진행된다"며 "현재 협상 중인 계약이 완료되면 D램·낸드 모두 생산능력의 60~70%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메모리 장기계약 관련 내용을 시장에 공개했다. 사실상 대부분의 고객사가 LTA를 요청하고 있어 이를 모두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며, 5대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과는 이미 LTA를 체결했고 AI 수요와 연관된 추가 5개 대형 고객과도 협상 완료 단계라고 전했다.
김 부사장은 "다년 공급 계약 이행의 구속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다년간 보유하는 예치금 성격의 선수금을 상당 규모로 계약 조건에 포함시켰고, 이 중 4분의 1 수준을 이미 수취했다"며 "확정적인 미래 수요를 기반으로 계약 이행에 대한 높은 상호 구속력을 수용할 수 있는 고객 중심으로 계약을 협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2분기 D램 비트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0% 초반 증가해 가이던스를 웃돌았다. ASP(평균판매가격)도 D램이 전 분기 대비 40% 중반, 낸드가 60% 후반 상승했다. 여기에 대규모 LTA까지 확보했다. 1분기 삼성전자는 당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D램 ASP가 전 분기 대비 90% 초반, 낸드 ASP는 80% 후반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추산하면 지난해 4분기 대비 D램은 175% 이상, 낸드는 215% 이상 ASP가 오른 것으로 보인다.

고부가 제품인 HBM4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김 부사장은 "HBM4는 고객들의 과제별 평가가 원활히 마무리됐고, 하반기 램프업 속도에 맞춰 고객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 3분기 HBM4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배 이상 늘어날 것이고, 하반기 기준으로는 HBM4 매출이 전체 HBM 매출의 60%를 넉넉히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부사장은 "올해 하반기 중 전체 D램 마켓셰어와 동등한 수준의 HBM 마켓셰어를 확보하며 균형 잡힌 D램 사업 포트폴리오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내년에도 이미 계약이 완료된 고객들과의 2027년 HBM 공급 협의 결과와 업계 최초로 샘플링한 HBM4E 기술력을 바탕으로, 주요 고객사들과 계획대로 사업화해 나갈 제품 경쟁력은 갖췄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폭증하는 일반 컴퓨팅 수요에 맞춰 HBM과 서버 D램, 컨벤셔널 D램 간 제품 믹스의 균형을 맞추겠다고 했다. HBM과 컨벤셔널 D램은 유사한 수준의 마켓셰어로 균형 있게 운영하며, 장기적인 AI 수요 기반 확보 차원의 최적 제품 믹스 기조를 이어간다는 설명이다.
낸드에 대해서도 김 부사장은 AI와 연계된 서버 SSD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올해 낸드 서버용 SSD 매출 비중이 6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0%포인트 이상 늘어난 수치다.

DS가 수년간 기다려온 파운드리 사업부는 오랜 침체를 벗어날 채비를 마쳤다.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선단 공정 수주 현황을 보면 대형 CSP 고객과 AI HPC 고객사들의 2나노 과제 수주를 확보했으며, 고객들이 제품 설계에 착수한 상태"라며 "수주 모멘텀을 바탕으로 2026년 2나노 수주 과제 수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부사장은 "2분기에는 메모리 HBM 베이스다이 제품과 미주 고객 중심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늘었다"며 "CSP 고객을 포함해 2나노 AI HPC 대형 고객을 중심으로 수주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AI HPC는 AI 연산을 위한 고성능 컴퓨팅(High Performance Computing)을 뜻한다. 2나노 공정은 동일 연산 대비 전력 소모를 20~30% 줄이는 데다, 제한된 면적에 2배 늘어난 I/O 회로와 컨트롤러 로직을 집적하려면 2나노급 미세 공정이 필수라는 평가다.

강 부사장은 AI HPC 응용처 비중이 2025년 10% 후반대에서 2026년 30% 이상으로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AI PC용 제품 수주 확대를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단 CAPA 증설 속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고, 테일러2도 2030년 양산을 목표로 올해 공사 착수를 준비 중"이라며 "테일러1은 올해 가동 준비를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수요가 늘어나는 8나노, 이미지센서(CIS) 분야 CAPA 확대와 함께 실리콘 커패시터, 실리콘 포토닉스 등 미래 기술 CAPA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8나노 이하 선단 공정은 고성장 수요 강세와 제품 중심 판매 극대화를 통해 가동률이 최대 수준에 도달했으며, 수율 측면에서도 2나노 1세대 양산 경험을 기반으로 하반기 2세대 공정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고 했다.

상황이 좋지 않은 곳은 모바일(MX) 사업부다. Z8 시리즈가 7월 공개된 점을 감안해도 부품 원가 상승 충격을 고스란히 안았다.

연간 매출 규모와 ASP는 오르지만 사업 환경은 어렵다는 점도 인정했다. MX사업부는 플래그십 확판을 중심으로 점유율 성장을 추진하겠다며, 고부가 제품인 최상위 울트라 모델과 신규 폴더블 Z8 시리즈 판매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또 핵심 AI 경험을 A시리즈 등 중저가 라인업으로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부품값 인상이 DX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점은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VD사업부도 메모리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제반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줄었고, MX사업부는 단말 서비스 부문의 추가 수익화 필요성을 인지해 수익 창출 방안을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질의응답에서는 RX사업부로 대표되는 로봇 사업의 청사진도 새롭게 등장했다. 박순철 삼성전자 CFO는 로봇을 AI와 함께 미래 산업을 이끌 핵심 분야로 보고 중장기 관점에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며, 구미를 중심으로 로봇 생산라인과 데이터팩토리를 구축해 로봇 생산과 현장 적용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 미국·중국·일본의 글로벌 연구 거점을 활용해 로봇 생태계 전반을 확보하겠다며, 피지컬 AI 기반 로봇 시장 확대에 대응해 고대역폭·저전력 메모리와 온디바이스 AI, 이미지센서, 파운드리 및 어드밴스드 패키징 역량을 아우르는 차세대 반도체 솔루션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겠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