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0년째 잡아도 끝이 없다…창원 저수지 ‘외래종과 전쟁’

강대한 2026. 7. 3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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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어종 산란 후 먹이활동기
퇴치 작업 올해부터 동판까지
예산 한계에도 끝까지 작업 중
“토종어류 살려야 생태계 보존”
3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판저수지에서 동읍 내수면 어업계 관계자가 유해어종 퇴치 작업을 하고 있다. 강대한 기자

“덥다고 안 할겁니까. 지금 이렇게 외래종 안 잡으면 토종어류는 씨가 말라 버립니다.”

피부가 따가울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던 3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242ha 규모의 동판저수지. 고요한 적막을 깨고 ‘부르릉’ 모터 소리를 내며 160kg의 자그마한 어선 2대가 드넓은 저수지를 가로질렀다. 10여 분 이동해 도착한 곳은 둑방 인근 일부 트인 공간. 나무에 묶인 검정 밧줄을 따라 주변을 살피니 수면 위로 듬성듬성 모습을 보이는 삼각망(자망)이 눈에 띄었다. 어민들이 유해어류를 포획하기 위해 설치해 둔 것이다.

동읍 내수면 어업계 박진효(54) 계장은 “연꽃 군락 아래는 햇빛이 차단돼 산소량이 적고 유영 공간도 좁아 물고기가 거의 모이지 않는다”며 “효율적인 작업을 위해 수초가 없는 곳에 삼각망을 설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밀대(장대)를 이용해 뱃머리를 돌린 뒤 통발을 들어 올렸다. ‘파닥파닥’ 소리와 함께 외래·토종 어류 수십 마리가 뒤섞여 투망에서 쏟아졌다. 분류 작업을 하던 박 계장은 “해마다 외래종 퇴치 작업을 하고는 있는데…, 쉽지 않네요”라며 뒷덜미를 타고 흐르는 땀을 닦고 다시 모터에 시동을 걸었다.
3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판저수지에서 동읍 내수면 어업계 관계자가 유해어종 퇴치 작업을 하며 포획한 물고기들. 강대한 기자

경남 창원시 대표 저수지에서 수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외래어종과의 전쟁’이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다. 유해어종 퇴치를 위해 주민들이 해마다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왕성한 번식력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악순환이 계속된다.

창원시 또한 2007년부터 주남저수지 수생태계 보전을 위해 유해생물 퇴치 수매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내수면 어업인이 잡은 베스·블루길 등을 행정에서 사들이는 사업이다. 생태계 교란종은 kg당 4000원, 포식종은 kg에 2000원에 거래된다. 최근 3년간 수매량은 2023년 25.5톤, 2024년 22.3톤, 2025년 17.5톤이다. 다만 예산은 연간 6400만 원으로 일찌감치 동이 난다.

경남 민물고기연구센터에 따르면 베스·블루길의 경우 부화 후 1년 후 산란이 가능한 성어가 되는 반면, 붕어·잉어 등 토종어류는 성체까지 3~4년이 걸린다. 베스·블루길 등 유해어종은 4~6월 산란을 하고 이맘때 체력을 소비한 어미와 두어 달 자란 치어 모두 먹이활동이 왕성해진다. 비슷한 시기 토종어류도 산란기를 거치지만 유해종의 먹이가 되기 십상이다. 베스와 블루길의 성장·번식 속도가 토종 어종보다 월등히 빠르기 때문이다.
3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판저수지에서 동읍 내수면 어업계 관계자가 유해어종 퇴치 작업을 하고 있다. 강대한 기자

주남저수지에서 조업을 하는 동읍 내수면 어업계는 농어촌공사와 협의 후 올해 처음으로 주남 옆 동판저수지까지 작업 현장을 확대했다. 주남과 연결된 동판이 유해어종의 주요 산란장 역할을 하면서 비가 오면 치어들이 수로를 따라 주남으로 유입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박 계장은 “어촌계 생계가 걸린 일이기도 하지만 주남저수지 수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일주일에 세 번씩 저수지로 나간다”며 “요즘 같은 폭염에는 며칠만 지나도 그물에 걸린 물고기의 생사가 갈린다. 잘 못 걸린 토종어류까지 죽게 둘 수는 없어 수시로 그물을 확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