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원마저 강바닥 드러냈다… 남부 덮친 폭염·가뭄에 '물 부족' 비상

김재현 2026. 7. 3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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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과 강수량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남부지역의 농업용수와 생활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경북 포항 시민의 식수원인 형산강 곳곳에서 강바닥이 드러났고, 바닷물이 상류로 밀려들면서 수돗물 취수원까지 바꿨다.

전북에서는 농업용수 부족으로 작물 피해 우려가 커졌다.

전북도는 섬진강 수계 농업용수 방류량을 줄이고 요일별로 물을 나눠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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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저수지 평균 평년보다 11.8% 낮아
남부지역 용수 공급 주요 댐 저수율 하락
포항 형산강 수위 낮아져 해수 역류 '짠맛'
지자체, 양수기 투입 등 '대체 수원 확보'
폭염중대경보와 농업용수 가뭄 '경계' 단계가 겹친 30일 경남 밀양시 무안면 백안저수지 바닥이 메말라 갈라져 있다. 밀양=뉴스1

폭염과 강수량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남부지역의 농업용수와 생활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경북 포항 시민의 식수원인 형산강 곳곳에서 강바닥이 드러났고, 바닷물이 상류로 밀려들면서 수돗물 취수원까지 바꿨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하천 굴착과 관정 개발, 대체 수원 확보에 나섰다.

30일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전국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56.3%로 평년 68.1%보다 11.8%포인트 낮았다. 전북 47.3%, 전남 50.3%, 경북 53.7%, 경남 42.6%, 제주 40.1%로 남부지역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경기와 강원, 충청은 71~81%를 기록했다.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주요 댐도 말라 가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울산 대곡댐 저수율은 8.1%에 그쳤다. 보현산댐 16.5%, 김천 부항댐 25.4%, 군위댐 29.5%, 성덕댐 30.8%, 남강댐 32.2%, 밀양댐 33.9%, 운문댐 27%, 영천댐 33% 등도 평년 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포항 남구 일대에 물을 공급하는 유강정수장은 형산강 주변 지하 복류수를 취수해 왔다. 그러나 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해수가 바다에서 8㎞ 떨어진 취수 지점까지 역류했다. 수돗물에서 짠맛이 난다는 민원이 잇따르자 포항시는 27일부터 일부 취수원을 영천댐과 임하댐으로 바꿨다. 시는 "가뭄이 장기화하면 일부 지역에 급수 제한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물 절약 운동에 동참해달라"고 밝혔다.

전북에서는 농업용수 부족으로 작물 피해 우려가 커졌다. 임실군 운암면에서 고추와 콩을 재배하는 장용규(62)씨는 "비가 오지 않아 고추는 꽃이 제대로 피지 못하고 생육이 멈췄다"며 "이 상태가 계속되면 작물 생산량이 작년보다 절반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고 토로했다.

울산의 이달 누적 강수량은 28㎜로, 기상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후 같은 달 기준 가장 적었다. 식수 공급의 절반을 담당하는 회야댐 저수율도 25.6%에 머물렀다. 울산시는 24일부터 낙동강 원수 9만3,000톤(t)을 끌어오고 있다.

지자체들은 용수 공급량을 조절하고 추가 수원을 확보하고 있다. 전북도는 섬진강 수계 농업용수 방류량을 줄이고 요일별로 물을 나눠 공급한다. 울산 울주군은 양수기와 살수차를 투입하며, 전남광주시는 양수기와 용수관으로 저수지, 농경지에 물을 댈 계획이다. 포항시는 긴급예산 6,500만 원을 들여 다단양수 작업에 착수했고, 경주시는 사용하지 않는 마을 상수도를 농업용수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행정안전부 측은 "가장 심각 단계라고 볼 수 있는 곳은 운문댐인데, 낙동강과 금호강에서 대체 수원 공급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국민 불편함이 없도록 지자체와 농림축산식품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과 대체 수원 공급, 절수, 제한급수 등 가뭄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가뭄이 이어지면서 경북 포항 시민의 식수원인 남구 연일읍 형산강 곳곳에 강바닥이 드러나 있다. 포항=뉴스1

포항=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울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
임실= 김혜지 기자 foin@hankookilbo.com
전남광주=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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