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춤곡으로 시대를 잇다 [공연리뷰]

조혜정 기자 2026. 7. 3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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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평택아트센터서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 투어 대미 장식
바흐·쇤베르크·쇼팽 등 시대별 '춤곡' 선사
피아니스트 조성진. 평택시문화재단 제공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시대를 넘나드는 춤곡의 세계로 청중을 이끌었다.

29일 저녁 평택아트센터에서 열린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에서 그는 담백하고 보편적인 바흐와 파격적인 어법의 쇤베르크를 대조적으로 배치했다. 극단의 춤곡이 지닌 익숙함과 생경함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첫 곡 바흐의 ‘파르티타 1번’에서 조성진은 페달 사용을 절제해 경건한 구도자적 춤곡을 표현했다. 이따금 그의 서정성이 묻어나며 차분하고 우아한 조성진만의 바흐가 빛을 발했다.

이어진 쇤베르크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Op.25’는 그가 12음 기법을 본격적으로 적용한 초기 작품이다. 전위와 역행을 사용하는 음렬주의를 앞세우지만 형식과 작품 경향 만큼은 바흐의 ‘파르티타 1번’과 다를 바가 없다. 전주곡(prelude)-알르망드(allemande)-쿠랑트(courante)-사라방드(sarabande)-미뉴에트(menuet)-지그(gigue)로 이어지는 옛 형식을 빌려 바로크의 틀 안에 낯선 음향을 담았다.

조성진은 이날 쇤베르크의 작품 안에서 가장 자유로워 보였다. 소리와 음향에 집중하는 현대음악의 특성을 충분히 살리며 피아노의 타악기적인 면모를 과감하게 드러냈다. 정교한 타건과 흐트러지지 않는 집중력으로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평택시문화재단 제공


1부 마지막 곡으로 연주된 슈만의 ‘빈 사육제의 어릿광대, Op26’은 춤곡은 아니지만 5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서사가 짙은 작품이었다. 밝고 활기찬 1, 3, 5악장과 그 사이를 잇는 2악장 ‘로망스’와 4악장 ‘인터메조’의 애수를 조성진은 극적으로 표현했다.

2부는 쇼팽의 왈츠 14곡으로 채워졌다. 1번부터 순차적인 연주가 아닌 조성진이 직접 배열한 순서로 연주했으며 첫 곡은 쇼팽 사후 출판작인 14번이었다.

조성진은 왈츠 연주 내내 소프트 페달을 적극 활용하며 부드럽고 온화한 왈츠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큰 셈여림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선 극적으로 작아지는 다이내믹 대비를 적극 활용하며 박자의 밀고 당김, 부점 생략, 꾸밈음 활용 등에 자유로웠다. 그러나 자신만의 해석 안에서도 근간이 무너지지 않는 쇼팽의 왈츠를 선보였다.

이날 조성진은 기립 박수를 보내는 청중에게 첫 앙코르 곡으로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를 연주했다. 이어 쇼팽의 ‘영웅 폴로네이즈, Op.53’에서는 웅장하고 힘 있는 타건으로 본 공연과는 또 다른 폭발적인 에너지를 드러냈다.

7월 한 달 간 이어진 조성진 전국 투어는 평택을 끝으로 마무리 됐다. 조성진은 10월2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빈필하모닉 내한공연에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4번을 협연할 예정이다.

조혜정 기자 hjc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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