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다] 하스스톤 "죽지도 않고 다시 돌아온 그 직업"

하스스톤 36.0.3 패치 직후 등반길을 지배했던 것은 단연 '공허 영혼 악마사냥꾼'이었다. 폭발적인 필드 전개와 가차 없는 템포를 앞세운 악마사냥꾼이 독주했고, 메타는 순식간에 일극 체제로 재편되는 듯했다. 패치 1주차 당시 점유율 2.8%, 승률 49.4%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며 밀려났던 '2코 도적' 역시 이 거대한 흐름을 피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도적 유저들은 이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절대권력으로 군림하던 악마사냥꾼의 틈새를 정교하게 파고들기 시작한 것이다. 악마사냥꾼의 초반 주도권을 완벽하게 억제하는 맞춤형 커스텀 카드를 전격 투입했기 때문이다.
연구를 거듭한 2코 도적의 반격은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최신 지표 기준 점유율은 무려 28.7%까지 솟구쳤고, 승률 역시 52.3%를 기록하며 메타의 중심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47.3%에 달하던 악마사냥꾼의 점유율을 35.1%까지 끌어내린 주역이자, 메타의 판도를 흔드는 거대한 축으로 다시 서게 된 순간이다.
약해졌을 것이라는 세간의 편견을 깨부수고, 메타의 최상위권 덱들을 짓누르며 돌아온 2코 도적. 과연 도적 유저들은 어떤 날카로운 수수께끼로 악마사냥꾼의 발목을 잡았으며, 이토록 압도적인 필드 스윙을 완성해 냈을까?

■ '탈출의 명수'와 '자물쇠 따기 전문가'의 투입

패치 초기 2코 도적은 메타의 중심인 공허 영혼 악사와의 맞대결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상대의 폭발적인 필드 전개와 템포를 따라가지 못해 초반에 손쉽게 필드를 밀리는 양상이 자주 연출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저들은 저격 카드로 '탈출의 명수'와 '자물쇠 따기 전문가'를 채용하면서 해법을 찾아냈다. 이 두 카드는 악마사냥꾼이 초반에 구축하는 강력한 필드에 밀리지 않기 위해 굿스터프로 커스텀했다.
탈출의 명수 카드는 4/4 스탯으로 3/4 도발 카드인 '흉포한 공허비늘'을 상대로 교환비가 매우 뛰어나다. 자물쇠 따기 전문가 역시 초반 거센 압박을 필드 딜과 함께 밀어내며 주도권을 가져오기 용이하다.
결과적으로 악마사냥꾼의 초반 스노우볼을 봉쇄하는 데 성공하면서, 도적은 원하는 타이밍까지 안정적으로 턴을 벌 수 있게 되었다. 상대의 핵심 템포를 완벽히 차단하고 판의 주도권을 넘겨받는 기틀을 마련한 셈이다.
■ '비취 수호자들'을 활용한 압도적 스윙 플레이

지난 너프 이후 2코 도적이 많이 약해질 것이란 예상과 달리, 여전히 덱의 핵심인 '비취 수호자들'은 강력했다. 2코 도적의 진짜 승부수는 비취 수호자들을 활용한 폭발적인 밸류 스윙에서 나온다.
도적은 비취 수호자와 연계된 강력한 필드 전개로 한 번에 주도권을 빼앗아온다. 상대 입장에서는 초반 압박이 막힌 상황에서 거대한 필드 스윙을 맞닥뜨리게 되며 체력과 필드 주도권을 모두 잃게 된다. 비취 수호자들로 단숨에 게임을 끝내는 스윙 메커니즘은 현 메타에서 2코 도적이 높은 승률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원동력이 되고 있다.
연계 카드(2마나 카드)들이 비취 수호자들의 스윙 타이밍을 한층 앞당겨준다는 점 역시 상당히 무서운 점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필드 변수를 창출하며 빠른 타이밍에 묵직한 고스펙 카드의 등장은 상대를 밸류 차이로 눌려버린다.
■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는 '가위바위보' 상성 순환 구조

2코 도적의 부상으로 직업 간 상성 관계 역시 한층 더 명확해졌다. 전체 직업 지표를 살펴보면 도적(28.7%)과 악마사냥꾼(35.1%)이 전체 점유율의 과반수를 넘게 차지하는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으며, 그 뒤를 사냥꾼(4.0%) 등이 잇고 있다.
2코 도적은 현재 메타 상위권에 위치한 대부분의 주요 메타 덱을 상대로 우월한 상성을 자랑한다. 악마사냥꾼을 저격하기 위해 다듬어진 덱 구성이 역설적으로 다른 템포 및 컨트롤 덱들을 상대로도 강력한 필드 제어력과 스윙 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상위권에서 꾸준히 입지를 다지고 있는 사냥꾼과의 맞대결은 그야말로 팽팽한 '엄대엄' 양상을 보인다. 사냥꾼 특유의 빠른 템포와 정교한 명치 압박은 도적이 비취 수호자들로 필드 스윙을 완성하기 전에 위협을 가하기 때문에, 매 순간 치밀한 플레이와 카드 배분이 승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되고 있다.
현재 버전의 하스스톤은 도적의 왕좌 등극이 고착화되지 않고, 이를 카운터치기 위한 사냥꾼의 지표 및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가위바위보'식 상성 순환 구조를 띈다. 악마사냥꾼을 잡기 위해 도적 떠오르고, 그 도적의 발목을 잡기 위해 다시 사냥꾼이 올라오는 유기적인 메타의 흐름이 만들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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