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작가 자체가 콘텐츠… K컬처 열풍 타고 IP 확장"

이향휘 선임기자(scent200@mk.co.kr) 2026. 7. 3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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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 프린트베이커리 대표 인터뷰
초창기엔 디지털 판화 주력
누구나 소장하는 문화 독려
패션 등 다양한 산업과 연결
작가 세계관서 브랜드 경험
8월 10일부터 IP 쇼케이스
김소형 PBG(프린트베이커리) 대표가 문형태, 에디강, 최종태 작품을 토대로 만든 오브제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PBG

"빵집에서 빵을 고르듯, 누구나 부담 없이 미술품을 즐긴다."

2012년 서울옥션의 사업부에서 출발한 PBG(프린트베이커리)의 시작은 소박했다. 유명 작가 작품을 한정 수량 에디션의 디지털 판화 형식으로 제작해 '누구나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자 했다. 점당 9만원에서 400만원까지 가격대로 대중의 큰 호응을 얻은 PBG는 2017년 독립 법인으로 분사했고 어느새 국내 최대 규모 아트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김소형 프린트베이커리 대표(47)는 PBG의 성장을 초창기부터 함께했다. 이화여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뒤 미국에서 패션을 공부하고 돌아와 경영학 석사도 밟은 그는 이정용 가나아트 갤러리 대표의 배우자다. 최근 서울옥션 신사동 사옥에서 만난 그는 "PBG 업 본질에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이 있다"며 "초기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을 파는가'에 대한 정의 자체가 달라졌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옥션 시절에는 판화라는 단일 상품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작가라는 콘텐츠 자체를 패션, 리테일, 공간, 페스티벌 등 다양한 산업 수요와 연결하는 일을 한다. 김환기, 유영국, 박서보 같은 거장의 한정판 에디션은 물론 작가의 캐릭터 IP를 패션·정보기술(IT)·리빙 브랜드와 잇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멸종된 도도새를 그리는 김선우 작가와 불가리 브랜드의 공동 작업, '물방울 작가' 김창열과 뱅&올룹슨 사운드 협업, 일상을 그리는 젊은 작가 이희조와 스타벅스의 만남이 대표적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PBG가 '본격적인 아트 IP 전쟁'에 뛰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제 막 IP 전쟁에 뛰어든 게 아니다"며 "PBG 태초가 사실 IP 비즈니스였다"고 강조했다. "판화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이미 작가의 작품을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확장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다만 이제 그 업의 본질을 좀 더 선명하게 말씀드릴 시점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말하는 PBG의 IP 전략은 단순한 이미지 라이선싱이 아니다. 핵심은 '아티스트 유니버스', 즉 작가가 가진 세계관 자체를 브랜드 경험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예쁜 이미지 하나만으로는 사람들이 소비하지 않습니다. 그 작가가 어떤 서사를 가졌고, 얼마나 공감이 가는 세계를 만들었는지가 훨씬 중요하죠."

작가를 발굴하고 양성화한 뒤 다양한 산업과 브랜드가 공감할 수 있는 IP로 확장하는 것이 PBG의 방향성이라는 말이다. 이러한 행보는 지난 4월 프랑스 파리에 분점을 내며 구체화됐다. 한국 작가를 유럽 시장에 소개하는 동시에, 글로벌 IP 비즈니스의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오는 8월 10일부터 13일까지 서울옥션 B4 전시관에서 진행되는 'IP 쇼케이스'는 PBG의 역량을 업계에 공개하는 첫 자리다. 첫날인 10일에는 '아트 IP 콘퍼런스 데이'를 별도로 마련해 미술 컬렉터들과 작가를 비롯한 관계자들과 토크쇼를 연다.

"이미지 하나는 복제되고 소비되면 그걸로 끝이지만, 작가의 세계관은 계속 확장되고 진화할 수 있어요. 그래서 PBG는 단발성 컬래버레이션이 아니라, 작가와 함께 오랜 시간 세계관을 쌓아가면서 이를 다양한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아티스트 IP' 방식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앞으로 힘을 쏟을 부분은 크게 두 가지"라며 구체적인 비전을 밝혔다. 첫째는 작가 발굴이다. "지금까지 주로 회화 작가를 중심으로 아티스트 그룹을 키워왔다면, 앞으로는 옻칠 작가인 허명욱을 비롯한 공예 작가로도 그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K컬처 열풍으로 한국적인 것에 외국인들의 관심이 무척 높아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과 다년간 협업하며 국내 공예 작가들의 유통 활로를 함께 개척해왔고, 이 흐름 속에서 공예 전문 브랜드 '수공당'을 운영하고 있다.

둘째는 유통 채널 확장이다. "이커머스 플랫폼 'PBG'를 단순 미술품 판매 채널을 넘어, 굿즈와 라이프스타일·브랜드까지 만나는 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30~50대에 특화한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을 큐레이션해 보여드릴 계획입니다."

[이향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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