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코끼리 15마리 떼죽음…독극물 오염 토마토 먹었나

동부 아프리카 케냐에서 집단 폐사한 코끼리들이 사이안화물(청산가리 계열 독성물질)에 오염된 토마토를 먹고 중독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국은 야생동물뿐 아니라 가축까지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고 보고 오염 경위와 원인 규명에 나섰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케냐야생보호청(KWS)은 최근 암보셀리 국립공원 인근에서 폐사한 코끼리 15마리를 조사한 결과 채취한 시료에서 사이안화물이 검출됐으며, 코끼리들이 사이안화물에 오염된 토마토를 먹고 중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에루스투스 캉가 KWS 청장은 “사이안화물은 맹독성 화합물이며 특히 코끼리에게 독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코끼리와 그 들판에서 풀을 뜯어 먹는 야생 동물들을 제외하고도, 그곳에는 지역 가축들이 있다. 염소도 있고, 소도 있다”면서 “이것(사이안화물 오염)이 정말로 그 생태계의 일부라면 우리는 더 큰 영향을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KWS는 사이안화물이 어떻게 유입됐는지, 누가 오염시켰는지, 고의성이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서는 과거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 코끼리에게 독극물을 먹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으며 밀렵꾼들이 독극물을 이용해 코끼리를 죽인 사례도 있었다. 사이안화물은 과거 일부 농약에 사용됐지만 현재는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다.
KWS에 따르면 지난 6월 24일부터 7월 24일까지 탄자니아 국경과 맞닿은 키마나 보호구역과 쿠쿠 랜치에서 코끼리 15마리가 잇따라 폐사했다. 이 일대는 킬리만자로산 기슭의 암보셀리 생태계에 속하는 지역으로, 코끼리를 비롯한 다양한 야생동물의 주요 서식지이자 이동 통로다.
KWS는 지난 28일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폐사한 코끼리 가운데 10마리는 몸 일부가 마비돼 일어서지 못한 채 1~2일 만에 죽었고, 나머지 5마리는 이미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일부 사체는 심하게 부패했거나 다른 동물에게 훼손돼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폐사한 개체는 성체 수컷 1마리를 제외하면 모두 암컷 또는 새끼였다.
성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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