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이어 도로까지 잇는 북·러…무기 거래 추적 '깜깜이'

김다빈 2026. 7. 3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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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첫 자동차 교량 개통 임박
철도·해상 이어 도로 물류망 구축
트럭 운송은 위성 추적 어려워
"병력·군수품 이동 동맥 될 수도"
북한 함경북도 두만강과 러시아 연해주 하산을 잇는 자동차 교량을 지난 4월 촬영한 위성사진. /사진=트루스하운즈

북한과 러시아가 양국을 잇는 첫 자동차 도로 개통을 앞두고 있다. 기존 철도와 해상 운송에 도로가 더해지면서 양국 간 물자 이동은 빨라지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감시는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고정된 선로와 화물역을 이용하는 열차와 달리 트럭은 이동 경로가 분산되고 적재 화물도 위성사진만으로 식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리는 완공…러시아 검문소 공사 중

30일 외신과 러시아 교통부 등에 따르면 북·러는 북한 라선시와 러시아 연해주 하산을 연결하는 자동차 교량의 본체 공사와 아스팔트 포장을 마쳤다. 다리 자체의 길이는 약 1㎞, 폭은 7m로 왕복 2차로다. 양측 진입도로를 포함한 전체 연결 구간은 4.7㎞다. 교량에는 철골 구조물 5000t 이상과 콘크리트 9000㎥ 이상이 투입됐다.

북한과 러시아가 자동차 도로로 직접 연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 국경에는 1959년 개통한 ‘우정의 다리’ 철교가 유일했다. 국경을 직접 통과하는 육상 교통수단은 열차뿐이었다. 새 교량이 개통되면 승용차와 버스, 화물트럭이 두만강을 건널 수 있게 된다.

러시아 정부는 교량 주변에 10개 차로를 갖춘 하산 국경검문소를 조성하고 있다. 하루 최대 차량 300대와 인원 2850명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교량 건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4년 6월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뒤 본격화했다. 북한은 2024년 11월, 러시아는 같은 해 12월 공사를 시작했다. 양국은 지난해 4월 공식 착공식을 열었고 지난 4월 21일 양쪽에서 건설한 교량 상판을 연결했다. 러시아는 당초 지난달 19일 개통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러시아 측 국경검문시설 공사가 늦어지면서 개통이 미뤄졌다.

"화차는 보여도 트럭 안은 안 보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4년 6월 19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함께 걸으며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새 도로가 북·러 간 군사물자 이동을 추적하는 데 새로운 사각지대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금까지 한국과 미국 등의 정보당국과 민간 연구기관은 두만강 철교와 북한 나진항, 러시아 측 철도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비교해 양국 간 화물 이동을 추적해왔다.

철도 운송은 이용할 수 있는 선로와 화물역이 제한돼 있다. 열차가 화물을 싣거나 내리기 위해 일정 시간 같은 장소에 머무르는 데다 화차의 형태와 배열, 적재 방식도 위성사진에 드러난다. 개방형 화차에 실린 석탄이나 목재는 화물 종류를 육안으로 추정할 수 있고 컨테이너 운송도 화차 수와 이동 빈도를 비교해 물동량 변화를 가늠할 수 있다.

반면 화물트럭은 외관이 대체로 비슷해 내부에 포탄이나 민간 물품 중 무엇이 실렸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철도보다 훨씬 촘촘한 도로망을 이용해 여러 방향으로 흩어질 수 있고 고정된 화물역이 아닌 창고나 군부대 등 다양한 장소에서 물품을 싣고 내릴 수도 있다. 

상·하차 시간도 열차보다 짧다. 위성이 국경과 주요 화물역을 촬영하는 시간대를 피해 물자를 옮기거나, 국경을 통과한 뒤 소규모 차량으로 화물을 다시 나눠 싣는 방식도 가능하다. 위성사진만으로는 개별 트럭의 목적지와 적재 화물을 계속 추적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철도 궤간 차이에 따른 물류 제약도 줄어든다. 북한은 한국과 같은 1435㎜ 표준궤를 사용하지만 러시아 철도의 궤간은 1520㎜다. 두만강 철교에서 나진항까지 약 54㎞ 구간에는 양쪽 열차가 모두 운행할 수 있도록 네 줄의 레일을 설치했지만 이 구간 밖으로 화물을 운송하려면 열차 차축을 교환하거나 다른 열차에 옮겨 싣는 과정이 필요하다. 트럭은 국경을 통과한 뒤 별도의 궤간 조정 없이 양국 도로망을 이용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인권단체 트루스하운즈는 전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새 교량이 북·러 간 병력과 기술을 신속하고 은밀하게 옮기는 군사 물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루스하운즈는 "트럭을 이용하면 눈에 띄는 화물열차를 편성하지 않고도 특정 화물을 빠르고 유연하게 옮길 수 있다"며 "새 교량이 북한군 병력과 건설부대, 군 관계자를 러시아로 이동시키고 반대 방향으로 러시아의 기술과 자원을 보내는 직접적인 동맥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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