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대구 BRT 3개 노선’ 발표… 현장에선 “현실 모르는 획일적 행정” 냉담

김정원 기자 2026. 7. 3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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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을 위해 '제2차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종합계획(2026~2030)'을 발표했지만, 사업 대상지로 지정된 대구의 현장 반응은 냉담하다. 홍정열 계명대학교 교통공학과 교수는 "정부의 대중교통 활성화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현재 발표된 대구권 3개 노선은 지역의 실제 교통 여건을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부는 계획 초기 단계부터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해 지역의 도로 특성과 수송 수요에 맞는 맞춤형 교통 개선 사업을 추진해야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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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좁은 구도심 도로 잠식… 승용차 정체·상권 타격 등 사회적 비용 막대
도시철도 대비 수송 한계 뚜렷… 대구시 “1차 때와 여건 동일, 불참 가닥"
국토부 대광위의 '제2차 간선급행버스체계 종합계획(2026~2030)'에 포함된 대구권 BRT 3개 노선도. 국토부 제공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을 위해 '제2차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종합계획(2026~2030)'을 발표했지만, 사업 대상지로 지정된 대구의 현장 반응은 냉담하다.

중앙정부가 대구 특유의 구도심 도로 구조와 상습 정체 구간의 특성을 세밀하게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사업 실현 가능성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비좁은 구도심에 중앙차로?…'일반차로 축소' 딜레마

국토부 대광위 계획에 따르면 대구 지역에는 △대명~비산(6.0km) △평리~신천(6.5km) △아양신암로(3.9km) 등 총 3개 노선이 반영됐다. 정부는 국비 77%를 투입해 버스의 정시성과 운행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대중교통 활성화라는 취지에는 공감대가 형성되지만, 문제는 지정된 구간들이 대구의 대표적인 구도심 상습 정체 도로라는 점이다.

BRT를 구축하려면 도로 중앙에 2개 차로를 전용으로 할애해야 한다. 이미 통행량이 포화 상태인 기존 간선도로에서 일반 차로가 줄어들 경우, 승용차 이용자들의 극심한 교통 혼잡과 불편은 피할 수 없다.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도 부담이다. BRT 인프라는 단순한 차선 도색이 아니라 중앙분리대 철거, 섬식 승강장 설치, 교차로 신호 체계 개편 등 대규모 토목 공사를 수반한다. 수년간 진행될 공사 기간 동안 통행 차단, 소음, 먼지 피해는 인근 주민과 상인들에게 돌아간다. 특히 화물 하역 공간이 사라지는 인근 상권은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세종시의 경우 중앙차로 2차선을 BRT 전용 차로로 운영하고 있다. 김정원 기자

◆도시철도 대비 수송량 한계…"도로 잠식 대비 실익 적어"

BRT 시스템 자체의 수송 한계와 기존 도시철도와의 중복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다. BRT는 버스의 전용 통로를 만들어 정시성을 확보하는 사업일 뿐, 근본적인 대량 수송 수단이 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실제로 버스 1개 노선 전체의 하루 이용객은 최대 1만 명 안팎에 불과하지만, 도시철도는 단 하나의 역에서만 수천~수만 명을 수송한다. 수송 능력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난다.

아울러 BRT가 개통되면 지자체는 중복되는 일반 버스 노선을 감편하게 되고, 이는 장기적으로 BRT 차선을 유지보수할 명분을 약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막대한 재정과 기존 도로 공간을 희생해가며 BRT를 강행하기보다는, 수요 대체 효과가 확실한 도시철도망 확충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도시철도 1호선을 탑승하기 위한 승객들로 붐비는 반월당역. 김정원 기자

◆대구시 "사업 추진 불가"…전문가 "지역 맞춤형 정책 전환 절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구시는 사실상 사업 불참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구시는 지난 2018년 '제1차 BRT 종합계획' 발표 당시에도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도심 도로 여건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전용 차로 신설을 강행할 수는 없다는 확고한 기조다.

교통 전문가들 역시 중앙정부의 탑다운(Top-down)식 일률적 추진 방식을 꼬집으며 현장 맞춤형 정책으로의 전환을 주문하고 있다.

홍정열 계명대학교 교통공학과 교수는 "정부의 대중교통 활성화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현재 발표된 대구권 3개 노선은 지역의 실제 교통 여건을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부는 계획 초기 단계부터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해 지역의 도로 특성과 수송 수요에 맞는 맞춤형 교통 개선 사업을 추진해야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김정원 기자 kj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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