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도 길 잃은 주가…‘37만 전자’ 회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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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발표조차 감동을 주기엔 역부족이었을까. 삼성전자가 3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호실적에 화답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오전 9시 21만400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앞두고 장중 20만2000원까지 하락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근거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주가 다시 고점을 회복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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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아웃 우려에 목표가 줄하향…“2027년까지 이익 증가” 반론도
(시사저널=오유진 기자)

실적 발표조차 감동을 주기엔 역부족이었을까. 삼성전자가 3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호실적에 화답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실적 피크아웃 우려와 인공지능(AI) 투자 심리 약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발 후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다.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이라는 명확한 호재에도 목표주가가 오히려 낮아지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89조4924억원, 매출 171조4995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1813.8%, 매출은 130% 증가한 수치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3개 분기 연속 역대 분기 최대치를 경신하며 숫자만 놓고 보면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기에 충분한 성적표였다.
그러나 주가는 실적 발표에도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오전 9시 21만400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앞두고 장중 20만2000원까지 하락했다. 컨퍼런스콜이 진행 중이던 오전 10시50분 22만6000원까지 반등했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날 장 마감까지 삼성전자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20만7000원으로 하락 마감했다.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를 밀어 올릴 힘은 부족했던 셈이다.
시장이 주가에 찬물을 끼얹은 이유는 이미 나온 실적보다 앞으로의 이익 흐름에 주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99.7%를 차지하는 반도체(DS) 부문은 현재 업황만 놓고 보면 분명 슈퍼사이클의 한가운데에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이미 2~3년 뒤를 바라보며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AI 인프라 투자가 지금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 공급 과잉 신호가 언제쯤 나타날지 등을 변수로 지목하고 있다.
이 같은 불안은 증권가 목표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연중 내내 오르던 삼성전자 목표주가에 이달 들어 하향 전망이 속속 등장하면서다. 키움증권은 지난 8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43만원에서 39만원으로 낮췄으며, 29일에는 미래에셋증권도 목표주가를 55만원에서 37만원으로 크게 내렸다. '37만 전자'가 회복해야 할 고점이 아니라 낮아진 목표치로 제시된 셈이다.
김영권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메모리 평균판매가격(ASP)은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겠지만, 상승 폭은 올해보다 완화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낸드(NAND) 계약가격 하향 전망이나 중국의 노광기 국산화 이슈에 따른 업계 전반의 주가 낙폭은 과도해 보이나,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가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아직 공급이 부족하다"…삼성, 피크아웃론 방어
삼성전자도 시장의 피크아웃 우려를 의식한 듯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중장기 수요 대응 전략을 강조했다. 현재 메모리 생산능력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는 한편,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미국 테일러 팹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현재 선단 캐파(CAPA) 증설 속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테일러 2공장은 2030년 양산을 목표로 올해 말 공사 착수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부문에서는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를 위한 장기공급계약(LTA) 확대 성과를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오라클 등 주요 빅테크 고객사와 보유 캐파의 60~70% 수준까지 LTA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단기 가격 사이클에 흔들리더라도 장기 계약 물량을 통해 메모리 수요를 일정 부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근거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주가 다시 고점을 회복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주가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오른 뒤 수급 부담과 매크로 불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발 충격이 겹치면서 조정이 길어지고 있지만, 메모리 업황 자체가 꺾였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전례 없이 빠르게 오른 데다 수급 부담과 매크로 이슈가 겹치면서 고통스러운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공급 과잉 신호는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으며, 과거 업사이클의 주가 흐름만 단순 적용하더라도 아직 반도체 주가의 상승 사이클이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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