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북한 갔던 왕이, 8월 서울 온다… 5년 만 서울서 외교장관회담
2023년 부산 이후 3년 만 방한…서울 양자회담은 2021년 이후 처음
4월 왕이·6월 시진핑 평양행…북핵 관련 중국 역할 집중 논의
정상회담 후속조치·서해 구조물·해양경계·불법조업도 핵심 의제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오는 8월 한국을 방문한다. 지난 4월 평양을 찾아 북중관계 강화 의지를 확인한 왕 부장이 넉 달 만에 서울을 방문하면서, 한중 양국은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역할과 지난 1월 한중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30일 외교가에 따르면 한중 외교당국은 왕 부장이 다음 달 19일부터 20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조율하고 있다. 다만 중국 측 사정에 따라 당일 일정으로 축소될 가능성도 열려 있어 체류 기간은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외교부는 "2026년 1월 한중 정상회담 후속 조치 이행 등을 위한 왕 부장의 방한을 환영한다"며 "중국 측과 실무적으로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조현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며, 이재명 대통령 예방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면담도 거론된다.
왕 부장의 방한은 2023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참석 이후 약 3년 만이다. 당시 박진 외교부 장관과 별도 양자회담을 가졌으나, 양자회담을 주 목적으로 서울을 방문하는 것은 2021년 9월 이후 5년 만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방한이기도 하다.
정부는 당초 올해 1분기 왕 부장의 방한을 추진했으나 일정 협의가 지연됐다. 그 사이 왕 부장은 지난 4월 9~10일, 약 6년 7개월 만에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을 만났다. 당시 왕 부장은 "피로 맺어진 전통적 우의는 영원히 퇴색하지 않는다"며 밀착을 과시했고, 6월에는 시진핑 국가주석까지 방북하며 북중 관계 복원 흐름이 최고위급으로 확대됐다.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북핵 문제와 지난 1월 한중 정상회담 후속 조치 점검, 서해 구조물 문제, 대만 문제 등을 놓고 의견을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는 단연 북핵 문제다. 정부는 중국에 북한의 비핵화와 대화 복귀를 위한 건설적 역할을 촉구할 예정이다. 최근 북중 고위급 회담의 공개 발표문에서 비핵화 관련 표현이 자취를 감추며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묵인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만큼, 중국의 구체적인 입장을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1월 한중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 점검도 주요 과제다. 양국은 당시 상무 협력 대화 신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협상, 희토류 등 핵심광물 수출입 관리, 문화콘텐츠 및 인적 교류 확대 등에 합의했다. 지난 3월 상무장관 회담 등에서 일부 논의가 시작된 만큼, 왕 부장 방한을 계기로 경제·공급망 협력의 세부 이행 계획이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서해를 둘러싼 민감한 현안도 테이블에 오른다. 중국은 한중 잠정조치수역에 설치했던 관리시설 1기를 올초 자국 수역으로 옮겼으나, '선란 1·2호' 등 대형 양식시설은 그대로 둔 상태다. 양국은 서해 구조물 문제를 대화로 풀고 올해 해양경계 획정 차관급 공식 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바 있다. 지난 5월 국장급 회담에서 중간선을 주장하는 한국과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중국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2019년 이후 중단된 차관급 회담 일정을 확정할지가 관건이다. 아울러 서해상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문제와 관련해 어선 단속 강화를 요구하는 한국의 입장도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중국은 대만 문제와 '하나의 중국' 원칙, 한미·한미일 안보 협력 등에 관한 한국의 입장을 재확인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회담의 성과는 고위급 교류 재개라는 형식적 의미를 넘어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태도 변화, 해양경계 획정 회담 일정 확정 등 실질적인 진전 여부에 따라 갈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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