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단상] ‘상하이 WAIC 2026’에서 본 중국 AI, 그리고 대구의 과제

송태섭 기자 2026. 7. 3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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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교 계명대학교 교수, 산학연구원 원장
신진교 계명대학교 교수, 산학연구원 원장

지난 7월17일부터 20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26년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2026)'는 세계 최대 규모의 AI 행사답게 세계 각국의 기업과 연구기관, 정부 관계자들로 전시장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자체 AI 반도체와 대규모 AI 컴퓨팅 시스템을 선보였고, 다양한 오픈소스 AI 모델도 공개했다. 미국의 기술 제재 속에서도 독자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의지가 읽혔다. 동시에 AI 국제협력과 글로벌 거버넌스 논의까지 주도하며 기술을 넘어 새로운 국제 질서를 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AI 전시회의 주인공은 대형언어모델(LLM)이었다. 누가 더 똑똑한 AI를 만들었는지가 경쟁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이번 행사에서는 AI가 스스로 업무를 계획하고 수행하는 에이전트(AI Agent), 사람과 함께 일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공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스마트팩토리, 의료와 물류, 도시 운영까지 실제 산업현장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기술보다 더 놀라운 것은 속도였다. 중국 기업들은 AI를 '도입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지 않았다. 이미 어떻게 활용해 생산성을 높일 것인지에 집중하고 있었다. 제조기업은 품질검사와 설비관리, 물류시스템에 AI를 적용하고 있었다. 또 서비스업은 고객 응대와 마케팅, 운영관리까지 AI를 활용하고 있었다. AI는 더 이상 미래산업이 아니라, 현재의 경쟁력이었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중국의 AI 경쟁력이 단순히 거대 플랫폼 기업 몇 곳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도체와 컴퓨팅 인프라, AI 모델, 로봇, 제조업, 데이터, 인재 양성까지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미국이 최고 수준의 AI 원천기술을 이끌고 있다면, 중국은 AI를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실행력에서 강한 경쟁력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변화는 대구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대구는 자동차부품과 기계, 의료기기, 섬유 등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도시다. 그러나 제조 경쟁력만으로는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이제는 AI를 얼마나 빠르게 현장에 접목하느냐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됐다. 무엇보다 중소기업의 AI 활용이 중요하다. AI를 도입하고 싶어도 데이터가 부족하고, 전문인력이 없으며, 투자 여력도 충분하지 않다. 결국 지역 차원의 지원체계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

다행히 대구는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를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제는 선언을 넘어 실제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기업들이 AI를 쉽게 실험하고 적용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와 데이터 플랫폼을 확대하고,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산업 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AI 전문인력 양성도 중요하지만, 제조를 이해하는 AI 인재를 키우는 것이 더욱 시급하다.

이번 상하이 AI 행사가 준 가장 큰 교훈은 AI 기술 그 자체가 아니었다. AI를 바라보는 관점이었다. 중국은 AI를 새로운 산업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기존 산업을 혁신하는 핵심 도구로 활용하고 있었다. 기술은 결국 산업을 바꾸고, 산업은 도시의 경쟁력을 바꾼다.

AI 경쟁은 결국 데이터 경쟁이다. 중국 기업들은 방대한 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지속적으로 학습시키고 있었다. 대구 기업들도 개별 기업이 데이터를 독점하기보다 산·학·연이 함께 산업 데이터를 축적하고 공유하는 협력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제 대구는 AI를 기반으로 한 산업혁신의 중심도시로 다시 도약해야 한다. 변화의 속도는 우리의 예상을 훨씬 앞서가고 있다. 기다리는 도시보다 먼저 준비하는 도시가 기회를 잡는다. 이제 중요한 것은 AI를 얼마나 잘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 도시와 기업이 될 것인가다. 대구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그 답을 찾는 일이 아닐까.

신진교 계명대학교 교수, 산학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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