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맡기면 월 1.8% 수익"… 120억대 가상자산 투자사기 일당 검거

권정현 2026. 7. 3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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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프로젝트를 사칭한 투자 사이트를 만들어 120억 원 상당 리플(XRP) 코인을 편취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이 현재까지 특정한 피해자 71명의 피해액은 123억 원이지만, 실제 일당의 지갑으로 흘러 들어간 가상자산은 약 273억 원 규모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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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가상자산 프로젝트 출시 시점 노려
가짜 사이트 만든 뒤 대대적 허위 홍보
일주일간 71명으로부터 123억 원 편취
이숙영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3대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가상자산 다중 피해 사기사건 피의자 3명 검거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가상자산 프로젝트를 사칭한 투자 사이트를 만들어 120억 원 상당 리플(XRP) 코인을 편취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자금 추적 결과 실제 범죄수익은 약 273억 원으로 파악돼, 향후 수사 상황에 따라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A(29)씨와 B(29)씨를 구속 송치하고, C(34)씨를 불구속 상태로 수사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해외에 체류 중인 공범 D씨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렸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Fxrpntwork.com'이라는 가짜 리플 스테이킹(가상자산 예치 후 이자 보상) 사이트를 개설한 뒤 "매달 1.5~1.8%의 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약 일주일간 피해자 71명으로부터 리플 약 340만 개(당시 시세 기준 약 123억 원)를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신규 가상자산 상품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는 시점을 노려 단기간에 투자금을 끌어모으는 수법이었다. 피해자 가운데 최고 피해액은 16억 원에 달했다.

가상자산 투자사기 일당이 투자자 모집을 위해 유튜브에 게시한 홍보 영상의 한 장면. 서울경찰청 제공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실제 존재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Flare Network'와 'FXRP'의 출시 시기에 맞춰 이름과 개념을 도용한 투자 사이트를 제작했다. 위키백과, 블로그, 인터넷 기사 등에 허위사실을 기재하고, 유튜브 채널에서 대역 배우 C씨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개발자 출신으로 둔갑시켜 홍보를 했다.

일당은 투자자들에게 원금 보장과 고정 수익을 약속하며 국내 거래소에 보관 중인 리플을 자신들이 지정한 해외 지갑으로 옮기도록 유도한 뒤 사이트를 폐쇄하고 잠적했다. 또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피해자들의 리플을 해외 거래소에서 비트코인과 테더 등으로 수차례 교환한 뒤 분산 보관했다.

지난해 10월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로부터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전국 사건을 취합해 수사에 착수했고, 첩보 입수 사흘 만에 해외 거래소에 보관돼 있던 약 173억 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긴급 동결해 피해 회복에 나섰다. 경찰이 현재까지 특정한 피해자 71명의 피해액은 123억 원이지만, 실제 일당의 지갑으로 흘러 들어간 가상자산은 약 273억 원 규모로 파악됐다. 동결 조치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약 100억 원은 이미 범죄수익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50여 차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사이트 제작 당시 대화 내용과 도메인 구매 내역, 지식재산권(IP) 등을 분석해 피의자들을 특정했다. 해외 체류 후 국내에 입국한 A씨를 먼저 검거했고, A씨 검거 사실을 알고 경기와 부산, 대구 등을 옮겨 다니며 도피하던 B씨를 추가로 붙잡았다.

경찰은 해외에 체류 중인 D씨의 신병 확보와 함께 추가 공범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동결한 가상자산의 환수와 범죄수익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절차도 진행할 방침이다.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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