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폭염 속 시각장애인들.."그늘 없는 사각지대"

◀ 앵 커 ▶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
외출을 꺼리시는 분 많으시죠.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들은 특히
폭염으로 인한 고통이 심하다고 합니다.
MBC경남 안준호 기자가
그들을 찾아가 봤습니다.
◀ 리포트 ▶
에어컨 리모컨을 누르면
들리는 건 차가운 기계음뿐.
앞이 보이지 않는 송문근 씨는
집에서도 더위를 피하지 못합니다.
희망 온도와 모드를 설정하려 해도
에어컨은 음성 안내가 없기 때문입니다.
◀ SYNC ▶ 송문근/시각장애인
"제습 기능이 있는가 없는가도 모르고 있습니다."
터치스크린형 보일러가 실수로 작동되면
집은 한여름에 불가마가 됩니다.
◀ SYNC ▶ 송문근/시각장애인
"보일러실에 가서 불이 붙었는가 안 붙었는가 (소리로) 확인을 하고 옵니다."
무인민원발급기를 찾아 나선 외출길.
익숙한 동선으로만 다녀야 하기에
그늘과 무더위 쉼터는 있어도 없는 곳입니다.
시원한 음료를 찾아 카페에 갔지만
음성 지원 없는 키오스크 주문기 앞에서
갈증은 더 심해집니다.
◀ SYNC ▶ 송문근/시각장애인
"전혀 못하겠습니다. 이게 지금 음성이 하나도.. (삑삑거리는) 소리는 나는데."
한낮 체감온도가 35도에 이르는 폭염 속,
거리엔 생각지 못한 지뢰가 또 있습니다.
철제 횡단보도 음향신호기는
뜨겁게 달궈진 프라이팬 같습니다.
◀ SYNC ▶ 송문근/시각장애인
"철로 된 거는 이 시간에 손 못 대는 것도 있습니다, 계란이 프라이 된다고 할 정도로.."
철로 만든 일부 편의 시설은 손수건으로
손을 감싸서 쥐어야 할 수준입니다.
◀ st-up ▶
장애인 경사로에 설치된 철제 난간입니다,
손을 대고 있기 힘들 정도로 뜨거운데요.
온도를 재 보니 최대 60도에 이르고 있습니다.
폭염 재난문자 알림은 매미 울음소리와
자동차 소음에 이내 묻혀버립니다.
◀ SYNC ▶ 송문근/시각장애인
"(소리를) 키워도 밖에선 잘 안 들릴 수가 있어요, 내가 지금 좀 키웠는데... 봅시다."
마침내 도착한 무인민원발급기.
고장이 났지만 이조차 알 수 없습니다.
◀ INT ▶ 송문근/시각장애인
"(고장 안내가) 뜨는가 안 뜨는가를 모르니까 음성 지원은 필히 돼야 되겠고... 정말 큰마음 먹고 왔는데 아무것도 못 하고 간다는 게 좀 너무 허탈합니다."
반투명]
행정안전부 조사에 따르면
폭염은 장애인 등 안전 취약 계층에게
실제로 피해를 입히는 자연재난이었습니다.
반투명]
재난 상황에서 스스로 대피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안전 취약 계층이
일반 국민보다 20%가량 낮았습니다.
경남에 등록된 시각장애인은 1만 6천6백여 명.
폭염 속 시각장애인들은
그늘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MBC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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