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코첼라 ‘패노메논’ 생기는데…1만8000석 한계에 갇힌 K팝 공연 인프라
세계 7위 음악 시장인데 전문 아레나는 1만석대
시상식은 국내서, 페스티벌은 해외서…“대형 인프라 시급”
정부와 대형 기획사들이 손을 잡고 미국 ‘코첼라’를 모델로 한 대형 K팝 축제 ‘패노메논’을 추진한다. 하지만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페스티벌은 정작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열린다. K팝의 글로벌 위상은 격상됐지만 이를 담아낼 국내 공연 인프라는 여전히 ‘황무지’인 현실이다.
◆ 팬덤 산업으로 접근한 ‘패노메논’…1조원 경제효과 기대

27일 대중문화교류위원회(대중위)는 미국 ‘코첼라’를 모델로 한 ‘패노메논’을 내년 12월 2~12일 서울 도봉구 서울아레나와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패노메논(FANOMENON)’은 팬(Fan)과 현상(Phenomenon)을 결합한 단어로 ‘팬들이 일으키는 현상’이라는 의미다.
대중위 공동위원장인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는 “K컬처의 힘은 아티스트와 콘텐츠를 넘어 이를 함께 키우고 확산해 온 팬덤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국력을 위해 팬덤 산업 관점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12월 열릴 패노메논은 한 해 동안 가장 큰 열정과 영향력을 보여준 팬덤에게 시상하는 시상식을 바탕으로 공연, 게임·웹툰·드라마·영화 등의 전시와 체험 행사로 채워진다. 하이브, SM, JYP, YG의 4개 기획사가 합작 법인을 설립해 연례화를 추진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총 방문객 52만명(외래 20만명)과 약 1조원의 경제효과를 전망했다. 이는 행사가 열릴 공연·전시장 전체 관객 수와 최근 열린 BTS의 국내 공연 모집 수 등을 합쳐 추산한 수치다.
◆ 페스티벌은 미국으로…국내 전문 공연 시설의 현주소
‘한국판 코첼라’를 표방했지만 정작 축제의 꽃인 페스티벌은 국내에서 볼 수 없다.
패노메논 시상식은 매년 12월 국내에서 열리고, 페스티벌은 2028년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매년 해외를 순회한다. 전 세계 핵심 도시에는 관공서와 각종 기업,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의 스토어를 함께 넣은 K컬처 센터도 지어질 계획이다.
박 위원장은 “K컬처를 외국에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에 현지 분들이 모이는 게 중요하고, 이를 위해 페스티벌은 외국에서 여는 게 맞는다”며 “관심, 파급력, 경제 효과를 고려했을 때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의 수도인 로스앤젤레스에서 첫 페스티벌을 열기로 했다”고 이유를 말했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의 ‘글로벌 뮤직 리포트 2026’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음악 시장은 미국, 일본, 영국, 중국, 독일, 프랑스에 이은 7위로 위상이 커졌다.

그러나 국내 K팝 공연은 야구장과 축구장을 빌려 쓰는 형태로 열려 왔다. 현재 콘서트 장소로 주로 쓰이는 곳은 서울올림픽주경기장(6만9950석), 서울월드컵경기장(6만6704석), 고척스카이돔(1만8076석), KSPO돔(1만4730석·구 올림픽체조경기장) 등이다.
경기장의 경우 스탠딩까지 포함하면 수용 가능한 관객수가 늘어나지만 전문 공연 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음향 측면에서 분명한 한계가 있다. 매번 무대를 설치하고 철거하는 비용도 들 뿐더러, 날씨의 영향도 받고 스포츠 시즌에는 이용할 수 없다. 또 월드컵경기장은 잔디보호를 위해 그라운드석 판매가 제외된다.
이에 따라 국내 대형 공연장 부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해외 아티스트들이 한국을 공연 일정에서 제외하는 ‘코리아패싱’까지 벌어질 정도다. 그나마 2023년 12월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국내 최초의 전문 공연장으로 개장했으나 최대 1만5000석 정도의 규모밖에 되지 않는다. 내년 상반기 개관을 앞둔 서울아레나도 1만8000석 정도다. K팝 아이돌들이 해외에서 3만에서 최대 10만 규모의 공연장을 채우는 점을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보통 음악 공연장은 홀(5000석 내외), 아레나(1만~2만석), 슈퍼아레나(3만석 이상), 돔(5만석 이상), 스타디움(7만석 이상)으로 구분된다.
◆ 돔·스타디움 갖춘 해외… “10만명 수용 공간부터 조성을”
해외 주요국과 비교하면 격차는 확연하다. 미국 ‘코첼라’는 매년 2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아오며, 라스베이거스의 초대형 돔 ‘스피어’는 지역 경제를 부흥시키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세계 음악 시장 2위인 일본은 전국에 1만석 이상 공연장이 40곳이 넘으며 3만석 이상 공연장도 5곳 있다.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3만7000석)와 요코하마 아레나(1만7000석), 피아 아레나(1만2000석), 오사카 아레나(1만5000석) 등 음악 중심 공연장만 4곳이다.
누리꾼들은 패노메논에 대한 환영과 기대감을 표하는 한편 아쉬움도 내비치고 있다. “서울아레나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K팝과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와서 공연할 수 있는 대형 아레나 설립부터 해달라”, “10만명 수용 가능한 공간이 없는 게 아쉽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허은선 인턴기자 hurrypotter@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계라는 빚, 개그우먼 이영자가 현금을 잃고 얻은 것
- 양희은의 54년, 병마와 결핍조차 그녀에게는 매일의 ‘출근’일 뿐이었다
- ‘80억원 전액 현금’ 김혜수, 한남동 고급 빌라 매입 1년 후가 증명한 것
- 19세에 월드컵 정상…빈민가 소년 야말의 '304' 기적
- “30분 운동했더니 5만원 입금?”…정부가 생활체육에 80억 쏟는 이유 [권준영의 머니볼]
- “제습 누르면 전기료 줄겠지?”…24도 아래선 냉방과 별 차이 없다
- 35년 '눈물의 여왕' 김지수가 한국 떠나 프라하서 ‘사장’ 된 사연
- “오수진”이라 불리는 미국인…LG의 29년 저주를 깨부쉈다
-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김정민·김종서·장혁이 말한 기러기 아빠의 현실
- “진짜 돈이 없다”…이혼 뒤 생계전선 뛰어든 서유정·지연수·노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