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천 호텔 화재’ 뉴스 보고… 불 나면 호흡 도와주는 ‘그립톡’ 발명

김지온(칠천초 5)양은 지난해 부천 호텔 화재로 고립된 투숙객들이 가족에게 마지막 전화를 걸었다는 뉴스를 봤다.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버틸 방법은 없었을까. 고민은 김양을 소방서로 이끌었다. 소방관은 “불이 나면 불길보다 먼저 사람을 쓰러뜨리는 것이 연기와 유독가스”라고 했다. 대피 요령에는 젖은 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으라고 돼 있었다. 하지만 잠결에 불이 나면 수건을 찾아 물에 적실 여유가 없을 것 같았다.

고민 끝에 김양이 떠올린 건 사람들이 잠잘 때도 머리맡에 두는 스마트폰. 평소에는 휴대폰을 잡기 편하게 해주는 ‘그립톡’으로 쓰다가, 불이 나면 코와 입을 가려 연기를 막아주는 호흡 보호구로 변신하는 도구를 만든다면 어떨까. 김양은 “불이 나면 가장 먼저 찾는 스마트폰에 보호구를 붙여두면 더 많은 사람이 비상시 대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이렇게 탄생한 김양의 ‘초기 화재 대피 호흡 그립톡’은 지식재산처가 주최하고 한국발명진흥회가 주관하는 제39회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지식재산처는 “화재 초기에 호흡을 보호하면서 구조 요청도 할 수 있도록 한 실용성과 창의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국무총리상은 윤재형(대전대신고 3)군과 김태인(수완초 6)군이 받았다. 윤군은 욕실이나 주방 환풍기에서 나는 ‘웅웅’거리는 저주파 소음을 줄이는 부착형 패널을 개발했다. 환풍기를 통째로 바꾸지 않고 겉에 붙이는 것만으로 소음은 줄여주고 공기는 계속 통하도록 설계했다. 어린 시절 입원 치료를 자주 받았던 김군은 수액 걸이를 끌고 다닐 때 불편을 발명으로 해결했다. 수액 거치대를 가방처럼 등에 멜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수액 줄이 걸리거나 바퀴 달린 수액 걸이에 걸려 넘어질 위험을 줄이기 위한 장치다.

올해 발명전시회에는 이 같은 아이디어 6959건이 출품돼 183건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수상작은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3일간 대구 북구 EXCO에서 열리는 ‘2026 청소년 발명 페스티벌’에서 전시된다. 전국 초·중·고교생들이 팀을 이뤄 창의력을 겨루는 ‘학생 창의력 챔피언 대회’, 유튜버 긱블의 로봇 체험, 발명 클래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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