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통령도 홍명보 공개 비판, 국가적 사건됐다” 日도 놀란 월드컵 후폭풍…“직업 잃는 게 아니라 인생 자체가 변해”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지난 29일 일본 매체 ‘스포르티바’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돌아보며 “세계 무대에서 승리하지 못한 대표 감독이 차례로 떠났다”는 제하의 기획 기사를 게재했다.
이 매체는 “(월드컵에 참가한) 48개 국가대표팀에서 18명의 감독이 대회 중 또는 직후 물러났다”며 “사임이나 경질, 계약 만료 등 사유는 모두 다르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운명은 비슷했다. 이길 수 없으면 떠나야 했고 결과와 함께 했다”면서 어느 때보다 많은 지도자가 월드컵의 찬바람을 맞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월드컵에서는 단 한 번의 패배로 감독직을 잃을 수도 있다. 때로는 단순히 직업만 잃는 게 아니라 인생 자체가 변할 수 있다”고 적으면서 월드컵 기간 한국 대표팀을 이끈 홍명보 전 감독을 거론했다.

홍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A조에서 경쟁, 체코와 1차전을 2-1로 이기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2~3차전 상대인 개최국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나란히 0-1로 져 1승2패로 조 3위에 머물렀다. 조 3위 국가 중 성적이 좋은 상위 8개국에 주어지는 32강행 와일드카드 획득에도 실패하면서 조기에 짐을 쌌다. 멕시코와 2차전까지는 경기 내용이 준수했는데 남아공과 최종전에서 믿기 어려운 졸전을 펼쳐 여러 의혹이 발생했다.

‘스포르티바’는 홍 감독이 월드컵 탈락 직후 단순히 사령탑에서 물러난 것을 넘어 인생 자체에 커다란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 매체는 “한국의 홍명보는 이 현실을 가장 잘 인식하는 인물 중 한 명일 것”이라며 “선수 시절 그는 한국 축구의 아이콘이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그는 한국이 4강에 오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국민 영웅으로 거듭났다”고 소개했다. 이어 “2026년 대회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조별리그 탈락으로 기대는 즉시 실망으로 바뀌었다. 홍 감독은 혼자 책임을 안았으며 사임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면서 “(한국의) 소셜미디어엔 ‘홍명보는 국가대표 감독으로 부적합하다’, ‘한국 축구의 수치’와 같은 댓글이 넘쳐났다. 일부는 위협적인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심지어 한국의 대통령도 공개적으로 그를 비판했다. 월드컵의 패배는 국가적 사건이 됐다”고 조명했다.

실제 이재명 대통령은 월드컵 직후 소셜미디어에 손흥민 등 참가 선수에게 격려 메시지를 남긴 것과 다르게 홍 감독에겐 ‘무능한 지휘관’이라는 표현으로 비판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중심으로 축구 개혁 정책을 펼치는 등 정부의 압박이 지속하고 있다. 30일엔 월드컵 실패로 촉발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다. 홍 감독은 청문회에 참석한다.
‘스포르티바’는 “한때 국민에게 가장 사랑받은 인물이던 홍 감독은 조국에서 사는 것조차 어렵다고 판단하고 (월드컵 직후 자택이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찾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홍 감독을 비롯해 우루과이 대표팀을 떠난 마르셀로 비엘사와 디디에 데샹(프랑스), 율리안 나겔스만(독일), 로날두 쿠만(네덜란드), 하비에르 아기레(멕시코) 등 월드컵 직후 물러난 사령탑을 언급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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